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 비해 롱게임·쇼트게임·퍼트 모두 나빠져
▶ 시즌 최종전 윈덤챔피언십에서 ‘희망봤다’…흥행 효과도 ‘역시나’
’폐위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4-2015 시즌을 맥없이 마감했다.
한번도 출전하지 않았던 B급 대회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 또는 준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공동10위에 그쳐 ‘가을 잔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실패했다.
우즈는 두달 가까이 대회 출전을 쉬고 오는 10월15일 (이하 한국시간) 시작하는 2015-2016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에 나설 예정이다.
우즈는 "체력 훈련과 샷 연습을 충분히 해서 더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우즈의 성적은 참담하다.
비공식 대회인 히어로챔피언십을 빼고 11개 대회에 출전한 우즈는 4라운드를 완주한 대회가 6개 뿐이다.
4차례 컷오프에 기권 한번이다. 특히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 등 3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컷을 통과한 대회라고 해서 이렇다 할 성과가 있었던 건 아니다. 마스터스에서 공동17위, 그리고 웬만한 강호들이 다 빠진 윈덤챔피언십에서 공동10위에 오른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성적이다.
우즈가 이번 시즌에 벌어들인 상금은 고작 44만8천598달러(약 5억3천800만원)에 불과하다. 상금랭킹은 162위.
마스터스 공동17위 상금 15만5천달러와 윈덤챔피언십 공동10위 상금 12만9천600달러가 큰 힘이 됐다.
시즌 상금은 1천만달러 넘게 벌어들이고 중동 지역 대회에서 초청료만 300만달러 안팎을 받던 우즈로서는 초라한 수입이다.
11개 대회에서 36라운드를 치른 우즈는 60대 타수는 12번에 그쳤고 80대 타수는 세번이나 겪었다.
시즌 평균 타수는 71.94타로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이다.
우즈는 허리 수술을 받느라 7경기 출장에 그친 2013-2014시즌의 71.646타를 빼면 시즌 평균타수가 70타를 넘은 적이 없다. 심지어 2010년(70.32타)과 2011년(70.46타) 두 시즌을 빼면 시즌 평균타수가 늘 60대였다.
이런 참담한 성적은 롱게임, 쇼트게임, 그리고 퍼트가 총체적으로 부실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특히 파4홀과 파5홀에서 티샷 불안이 심했다. 이번 시즌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59.75%로 가장 최근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2013년 시즌 때 62.5%보다 한참 떨어졌다.
2013년에 우즈는 5승을 거두며 855만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우즈는 원래 파4홀, 파5홀 티샷 불안이 고질적이기 했지만 올해는 유독 심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거나 해저드에 빠지는 대형 사고가 잦았다.
윈덤챔피언십에서도 11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는 티샷 실수가 빌미가 됐다. 티샷한 볼이 깊은 러프에 빠진 탓에 5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샷은 좋지 않은 위치에 떨어졌고 거기서 칩샷 실수가 겹쳤다. 이어진 12번홀 역시 티샷이 나빠 보기가 나왔다.
아이언샷 정확도를 가늠하는 그린 적중률 역시 65.1%에 그쳐 2013년 67.59%보다 나빴다. 그러다 보니 버디 기회도 적어졌다. 올해 우즈는 라운드마다 3.81개꼴로 버디를 잡아냈다. 2013년에는 라운드마다 4.07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벙커에 빠졌을 때 파나 버디를 잡아내는 샌드세이브율은 35.42%로 2013년 60.82%보다 크게 악화됐다.
크루즈미사일처럼 홀을 찾아가던 퍼트도 올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홀당 평균 퍼트는 1.771개에 이르렀다. 2013년에는 평균 1.737개였다.
기록과 통계로 본 우즈는 보통 이하의 선수였다.
하지만 우즈는 시즌 최종전인 윈덤챔피언십을 통해 희망을 봤다.
드라이브샷 패어웨이 안착률이 62.50%까지 올랐다. 그린 적중률은 무려 77.78%로 PGA투어 평균(73.43%)보다 훨씬 높았다.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이비드 러브3세는 우즈와 대회 전에 연습 라운드 9개홀을 함께 돌았다. 러브3세는 "우즈의 스윙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의 흥행 효과 역시 여전했다.
톱랭커가 외면하는 B급 대회 윈덤챔피언십은 우즈가 출전한 덕에 톡톡히 재미를 봤다.
입장권이 작년보다 3만9천장이나 더 팔렸다. 대회 TV 시청률은 200% 상승했다.
두달 뒤 개막하는 PGA투어 2015-2016 시즌의 주제는 역시 우즈의 부활 여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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