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Bless America!’- 호주의 축구전문가가 내놓은 논평의 제목이라고 한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전 세계 기독교 인구를 훨씬 웃돈다. 회교 인구는 말할 것도 없다. 월드컵만 열렸다 하면 전 세계인이 열광한다. 그래서인지 20세기, 아니 21세기의 최대 종교는 다름 아닌 축구라는 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그 축구에 그런데 별 관심이 없다. 냉담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미국이다. 그 미국이 칼을 빼들었다.
축구 예찬론자들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는 축구다. 그 축구가 그런데 가장 추악한 스포츠가 되어 가고 있다.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그 오만함, 그리고 부패 때문이다. 그 부패척결에 미국이 앞장을 선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미국의 위신이 말이 아니다. 세계 유일의 수퍼 파워, 그 위용은 간 곳없다.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가 완력을 휘두른다. 중동국가들은 미국에 대해 노골적인 경멸을 서슴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정도다.
그 미국이 해외에서 공권력을 휘두른다. 그러면 바로 따르는 것은 비난이다. 그런데 어느 날 상황은 일변했다.
미 법무부 요청에 따라 스위스당국은 일단의 FIFA 고위간부들을 전격 체포했다. 바로 뒤이어 미 연방검찰은 14명의 FIFA 고위간부를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불법자금 취득,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거대한 공룡 같다고 할까. 그것이 유엔보다도 더 많은 회원국을 거느린 FIFA다. 그 FIFA가 황포와 전횡을 일삼는다. 권위주의 형 체제, 아니 그보다도 파시즘 국가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그런 독재체제와 야합을 한다. 수십억 달러가 걸린 월드컵 개최권을 둘러싸고.
제프 블래터가 1988년 FIFA회장에 선출된 이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무소불위의 파워를 앞세운 그 제멋대로의 행보에 국제사회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나섰다. 법치(法治)라는 칼을 들이댄 것. 그러자 ‘과연 수퍼 파워 미국’이란 찬사가 새삼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FIFA,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블래터 회장과 그 추종세력’의 부패가 절정에 이른 건 2010년께다. 그 해 12월2일 FIFA 집행위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러시아와 카타르를 각각 선정했다.
투표 전 분위기는 2018년 개최지는 영국이 된다는 거였다. 월드컵 개최지로서 FIFA가 제시한 사항을 영국은 모두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채택됐다.
월드컵개최지로서 카타르는 그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나라다. 제대로 된 시설이 하나도 없다. 인권부재지역이다. 그리고 카타르의 여름 날씨는 살인적이다. 투표결과 그러나 카타르는 미국을 제치고 2022년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그 결정에 영국의 조야는 벌컥 뒤집어졌다. 그러면서 나온 게 푸틴의 뇌물 공여설이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앞장서서 푸틴의 로비사실을 폭로하면서 개최지 재표결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잘못된 결정이다.” 2022년 개최지 선정투표결과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논평이다. 그리고 미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축구에 무관심한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니 미국다운 반응으로 치부됐던 것.
그러나 그때부터 미국은 수사에 들어갔다. FIFA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그리고 4년 후 14명의 FIFA 고위층을 전격 기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래터는 FIFA 총회의 회장 선거에서 승리, 5기 연임에 성공했다. 아프리카 등지의 빈곤한 회원국 대표들을 상대로 한 돈 로비가 먹힌 탓이다. 이는 그러면 블래터 체제의 FIFA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까.
당분간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법이 개입한 이상 블래터 시대는 끝났다는 게 AFP통신의 진단이다. 블래터의 몰락은 시간문제라는 이야기다.
동시에 나오는 또 다른 예측은 유럽축구연맹(UEFA)의 FIFA탈퇴와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사태다. 그러니까 FIFA가 쪼개지면서 더 이상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동시에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는 것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축구연맹이 태동될 가능성이다.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 유럽국은 OECD회원국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 호주가 그 멤버이고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도 그 회원국이다. 여기에 브라질, 중국 등을 가세시킬 때 이 블록은 세계 축구시장의 70%이상을 차지, FIFA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 그런 상황이 올까. 아직은 두고 볼일 같다. 분명한 것은 FIFA의 전성시대는 이제 끝이라는 것, 그리고 미국은 역시 미국이라는 사실이다. God Bless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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