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파도처럼 펼쳐진 ‘화이트 샌드 사막’은 색다른 사막의 세계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끝도 없이 늘어진 종유석들의 아름다운 색채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칼스배드 동굴’의 내부 모습.
[칼스배드 국립공원]
‘톰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등을 펴낸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마크트웨인은 “앞으로 20년 뒤 당신은 했던 일보다 하지 않았던 일 때문에 더실망할 것이다. 그러니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세상엔 탐험하고, 꿈꾸고, 발견해야 할 곳들이 너무나 많다. 다가오는 노동절 연휴에는 많은 이들이 여행을 통해 인생의 근사한 쉼표를 찍는 동시에 대자연의 감동, 그리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탐험’ ‘모험’ 등의 단어가 잘 어울리는 특별한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번 여행의 지역은 뉴멕시코 남서쪽 황량한 사막지대다. 이곳에는 수천만년의 세월이 빚어낸 자연 조각품이 있다. 바로 ‘칼스배드 동굴’(Carlsbad Caverns)이 그 주인공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땅속으로 약 200m를 내려가면, 풋볼 경기장 6개는 너끈히 들어갈 만한 거대한 규모의 동굴과 갖은 색깔을 뽐내는 기기묘묘한 종유석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입이 쩍벌어지는 경이로운 장관은 그야말로 대자연이 만들어낸 ‘초대형 블록버스터’ 급이다.
칼스배드 동굴은 카우보이 소년 짐 화이트(James L. White)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화산이 내뿜는 연기를 보고 호기심이 생긴 소년은 동굴로 발길을 옮겼는데,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동굴에서 나오는 수천마리의 박쥐들이었다. 이후 소년은 동굴 속 지하세계를 수차례 탐험했으며, 1915년엔 사진사와 함께 동굴에 들어가서 흑백사진을 촬영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소식은 워싱턴 DC까지 이르렀고 연방 정부에서도 조사단을 파견시켰다. 1923년에 이르러 칼스배드 동굴은 내셔널 모뉴먼트(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고 7년 뒤인 1930년 의회는 모뉴먼트를 국립공원으로 승격시켰다. 1995년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를 기념해 공원의 방문객 센터 로비에는 짐 화이트를 기념하는 기념패가 걸려 있다.
#경이로운 지하세계 탐험
관람객들은 칼스배드 동굴 입구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750피트(228m) 지하에 있는 동굴로 내려간다. 서울 63빌딩 높이가 249m이므로, 거의 같은 높이를 땅속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하면 된다. 칼스배드 동굴은 본래 석회암 지대였으나, 약 400만~500만년 전 빗물과 지하수에 의해 용해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종유석 동굴이 생성됐다고 한다.
이곳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 땅 밑엔 약 10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동굴들이 모여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큰 동굴 안의 공간은 빅 룸(Big Room)인데 길이 1,200m, 폭 191m, 천장도 110m에 달한다. 길과 동굴들은 올라가고 내려가고 휘감고 꼬이면서 미로처럼 연결돼 거대하고 경이로운 지하세계를 이루고 있다.
거대한 종유석과 석순, 그리고 석회암 기둥들은 석회암 속에 포함되어 있는 철분과 기타 광물질에 의해 오묘한 색채로 물들어 있다. 자칫 음산할 수 있는 동굴 내부는 끝도 없이 늘어진 종유석들의 아름다운 색채로 인해 이루 말할 수 없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구한 세월 동안 빗물과 지하수는 자연의 섭리에 의해 종유석이 되고, 밑에 떨어져 쌓인 방울들은 석순을 이루었다. 자라나는 종유석과 석순은 맞닿아 석회암 기둥을 형성하기도 했고, 만나지 못한 종유석과 석순은 이후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라는 애절한 이름이 붙기도 했다.
또한 칼스배드 국립공원에서는 여름 일몰에 동굴 속 40만여마리 박쥐떼가 하늘을 메우며 나는 환상적인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박쥐들은 낮시간에는 주로 동굴의 천장이나 벽 등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다가 저녁마다 먹이를 위해 출현한다.
검은 날개를 펴고 눈을 번뜩이며 동굴 천장을 덮고 날갯짓하는 박쥐들의 ‘비행 쇼’(Bat Flight)는 매년 봄부터 초가을 저녁까지 땅거미가 질 무렵 칼스배드 동굴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만 제공되는 특권 중의 특권이다. 마치 동굴에서 탈출하듯 날아오르는 박쥐들의 비행은 최소 20분에서 길어질 때는 2시간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다른 볼거리도 풍성
칼스배드 동굴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미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Lincoln Forest를 통과한다.
이곳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석고사막이자, 아는 사람만 아는 보석같은 여행지인 ‘화이트 샌드 사막’(White Sands National Monument)을 통해 색다른 사막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석고의 모래는 흡사 흰 파도처럼 19만에이커 가량의 면적을 덮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석고 모래의 들판이 된다. 강한 남서풍 바람에 의해 석고 모래언덕은 계속 변화와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칼스배드 국립공원 투어는 한 마디로 별천지라 할 만하다. 순백의 모래가 넘실대는 화이트 샌드 사막부터 기이한 모양의 종유석들로 가득한 칼스배드 동굴까지, 색다른 자연 유산이 가득한 칼스배드 국립공원은 노동절 연휴에 떠나기 아주 적합한 여행지다.
흔치 않은 여행지, 그리고 흔치 않은 볼거리들은 일상 탈출과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대단히 만족스러운 여행을 선사할 것이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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