▶ 인터내셔널팀 프라이스 단장 전력 보강책 고심
▶ 초호화 라인업의 미국팀에 비해 전력에서 현격한 열세 불가피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제이슨 데이는 인터내셔널 팀의 사실상 유일한 에이스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세계 남자골프의 대륙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최강 미국팀에 맞서야 하는 인터내셔널팀 단장 닉 프라이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이 겨루는 프레지던츠컵은 10월8일부터 나흘동안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인터내셔널팀은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 각국출신 선수들로 짜여 지는데 전통의 골프 강국인 호주와 남아공화국 선수가 주력이며 골프 역사가 긴 일본과 인도에 한국, 태국 선수들이 거드는 구도다.
프라이스가 고민하는 이유는 인터내셔널팀의 전력이 미국이 비해 너무 크게 처진다는데 있다. 사실상 양팀 대표팀 윤곽이 드러난 현 시점에서 미국 대표팀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로 떠오른 세계랭킹 1위 조든 스피스를 비롯, 버바 왓슨, 지미 워커, 잭 잔슨, 짐 퓨릭, 더스틴 잔슨, 패트릭 리드, 릭키파울러, 맷 쿠차, 크리스 커크 등이 출전이 유력하고 빌 하스, J.B 홈스, 빌리 호셸, 브랜트 스네데커 등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 5명이 세계랭킹 탑10에 올라있고 탑20 이내에 든 선수만도 11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PGA투어에서 우승경력이 있고 스피스와 왓슨, 잔슨, 퓨릭은 메이저 챔피언들이다.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10명 중 올해 PGA투어 우승이 없는 선수는 세계랭킹 15위인 쿠차 한 명 뿐이다.
상대적으로 인터내셔널팀에는 세계랭킹 탑10 선수가 얼마 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선 제이슨 데이(호주) 한 명밖에 없다. 범위를 20위까지로 넓혀도 12위 애덤 스캇(호주), 13위 루이 우스터하이즌(남아공), 17위 히데키 마쓰야마(일본)이 가세하는 것이 전부고 이후 브랜던 그레이스(21위, 남아공), 마크 리시먼(31위, 호주), 찰 슈워젤(40위, 남아공)과 통차이 짜이디(41위, 태국) 등이 주력 멤버다. 이 가운데 메이저 챔피언인 데이, 스캇, 우스터하이즌, 슈워젤 등 4명으로 미국과 수적으론 같지만 데이를 제외하곤 모두 메이저대회 우승 후 성적이 내리막을 보이고 있는 ‘지는 해’들이다.
사실 프레지던츠컵은 원래부터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전력 균형이 맞지 않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1994년 첫 대회 이후 10차례 대회에서 미국이 8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세계 골프는 미국과 유럽이 양분하고 있어 유럽을 뺀 나머지 국가 출신 선수들 가운데 세계 정상급 선수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프라이스는 이런 전력 차이를 잘 알기에 경기 방식을 인터내셔널팀에 유리하게 변경해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해 최근 이를 성사시켰다. 경기수를 34경기에서 30경기로 줄이면서 주전 선수 활용도를 높이게 됐고 포볼·포섬 경기 순서를 세계연합팀 단장이 정하면서 다소의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유리한 조건에서 싸운다고 해도 선수 기량 차이는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다. 프라이스 단장이 이런 전력 차이를 조금이라도 보충하려면 단장 지명 선수 2명의 선발에서 묘수를 내야 한다.
단장 지명 선수 선발에서 가장 무난한 방법은 자동 선발 10명에 이은 차점자 2명을 뽑는 것이다. 선수층이 두터운 미국은 대개 이런 방식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든 전력 차이를 좁혀야 하는 인터내셔널팀 단장은 이런 안이한 방식을 선택하기 어렵다.
프라이스 단장은 “경험 많은 선수를 염두에 두고있다”고 몇차례 밝힌 바 있다. 프라이스 단장이 ‘경험’을 거론하는 것은 그래도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큰 승부에서 기량 차이를 벌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프라이스 단장이 가장 기대를 걸었던 선수는 어니 엘스(남아공)이다.
프레지던츠컵에만 8차례 출전해 20승18패2무승부라는 화려한 전적을 쌓은 엘스는 그러나 올해 프레지던츠컵 선발 랭킹에서 27위까지 처져 자력으로는 출전이 어렵다. 프라이스 단장은 경험 많은 엘스가 팀에 들어온다면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끌면서 ‘플러스 알파’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선발 순위 20위권 밖 선수를 ‘이름값’으로만 뽑기에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네차례 출전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세차례 출전한 제프 오길비(호주)도 프라이스 단장이 눈여겨보는 선수지만 둘 다 세계랭킹이 100위 밖에서 뒷걸음치고 있다.
프라이스 단장은 “매주 세계랭킹 변동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선수가 있으면 뽑고 싶지만 마땅한 선수가 없어 고심 중이라는 뜻이다.
한편 현재 인터내셔널팀에는 두 명의 한인선수가 출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뉴잘랜드 출신 대니 리가 프레지던츠컵 랭킹 10위에 올라 마지막 자동출전권 위치에 있으며 유럽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병훈이 11위로 그 뒤에 올라있어 한인 선수 2명이 인터내셔널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국적인 케빈 나는 이번 주 미국 프레지던츠컵 랭킹이 19위로 자동출전권에서 다소 멀리 떨어지며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을 감안한 단장의 특별 조치가 없는 한 미국 대표팀 승선은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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