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메이저 대회서 2타수 2안타 친 스피스
▶ 브리티시오픈부터 역사적 위업‘본격’도전
올해 매스터스와 US오픈을 휩쓴 조든 스피스는 만 21세의 나이로 역사적인 골프 그랜드슬램 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목표는 4타수 4안타, 만루홈런(그랜드슬램)이다.”만 21세의 떠오르는 수퍼스타 조든 스피스의 올해 목표가 정해졌다.
바로 역사상 최초의 프로골프 그랜드슬램이다. 올해 첫 두 메이저대회인 매스터스와 US오픈을 휩쓸며 메이저대회서 2타수 2안타를 기록한 스피스의 이제 다음 목표는 다음달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개최되는 브리티시오픈에 맞춰지게 됐다.
스피스는 21일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 골프클럽(파70)에서 막을 내린 제115회 US오픈에서 나흘 합계 5언더파 275타로 더스틴 잔슨과 루이 우스트하이즌(남아공, 이상 4언더파 276타)을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등극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마지막 그룹으로 플레이한 잔슨이 12언더파 이글퍼트로 우승찬스를 잡았으나 이글퍼트는 물론 플레이오프로 갈 수 있었던 3피트짜리 컴백 버디펏마저 놓쳐 스리펏 파에 그치면서 우승컵은 스피스의 품으로 안겼다.
비록 경쟁자가 12피트 거리에서 스리퍼트로 무너진 덕에 우승을 차지했으나 스피스의 우승을 행운 때문이라고 규정할 순 없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4라운드 가운데 3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단 2명 중 한 명이었을 만큼 가장 꾸준한 플레이를 했다. 3라운드에서만 71타로 오버파를 적어냈을 뿐 나머지 3라운드에선 모두 언더파를 쳤다.
반면 잔슨은 첫날 65타를 치며 공동선두로 출발한 뒤 다음 사흘간은 한 번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했고 마지막 홀에선 12피트 거리에서 충격적인 스리퍼트를 범해 우승트로피를 스피스에 헌납했다. 남들이 다 무너질 때 홀로 버틴 저력이 스피스의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가 아직 만 21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에서 사흘간 언더파를 적어낸 또 다른 한 명은 공동 2위를 차지한 우스트하이즌이었다. 사실 스피스가 아니었다면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스토리는 우스트하이즌이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우스트하이즌은 첫날 7오버파 77타의 부진을 보여 모두의 관심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다음 3일간 66-66-67타를 치며 스피스에 1타차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도 초반 2, 3, 4번홀 연속 보기로 인해 TV 화면에서도 사라졌으나 후반들어 12번부터 16번까지 5연속홀 줄버디를 터뜨리더니 18번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는 무시무시한 스퍼트를 앞세워 막판에 1타차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였다.
마지막 날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맥킬로이의 눈부신 추격전도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선두에 8타차로 뒤진 채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맥킬로이는 13번홀까지 버디만 6개를 쓸어담으며 선두에 2타차로 육박, US오픈 역사상 최고 역전드라마를 쓰는 듯 했으나 14번홀에서 4피트짜리 숏 버디펏을 놓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고 결국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이제 1위 맥킬로이와 2위 스피스는 과거 잭 니클러스-아놀드 파머와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동안 팬들을 즐겁게 할 최대 라이벌 관계로 떠오르게 됐다. 하지만 최소한 당분간 세계 골프의 모든 포커스는 스피스 한 명에 맞춰지게 됐다. 지난 2002년 타이거 우즈 이후 13년만에 처음이자 통산 6번째로 한 해에 매스터스와 US오픈을 잇달아 스피스의 역사적인 도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1941년 크렉 우드부터 시작, 벤 호건(1951, 1953), 아놀드 파머(1960), 잭 니클러스(1972), 타이거 우즈(2002)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선수들이 매스터스와 US오픈을 휩쓸고 그랜드슬램 역사에 도전했으나 이 가운데 3번째 메이저인 브리티시오픈 우승에 성공한 선수는 1953년 호건뿐이다. 하지만 그해 PGA 챔피언십은 브리티시오픈과 거의 동시에 펼쳐졌기에 호건은 그랜드슬램에 도전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
과연 스피스는 역사적인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가.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시절 우즈와 니클러스, 파머도 모두 실패한 도전이기에 아무리 스피스라고 해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새로운 골프황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스피스의 멘탈 파워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올 여름 세계 골프팬들에겐 이제 큰 기대가 생긴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브리티시오픈은 다음달 16~19일 골프의 발상자인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펼쳐진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