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 왼손 선발투수 상대로 선발 출장해 적시타
▶ 나머지 4타석선 삼진…부진 시즌 전환점 여부 주목
21일 경기에서 9회초 3루타로 사이클히트를 완성한 뒤 다음 타자의 안타로 홈인한 추신수에게 제프 배니스터 감독(맨 왼쪽)과 동료들이 축하를 보내고 있다.
추신수가 22일 경기에서 첫 타석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출신 선수론 사상 최초로 사이클히트를 기록한 다음날 왼손투수가 상대팀 선발투수로 나섰음에도 불구,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때렸다. 하지만 다음 4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돌아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진 못했다.
22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3연전 시리즈 3차전에서 추신수는 7번타자 라이트필더로 출전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34(320타수 75안타)로 약간 내려갔고 시즌 타점은 43개가 됐다.
이날 초반부터 계속 앞서가던 레인저스는 8회말 로키스에 대거 4점을 내줘 8-8 동점을 허용했으나 9회초 공격에서 엘비스 앤드루스의 결승타로 2점을 뽑아 10-8로 승리, 시리즈를 2승1패로 따냈다.
왼손투수를 상대로 보인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후반기 시작부터 왼손투수가 나올 때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플래툰 시스템의 적용을 받던 추신수였지만 이날은 로키스가 왼손투수 호헤 델 라 로사를 선발로 냈음에도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전날 4안타 3타점 3득점의 맹위를 떨친 것은 물론 마지막 타석에서 왼손투수를 상대로 3루타를 뿜어내 사이클히트를 완성하는 ‘무력시위’를 펼친 그를 라인업에서 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추신수는 그 결정이 옳았음을 첫 타석에서 입증했다. 레인저스는 1회초 공격 시작과 함께 2연속 내야안타와 포볼로 주자 만루 찬스를 만든 뒤 미치 모얼랜드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하고 이어 앤드루스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3-0 리드를 잡았다.
계속된 투아웃 주자 2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추신수는 델 라 로사의 몸쪽 컷 패스트볼을 날카롭게 끌어당겨 빨랫줄 같은 우전안타를 때리며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로키스 내야진이 2루 쪽으로 시프트를 했으나 총알 같은 타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전날의 여세를 이어간 기분좋은 적시타였으나 그 뒤론 방망이가 침묵했다. 4회와 6회 델 라 로사에게 잇달아 루킹 삼진으로 돌아선 추신수는 8회 왼손 구원투수 크리스천 프레드리히의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또 다시 루킹 삼진을 당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향해야 했다.
그는 9회초 레인저스가 앤드루스의 2타점 적시타로 10-8 리드를 잡은 뒤 1사 1, 2루에서 로키스의 우완 클로저 잔 액스포드를 상대로 마지막 타석 기회를 얻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잡혀 결국 4연속 삼진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날 사이클히트 ‘무력시위’로 일단 플래툰 시스템을 잠시 중단시켰지만 추신수가 앞으로도 계속 왼손투수로 기용될 지는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 이날 첫 타석에서 왼손투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린 것은 좋은 조짐이지만 이어진 타석에서 4연속 삼진을 당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사이클히트가 추신수에게 시즌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시즌 전반기 극심한 부진을 보인 그에 대해 배니스터 감독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그에 대해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잠시나마 멈춰 세웠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상대선발로 오른손 투수가 나섰음에도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4경기에선 플래툰 시스템으로 ‘반쪽선수’ 위치로 떨어졌다. 본격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추신수가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하다.
사이클히트를 기록한 21일 경기는 추신수의 달라진 자세가 잘 드러난 경기였다. 직전 두 경기에서 연속으로 선발에서 제외됐고 대타로 나섰다가 수비로 나섰던 경기에서 다시 더블스위치로 교체아웃되는 수모를 맛본 추신수는 이날 첫 타석부터 눈에 불을 켜고 적극적으로 덤벼들었다.
2회 첫 타석에서 적시 2루타를 시작으로 4회 대형 솔로홈런을 때린 추신수는 이어 왼손투수를 상대로 5회 우전 적시타를 뽑아낸 데 이어 9회 또 다시 왼손투수로부터 3루타를 뽑아 사이클히트를 완성하는 맹위를 떨쳤다.
그는 또 5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를 훔쳐 시즌 2호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석은 물론 주자로서도 올 시즌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었고 배니스터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을 향한 화끈한 ‘무력시위’였다.
완전히 달라진 추신수의 자세를 감독이 놓칠 리 없었다. 경기 후 배니스터 감독은 “그에게서 단호한 각오를 봤다”면서 “그런 단호한 자세는 자신감을 가져오고 그렇게 되면 능력에 걸 맞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 달라진 추신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추신수도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는 것 같다. 휴식기간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정신적으로 필요한 휴식기간이었다”면서 “그 기간 중 비디오를 많이 봤다. 전반기보다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과연 추신수가 사이클히트를 돌파구 삼아 부진했던 시즌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추신수와 레인저스는 이번 주말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디비전 선두 LA 에인절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