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남의 집 팔리는 것 돕는 결과
▶ 젊은층 바이어 가격흥정 생략 추세
[오버 프라이스]
주택거래가 살아났다. 5월 중 기존주택거래가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 증가가 주택거래를 끌어올렸다. 매물은 부족하고 수요가 넘쳐나면서 셀러에게 유리한 상황이 지속 중이다. 집을 내놓으면 바이어를 찾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이럴 때 셀러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집을 팔고 싶어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주변 주택시세가 상당폭 올랐지만 더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고 바이어를 시험해 보려는 셀러가 많다.
주택시장 상황이 아무리 셀러에게 유리해도 ‘오버 프라이스’ 가격표가 붙은 매물은 팔기 쉽지 않다.
■ 남만 돕는 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을 수 있을 때는 주변에 경쟁매물이 없을 때다. 인근에 다른 집이 이미 나와 있는데도 높은 가격을 고집하면 바이어들은 가격이 낮게 나온 집에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결국 집은 팔지도 못하고 남의 집이 팔리는 것을 돕는 결과만 낳는다.
특히 첫 주택 입자가 많은 지역이나 주택 가격대가 낮은 지역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경쟁매물에 비해 조건이 아무리 뛰어나도 바이어들이 낮은 가격표가 붙은 매물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LA 동부 한인 및 중국인 밀집지역에서 최근 매물이 여러 채가 한꺼번에 나오는 바람에 셀러들이 속앓이중이다. 이 지역은 고급 주택지역에 학군도 우수해 대기 바이어가 있을 정도로 수요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여러명의 바이어가 붙어 구입계약이 체결되는 지역이지만 매물 5, 6채가 거의 동시에 나오면서 매매가 더뎌지고있다. 만약 1채씩 나왔더라면 오버프라이스 전략이 가능했겠지만 현재는 가격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 바이어 시세 정보력 뛰어난 시대
바이어의 눈을 속이기 힘든 시대다. 주택시세에 대한 바이어들의 정보력이 셀러보다 우수할 때가 많다.
인터넷 부동산 매물 정보업체를 통해 바이어들은 시시각각 매매정보를 검색한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으면 주택시세 정보에 정통한 바이어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
집을 내놓았는데도 보러 오는 바이어가 없다면 오버 프라이스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오버 프라이스 셀러라는 딱지가 붙어 나중에 집을 팔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을 너무 높게 정하면 지역 주택시장에서 바이어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 가격흥정 생략 추세
셀러들이 자꾸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고 싶어 하는 것은 바이어들의 가격 흥정에 대비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모든 거래와 마찬가지로 주택거래 역시 셀러와 바이어 양측의 팽팽한 가격 흥정이 벌어지지만 가격을 너무 높이 정하면 흥정조차 시작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젊은층 바이어가 급증 추세인 최근 가격 흥정 절차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바이어가 늘고 있다. 시세에 맞게 나온 주택이라고 판단되면 가격 흥정 대신 ‘풀 프라이스’ (fullprice) 오퍼를 통해 바로 주택구입 체결에 나서려는 바이어가 많다. 섣불리 오버 프라이스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이런 추세와 동떨어진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높은 가격 제시하는 에이전트 주의
오버 프라이스의 원인이 리스팅 에이전트인 경우도 있다. 현실적인 가격을 통해 주택매매 기간을 단축시키는 대신 일단 리스팅 확보를 위해 셀러 측에 높은 가격을제시하는 에이전트를 주의해야 한다.
일부 에이전트는 고급 주택가 지역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리스팅 가격을제시해 리스팅을 확보한 뒤 자신의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마치 고급 주택 전문 에이전트인 것처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높은 리스팅 가격을제시하는데 이런 에이전트를 주의해야 주택판매에 성공할 수 있다.
■ ‘골든타임’ 놓치기 쉬워
집을 팔 때 골든타임은 집을 내놓은 뒤로부터 약 2~4주간이다. 이 기간 내에 오퍼를 받지 못하면 셀러 측은 점점 협상력을 잃게 된다. 골든타임 동안 가능한 많은 바이어에게 집을 보여주고 여러 명의 바이어로부터 오퍼를 받을 수 있는 전략을 짜야 높은 가격에 집을 팔 확률도 높아진다.
그런데 너무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으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뿐만 아니라 주택판매 자체가 힘들어진다. 골든타임동안 오퍼가 없어 이후 가격을 내리게 되면 결국 기대했던 높은 가격에 집을 팔지도 못하는 결과다.
■ 결국 가격 인하
30일 기간 내에 집이 팔리지 않으면 결국 낮은 가격에 팔리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매물 조건이 아무리 우수해도 오버 프라이스 가격표가 붙은 매물에는 바이어들이 당장 달려들지 않는다. 한 에이전트는 상어가 득실한 바다에 피만 뿌리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비유했다.
피를 보고 달려든 상어들이 먹잇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바이어들은 오버 프라이스 매물의 가격이낮춰 지기만 기다린다는 것이다. 30일 기간이 지나면 결국 매물은 상품성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처음부터 현실적인 가격에 나온 매물보다 오히려 낮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받는 경우가 많다.
■ 감정가 낮으면 모두 물거품
집을 높은 가격에 내놓고 구입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감정가가 적절히 나오지 않으면 결국 가격을 내려야 한다. 감정가는 대부분 최근에 주변에서 매매된 주택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데 만약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으면 감정가가 거래가격보다 낮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정가가 거래가 보다 낮으면 바이어 측은 주택 구입에 필요한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다. 결국 셀러 측과 합의해 거래가격을 낮추거나 거래를 아예 취소하는 수밖에 없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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