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긴장사태가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이런 사태가 생길 때마다 통일에 대한 염원이 간절해진다. 한민족이라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전쟁을 통한 통일이 아니라 평화적인 통일을 바라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우리 모두의 ‘꿈(dream)’으로만 끝내지 않고 실행 가능한 ‘비전(vision)’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꿈이 자기주장이나 자기 가치에만 머물러 있다고 할 것 같으면 잘못하면 그 꿈은 환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꿈이 ‘환상’이 되지 않고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전략전술적인 대응책 마련 등의 2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를 한반도의 평화통일 비전 설정에 활용해 보기로 한다.
첫째 요건으로 북한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워싱턴 정가와 세계 북한전문가들의 관찰을 종합해 보면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북한의 현실을 분석할 수 있겠다. 군사, 정치, 경제, 인권 의 4분야이다. 북한은 우라늄 기반 핵무기제조, 탄두 소형화, 미사일개발, 사이버 능력제고 등에 전력을 쏟고 있어서 10월10일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일에 어떠한 형태로든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북한의 정치는 그 권력의 핵심이 군과 당과 김씨 일가에 있는데 김일성은 군과 당을 온전히 통치했고 김정일은 군을 통하여 권력을 장악하였지만 김정은 집권 후 90여명의 고위층인사 숙청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지도 세력 간에 갈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불안이 있다.
북한의 경제는 1990년대 중반 200만명의 아사자를 낸 고난의 행군 이후 처음으로 작년부터 플러스 경제성장을 나타내고 있고 식량도 턱거리 수준이나마 자급자족하는 경제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 말과 2000년대 초 실패한 경제개혁 이후 북한경제는 생산량의 할당 증가와 국가경영자의 권한증대, 11개 경제개발구의 개설확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난해 5월30일 경제개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인권상황은 지난해 4월 유엔조사위원회의 보고를 통해 온 세계에 발표되었고 유엔의 여러 소위원회와 안전보장이사회 그리고 제네바 위원회에도 회부된 바 있다.
핵무기 도발 위협, 정치의 불안정, 경제의 회복, 인권상황의 노출 등 북한의 현실을 앞에 두고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전략 전술적 대응책은 어떠한 것이 타당할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수동적으로 평화적 방위(Peaceful Defense)와 능동적으로 평화적 설득(Peaceful Persuation)을 병행하는 전략전술을 활용해 나아 갈 때 평화통일의 비전은 성취될 수 있을 것이다.
핵무기 도발 위협에 대하여는 사드 도입, 미국 전술핵 재반입, 원자력 잠수함 건조 등 평화적 방위를 튼튼히 하는 동시에, 1989년 핵무장 소련이 해체된 것과 같이 국력은 핵무기에 있지 않다고 하는 평화적 설득을 끈기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는 남북통일 후 남한의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통일한국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나아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굳건히 확립하는 평화적 방위를 준비하고, 2,400만 북한인민을 위하는 정치를 권유하는 평화적 설득을 계속하는 것이다.
북한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시장 확대뿐만 아니라 경제의 문을 열어 해외자본 도입과 사기업 활성화, 해외시장 개방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평화적 설득을 강조해야 하겠다.
한국에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 있음을 각종 미디어를 통하여 알리는 평화적 방위를 열심히 추진하는 동시에, 얼마의 위협을 준다고 할지라도 북한의 열약한 인권상황을 폭로하고 정치수용소의 폐지를 권장하는 평화적 설득을 여러 경로로 끊임없이 추진해야 한다.
핵무기 위협, 정치 불안정, 경제회복, 인권상황 등 북한의 현실 앞에서 각 분야의 상황에 따라 평화적인 방위와 평화적인 설득을 동시에, 끊임없이, 얼마의 시간을 두고 추진해 나아 갈 때에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비전은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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