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우리 민족이 일제의 압제에서 나라를 되찾은 광복 70주년이다. 본보도 역사적인 광복 70돌을 맞아 특별 대하 기획시리즈 ‘땀과 열정의 현장: 한인 디아스포라를 찾아서’를 통해 우리 이민선조들이 북미주 전역에서 전개한 조국 광복을 위한 노력과 삶의 현장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재의 발전된 한인사회를 조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광복 70돌의 특별한 의미를 감안, 오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전 세계 한민족에게는 특별한 날이다.
올해는 또 한국과 일본이 지난 1965년 국교정상화를 이룬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일관계, 특히 아베 신조 총리가 2012년 12월 취임한 이후의 한일관계는 한국을 향한 끊임없는 도발과 무시, 역사왜곡으로 점철돼 있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위안부 강제징용을 부인하거나 심지어 일부 정치인들은 위안부를 ‘창녀’로 비하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지칭해 한국민을 격분케 했다.
이 뿐인가, 최근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의 계열사인 미쓰비시머티리얼은 2차 대전 당시 강제노역을 당한 미군포로들에게 사과하고 강제노역 중국인 3,765명에게 공식사과와 함께 각각 10만위안(약 1만6,000달러)의 보상금, 피해자 기념비 건립비용 625만위안(약 101만달러), 실종자 조사비용 1,250만 위안(약 201만달러)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한국인 강제노역자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며 사과나 보상을 거부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한국인 강제 노역은 합법적인 과정을 통한 국가총동원령에 따른 노동이었다는 일본 정부의 해괴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중국 언론은 이를 ‘도둑놈 논리’라며 비난했다.
참으로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자에는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는 가차 없이 짓밟는 일본 민족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본은 안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미국, 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는 달리 ‘만만한’ 한국에는 항상 이런 식으로 무시해 왔다.
결국 한일관계를 바로잡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본이 한국을 무시할 수 없게 경제, 정치, 군사 모든 면에서 강해지고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부국강병’의 길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경제력이다. 작게는 커뮤니티, 크게는 국가까지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목소리는 공허한 외침에 그친다는 냉엄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현재 한국에선 시민단체와 시민들을 중심으로 전범기업 미쓰비시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웠다가도 금방 식는 ‘냄비’ 국민성 의 한국인은 씩씩대며 반일 데모를 하고 나서는 아무 생각 없이 일본 제품을 애용한다.
반대로 일본 국민은 얄미울 만큼 철저한 자국 제품 애용을 통해 일본 기업, 나아가 일본 경제의 가장 든든한 원군이 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미국에 사는 2, 3, 4세 일본계 미국인들도 철저히 한국 제품을 배척하고 일본 제품만 산다는 것이다. 지난 15년간 자동차 딜러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인은 “지난 15년간 딜러들에서 한인 고객이 구입한 일본차만 1,000대는 족히 되지만 일본인이 한국차를 구입하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정말 지독하면서도 무서운 민족”이라고 말했다. 일본인 밀집지역인 사우스베이 지역에서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한인들도 “일본인은 물론 미국계 일본인까지 한국차를 타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일본 패스트 패션(SPA) 의류체인인 유니클로는 진출 11년 만에 매장 155개,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일본차와 일본 맥주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보다 많다. 반면 전 세계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와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은 일본 시장에서만 유독 철저하게 외면당하며 고전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70년 전보다 35년 전을 더 거슬러 올라가 105년 전인 1910년에 일본에 나라를 잃은 것도 우리 선조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정세에 눈과 귀를 막고 있다가 먼저 개방하고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운 일본에게 뒤진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도 지난 금융위기 때 한인업소 애용하기 운동 등으로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한인 업소들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됐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연이은 도발과 역사왜곡에 분노한다면 한국 제품을 구입하면서 소비에서부터 애국을 실천하는 것을 어떨까. 무엇을, 누구에게, 어디서 사느냐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티끌모아 태산이며 바다와 강도 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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