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 서곡 ‘에그몬트’ 시작 유일한 바이얼린 콘첼토
▶ 낭만 교향곡 6번 ‘전원’ 지난해 이어 감동 예고
【본보 특별후원 - LA필 18일 ‘올 베토벤’ 나잇 콘서트】
올 여름도 베토벤과 함께 하는 할리웃보울 클래식 음악회가 7월16일 오후 8시 본보 특별후원으로 열린다. 지난해 이맘 때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LA 필하모닉과 프랑스 연주자 3인방이 베토벤의 ‘트리플 콘첼토’와 5번 심포니로 우리들을 열광시켰던데 이어 올해는 또 다른 흥분된 프로그램으로 ‘올 베토벤’(All-Beethoven) 나잇 콘서트를 선사한다.
이번 연주회의 프로그램은 영웅적인 ‘에그몬트 서곡’(Egmont Overture)으로 시작돼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바이얼린 콘첼토 D장조의 매혹적인 바이얼린 연주가 밤하늘을 수놓고, 인터미션 후에는 베토벤이 가장 평화로운 상태에서 남긴 교향곡 6번 ‘전원’(Pastoral)이 별빛 아래 숲속의 청중들을 찾아간다. 지휘는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며 할리웃보울 객원지휘자로 가장 자주 초대되는 브람웰 토비, 바이얼린 협연자는 LA 필하모닉의 악장인 마틴 샬리퍼가 솔로이스트로 나선다. 프로그램과 연주자에 대해 소개한다.
◆ 에그몬트 서곡
베토벤은 모두 11곡의 서곡을 작곡했는데 그 중에서도 ‘에그몬트’ ‘코리올란’ ‘레오노레 3번’ ‘피델리오’의 4곡이 명 서곡으로 꼽힌다.
‘에그몬트 서곡’은 괴테가 쓴 비극을 주제로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1809년에 작곡한 작품. 청력상실로 세상과 격리되어 지내던 베토벤은 음악 외에 호머, 괴테, 쉴러, 셰익스피어 등 대문호의 작품들을 많이 읽었으며, 거기서 받은 심오한 철학적 사상과 영향이 그의 음악 곳곳에 남아 있는데 ‘에그몬트 서곡’도 그 중 하나다.
괴테가 쓴 5막의 비극 ‘에그몬트’의 내용은 16세기 에스파냐 폭군의 압제 하에 있는 네덜란드를 구하려는 에그몬트 백작이 결국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고, 그의 애인 클레르헨은 그를 구하려다 실패하여 자살한다. 그러나 사형 전날 밤 그녀의 환영은 자유의 여신이 되어 옥중의 에그몬트를 찾아오고, 둘은 환상 속에 자유를 쟁취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베토벤은 빈 궁정극장 지배인의 청탁으로 ‘에그몬트’ 작곡했다. 원래는 서곡을 포함해 전 10곡의 작품이지만 서곡이 뛰어나 단독으로 연주되곤 한다. 8분 길이의 짧은 곡이지만 에그몬트 백작의 기백을 상징하듯 장대하고 영웅적이며 애국적 열정으로 불타는 음악이다.
◆ 바이얼린 협주곡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은 다섯 곡을 썼지만, 바이얼린 협주곡은 D장조 협주곡이 유일하다. 당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으며 바이얼린도 능숙하게 다뤘던 베토벤은 이 협주곡을 통해 바이얼린이라는 악기가 내는 소리와 표현력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저 예쁜 소리를 내는 악기라는 관념을 뒤집고 매우 격렬하며 드러매틱하고 지성적인 느낌이 충만한 악기로 변신시켰다는 것이다.
베토벤이 36세 때 작곡한 바이얼린 콘첼토는 풍부하고 격조 있는 서정미와 우아한 품격을 두루 갖춘 연주시간 45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독주 바이얼린과 오케스트라의 주고받음이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유례없이 긴 1악장(약 24분)이 특징이고, 3악장의 카덴자는 기교의 화려함과 내적 기품을 함께 느끼게 하는 바이얼린 콘첼토의 백미라 하겠다.
할리웃보울 웹사이트(hollywoodbowl.com)의 캘린더에서 7월16일 프로그램을 클릭하면 세이지 오자와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안네 소피 무터가 협연하는 이 곡의 동영상 전 3악장이 올라 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꼭 한 번 들어볼 것을 권한다.
◆ 교향곡 6번 ‘전원’
베토벤 중기 교향곡의 걸작으로, 자연에서 받은 감동과 정서, 자연에 대한 사랑과 관조를 표현한 아름답고 낭만적인 교향곡이다. 베토벤은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 교향곡은 회화적인 묘사가 아니다. 전원에서의 즐거움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의 감정표현이며 그에 곁들여서 몇 가지의 기분을 그린 것이다”이 곡이 완성된 1808년 베토벤은 귓병이 악화돼 도시를 떠나 비엔나 외곽의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자연을 벗하며 꽃과 나무,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하는 일이 많았다. 항상 내면의 고뇌와 격한 감정, 작곡가로서 치명적인 병을 가진 그로서는 사람과 대화하기보다 자연이 훨씬 평화로운 친구요 안식처였을 것이다. 더구나 과거 삶의 희망을 잃고 유서를 쓰기까지 했던 하일리겐슈타트에 다시 돌아온 베토벤은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욕구를 찾아준 자연에 대한 사랑의 고백을 이 교향곡에 담았다.
‘전원’이란 제목은 나중에 붙여진 것이며, 베토벤 자신은 이 곡을 ‘전원생활의 회상’이라고만 했고 듣는 사람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교향곡의 5개 악장에 모두 표제를 붙였는데 1악장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 2악장 ‘시냇가의 정경’, 3악장 ‘시골사람들의 단란함’, 4악장 ‘천둥·폭풍우’, 5악장 ‘목장 사람들의 노래-폭풍 뒤의 기쁘고 감사에 가득 찬 감정’이 그것이다.
1악장에서는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을, 2악장에서는 시냇물 소리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3, 4, 5악장은 쉼 없이 죽 이어지면서 전원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3악장은 즐겁게 먹고 마시고 춤추는 농부들의 소박한 춤곡이, 4악장에서는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폭풍의 격렬함이 짧지만 강렬하게 묘사된다. 이어 5악장에서는 폭풍 후 다시 평화가 찾아온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노래가 여러 변주로 표현된다.
한편 6번 교향곡은 제5번 교향곡과 같은 해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두 곡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서 5번이 인간의 전투와 승리를 표현한 남성적인 곡임에 비해 6번은 자연의 평화를 표현한 여성적인 곡이라는 점에서 상반된 이란성 쌍둥이라고 보는 평론가도 있다.
♬ 브람웰 토비 (Bramwell Tovey)
VSO 음악감독·작곡가
할리웃보울 객원지휘자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VSO)의 음악감독이며 작곡가인 그는 베토벤과 말러,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 사이클을 완주한 마에스트로의 한 사람이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음악 리더로서 크게 존경받는 VSO의 100주년이 되는 2018년 은퇴와 함께 명예 음악감독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매년 할리웃보울 무대의 단골 객원지휘자로 초대되는 그는 BBC와 로열 필하모닉, 뉴욕 필, 보스턴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교향악단을 객원지휘하고 있으며 자신이 작곡한 작품들로 그래미상과 주노상을 수상한 바 있다.
LA 필과 뉴욕 필 등의 공동 위촉으로 작곡한 레퀴엠, 오페라, 트럼핏 콘첼토 등이 호평 속에 연주되고 있으며, 그 자신이 탁월한 피아니스트로서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계속하고 있다. 바로 지난해에도 할리웃보울에서 LA 필과 함께, 또 사라토가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를 연주하며 지휘한 바 있다.
♬ 마틴 샬리퍼 (Martin Chalifour)
독주 실력 뛰어난 LA 필하모닉 악장
LA 필하모닉의 퍼스트 바이얼린 수석이며 악장(Principal Concertmaster)인 마틴 샬리퍼는 LA 필 연주회에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오케스트라 맨 앞줄에서 늘 보게 되는 연주자다. 지휘자가 나오기 바로 전에 등장해 단원들을 집중시키고 튜닝(음 조율)을 시키는 악장이면서 독주실력도 뛰어나 매년 할리웃보울과 디즈니홀에서 LA 필과 협연 스테이지도 한두 차례씩 갖고 있다.
피에르 불레즈, 샤를 뒤투아, 에사 페카 살로넨을 비롯한 명 지휘자들과 협연한 그의 바이얼린 콘첼토 레퍼터리는 60여개를 헤아린다.
캐나다 출신으로 1995년 LA 필의 종신단원이 된 그는 커티스 음악학교를 나와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애틀랜타 심포니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서도 악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 티켓 8~65달러. (323)850-2000, www.hollywoodbowl.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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