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미국의 3대 인기 프로스포츠 중 하나지만 나는 그다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투수 한 사람의 능력이 승패에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단체경기라 하기에 무안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 시리즈 만큼은 빼놓지 않고 보는데 단기전의 특성상 팀의 전력보다 감독의 작전에 따라 승패가 결정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히 게임을 보는 것보다 스스로 특정 팀 감독이 돼 경기를 운영하는 스릴을 즐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전문가들의 판단도 적잖은 오류가 있음도 알게 됐다.
그 중 홈팀의 에이스에 맞서 제 1선발로 맞불을 놓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전 중 하나다. 내가 원정팀 감독이라면 5선발로 첫 게임을 치르고 다음날 에이스를 투입해 확실한 승리를 거두는 1승1패 전략을 쓰겠다. 물론 비전문가로서 터무니없는 주장일 수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실패하면 안 된다는 경영자의 절박감에서 오는 습관의 발로다. 게임은 오늘 패해도 다음 기회가 있지만 사업은 한 번 실패하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 간 교역에서 자국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수출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물품을 수입하면 상호간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 이는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가 주장하는 절대 우위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당사국 간 수출입 상품의 부가가치와 양에서 균형이 맞지 않으면 어느 한쪽은 반드시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이 현실적 문제다.
상호간 유익함을 전제한 국가 간 무역도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상품이 많은 나라가 결과적 이득을 취하는 현실에서 적대적 경쟁을 펼치는 기업의 절대 우위는 생존과 번영의 필수라 할 수 있다. 다소의 손해가 발생해도 무역이라는 수단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적 경제논리가 기업 간 경쟁에선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80년대 들어 빠르게 진행되던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근래 극심한 장기불황을 거치며 절대 우위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스웨덴의 사브는 아예 자동차 사업을 접었고 볼보는 덩치가 큰 승용차 부분을 매각하고 경쟁력 있는 트럭 부분만 남겼다. 미국의 대표적 제조업체인 GE도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주변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했으며 한국의 삼성과 포스코도 그동안 추구했던 다각화에서 절대 우위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사업 다각화가 멀티풀 증가 효과를 가져 오지만 지금 같은 저성장기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선 경쟁력이 떨어진 아이템이나 사업은 주력 업종까지 망치는 썩은 사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승승장구하던 웅진그룹과 STX도 지나친 다각화와 아이템 세분화로 실패의 쓴 맛을 경험한 사례다. 매출 성장이 정체되면 대부분 경영자는 손쉬운 방법인 주변 영역으로 진출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이를 통한 핵심사업 강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자원 분산과 비용 증가로 본업의 경쟁력이 타격받는 역풍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다른 경쟁자가 취급하지 않는 공구부터 자동차수리와 보험판매까지 시도하다 초라한 신세로 전락한 시어스 백화점의 실패는 경영자들에게 주변 영역 확장의 정의가 무엇인지 어려운 과 제를 던져준 케이스다. 반면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이나 아이템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절대 우위 사업으로 재편한 일본 전자기업들의 최근 실적 향상은 향후 기업들의 전략 수립에 중요한 요소로 삼기에 충분하다 믿는다.
히타치는 삼성과 경쟁에서 밀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사업들을 미련 없이 정리하고 IT 시스템과 전력 등 사회 인프라 구축 전문으로 변신한 후 올해 6,500억엔의 큰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경쟁력 약화로 흔들리던 소니와 미스비시, 파나소닉 역시 같은 전략으로 빠르게 회생하고 있음은 절대 우위의 중요성을 실증해 보이는 사례들로 손색이 없다. 이는 기존의 사업방식을 고집해 온 샤프가 지난 4년간 무려 1조1,000억 엔의 천문학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직원의 10%를 감원한다는 발표와 큰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절대 우위 추구는 결코 큰 기업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라 적은 기업일수록 생존과 성장의 필 수 전략임을 잊어선 안 된다. 거대기업 맥도널드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환경에서 소수 아이템만 집중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인엔아웃 버거의 절대 우위 전략은 이를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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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김 / 터보에어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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