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페라 30주년 시즌 개막작 9월12일 더블 빌 공연】
영화계와 오페라계의 두 전설이 만나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 우디 앨런이 감독하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연하는 오페라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
창립 30주년을 맞는 LA 오페라가 시즌 오프너로 오는 9월12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무대에 올리는 푸치니의 단막 희극이다. 이와 함께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Pagliacci)가 연달아 무대에 오르는 더블 빌 공연으로 LA 오페라의 2015~16시즌이 개막된다. 이 두 작품은 LA 오페라의 30년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 명 프로덕션들이다.
■ 푸치니 작 ‘잔니 스키키’
‘잔니 스키키’에서 바리톤 주역을 맡는 도밍고는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무대에서 오케스트라 피트로 내려와 ‘팔리아치’를 지휘할 예정이므로 여러모로 풍성하고 화려한 오페라 잔치가 될 전망이다.
플라시도 도밍고 LA 오페라 총감독은 “1986년 ‘오텔로’를 첫 프로덕션으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나는 LA 오페라의 시즌 오프닝 공연에서 노래하거나 지휘한 것이 19회나 된다. 이번 30주년 시즌 오프닝 나잇에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할 기회를 얻게 돼 무한히 기쁘고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LA 오페라는 도밍고가 주축이 되어 창단돼 이처럼 크게 성장했으니 그의 감회가 얼마나 특별할 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2008년에 LA 오페라의 위촉으로 ‘잔니 스키키’를 연출해 격찬을 받았다.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출한 오페라였는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모두 호평을 받고 흥행에도 성공해 이번 30주년 시즌 개막작으로 다시 초대된 것이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로 유명한 ‘잔니 스키키’는 푸치니가 작곡한 단막의 오페라 부파, 푸치니의 유일한 코미디다. 푸치니는 1918년에 뉴욕에서 3부작 오페라 ‘일 트리티코’(Il Trittico)를 발표했는데 ‘외투’(Il Tabarro) ‘수녀 안젤리카‘(Suor Angelica) ‘잔니 스키키’가 그것이다. 3부작의 공통된 주제는 죽음의 은폐이며, 푸치니는 세 작품이 함께 공연되기를 바랐으나 오늘 날에 와서는 따로 공연되곤 한다.
191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3부작 중에서 ‘잔니 스키키’는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을 바탕으로 쓰인 것으로, 날카로운 풍자와 다크 유머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그린 수작으로서 세 편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1299년 피렌체가 배경, 한 부자의 죽음과 유언장을 둘러싸고 친척들의 탐욕과 속임수, 이를 이용해 제 배를 채우는 친구, 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두 연인의 결혼 등이 호들갑스럽게 펼쳐진다.
리누치오 역에 테너 아르투로 샤콘-크루즈(Arturo Chac?n-Cruz), 라우레타 역에 소프라노 아드리아나 처크맨(Andriana Chuchman), 지타 역에 콘트랄로 메레디스 아와디(Meredith Arwady)가 출연한다. LA 오페라 영아티스트 멤버인 바리톤 윤기훈이 공증인 역을 맡는다.
지휘는 그랜트 거숀.
■ 레온카발로 ‘팔리아치’
이어 공연되는 ‘팔리아치’(Pagliacci)는 LA 오페라의 20주년 시즌 오프닝 때도 개막작으로 공연된 바 있다. 루게로 레온카발로(1858~1919)가 작곡한 2막짜리 오페라로 그의 유일하게 성공을 거둔 작품이며, 북미에서는 14번째로 많이 공연되는 인기작이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항상 더블 빌로 공연되곤 하는데, 둘 다 이탈리아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다.
‘팔리아치’는 팔리아초(광대)의 복수를 뜻하는 말로, 이 오페라는 1870년대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지방의 한 유랑극단에서 일어난 치정살인 비극을 그리고 있다. 레온카발로는 지방 판사였던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실제 사건에 기초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하며, 1892년 밀라노에서 초연돼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내용은 아내 네다가 바람을 피우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대에 올라 관중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하는 유랑극단의 단장 카니오, 그날 밤 공연에서 자신의 역할이 현실과 너무 비슷해서 고통스러워하던 중 질투심에 감정이 격해지면서 극과 현실을 착각한 카니오는 극중에서도 아내 역을 맡은 네다를 다그친다. 관객들은 연기를 실감나게 한다고 환호하지만 카니오는 칼로 네다를 찌르고 그녀를 도우러 무대로 올라온 연인 실비오마저 찔러 죽이고 만다.
망연자실한 채 그가 마지막으로 중얼거리는 대사가 그 유명한 “연극은 이제 끝났다”(La commedia e finita!). 극중 극의 구조를 사용해 굉장히 드러매틱한 스토리와 격정적인 노래가 심금을 울리는 이 오페라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연기와 노래 모두 완벽하게 열연한 1982년 영화 버전이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카니오 역을 테너 마르코 베르티(Marco Berti, 10월3일 공연에서는 Yusif Eyvazov), 네다 역은 스타 소프라노 안나 마리아 마티네즈, 실비오 역은 바리톤 리암 보너가 맡는다. 연출과 세트 디자인은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가 맡아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화려하게 창조했다.
9월12일부터 10월3일까지 총 6회 공연된다.
www.laopera.org, (213)972-8001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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