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5대 메이저 에이비앙 정복
▶ 여자 브리티시 오픈서 이글 포함 7타 줄여 우승
박인비가 2일 스코틀랜드 던벨리에서 열린 여자 브리티시 오픈 골프 챔피언십 마지막날 경기에서 3번홀 그린을 신중하게 읽고 있다.
‘기록제조기’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또 하나의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
박인비는 2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5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역대 7번째,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은퇴 전까지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앞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캐리 웹(40·호주)와 미키 라이트·줄리 잉스터·팻 브래들리·루이스 석스(이상 미국)·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6명 뿐이다.
한국여자골프의 ‘맏언니’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자신의 최대 목표로 삼았던 기록이지만 후배 박인비가 먼저 해냈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최연소 우승으로 장식하며 ‘기록제조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박인비는 201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US오픈, LPGA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한해 3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만의 대기록이었다.
지난 6월15일에는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단일 메이저대회 3년 연속 정상등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인비 앞에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단 2명 밖에 없었다. 패티 버그(미국)가 1937년~1939년 타이틀 홀더스 챔피언십을 통해 첫 번째 주인공이 됐고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3년~2005년 LPGA 챔피언십 우승을 경험했다. 진기록을 세워 온 박인비였지만 유독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심한 중압감으로 공동 42위, 지난해에는 4위에 그쳤다가 올해 정상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올해 최대 목표로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꼽아왔다. 작심한 그는1·2라운드 고전했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집념으로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삼수 끝에 성공한 셈이지만 박인비의 나이는 27세에 불과하다. LPGA의 전설인 소렌스탐이 2003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당시 나이는 33세였다. 큰 목표를 달성한 박인비는 또 하나의 기록 사냥에 나선다. ‘수퍼 슬램’(5개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박인비가 오는 9월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게 되면 이를 달성하게 된다.
2013년 에비앙 챔피언십이 5번째 메이저대회로 합류하면서 LPGA는 사상 최초로 5개 메이저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후 그는 "오늘은 인생 최고의 날이다. 최고의 플레이를 한 것 같다. 경기 초반 두 차례실수하기는 했지만 침착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2, 3번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쾌재를 불렀지만 4, 5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주춤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7번부터 10번 홀까지 연속으로 4타를 줄이며 선두 고진영(20·넵스)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파5 14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고진영에게 바짝 따라붙었다.
그는 고진영이 1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6번 홀에서 버디를 쳐 1타 차이로 앞섰다. 17번, 18번 홀은 파로 잘 막으며 우승컵을 들었다.
박인비는 "오늘 정말로 운이 좋았다. ‘골프의 신’이 분명히 제 옆에 있었다"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제 골프 인생의 목표였다. 그것을 27살에 이루게 됐다"며 기뻐했다.
■ 그랜드 슬램이란
스포츠에서 그랜드슬램이란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투어 형태로 운영되는 미국 남·녀프로골프(PGA·LPGA)와 남·녀프로테니스(ATP·WTA)에서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LPGA 투어 역사상 진정한 의미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없다. 투어 초창기 2~3개 뿐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있었지만 4개 대회 체제로 유지된 후부터는 없었다. 메이저 대회는 일반 투어 대회와 차원이 다른 상금과 포인트가 걸려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한 시즌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박인비에 앞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이상 미국), 캐리 웹(2001년·호주), 아니카 소렌스탐(2003년·스웨덴) 뿐이었다.
남자 프로골프 투어에서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000년 미국)를 포함해 5명밖에 없다. 잭 니콜라우스(1966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벤 호건(1953년), 진 사라센(1935년) 등이다.
박인비는 소렌스탐 이후 끊긴 명맥을 잇는 동시에 동양인 최초 기록 달성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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