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유소연에 2타차 우승, 앨리슨 리 3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민지.
만 19세 생일을 9일 남기고 LPGA투어 첫 승을 따낸 호주 한인 이민지는 LPGA투어 사상 만 19세 전에 우승한 7번째 선수가 됐다.
호주 한인으로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인 루키 이민지(호주)가 마침내 LPGA 챔피언 반열에 올라섰다.
이민지는 18일 버지니아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1·6,379야드)에서 마무리된 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4라운드 전여경기에서 이날 첫 홀인 16번홀에서 약 15피트 거리에서 스리펏 보기를 범해 잠시 긴장했지만 나머지 두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아 4라운드를 6언더파 65타로 마쳤다.
이로써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이민지는 막판 3연속홀 버디로 맹추격한 유소연(13언더파 271타)을 2타차로 제치고 생애 첫 LPGA투어 우승을 따냈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 김세영과 김효주에 이어 올 시즌 3번째 루키 챔피언이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에서 이민지와 공동 메달리스트를 차지했던 남가주 출신 루키 앨리슨 리는 12언더파 272타를 기록, 이민지, 유소연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호주에서 ‘다음 카리 웹’(Next Karrie Webb)으로 불리며 큰 기대와 주목을 받아온 이민지는 오는 27일 만 19세 생일을 맞는데 생일을 19세 생일을 9일 남겨놓고 우승트로피를 치켜들면서 만 19세가 되기 전에 L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7번째 선수가 되는 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LPGA투어 사상 만 19세 전에 우승한 선수는 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비롯, 렉시 탐슨, 말린 헤이그,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스, 제시카 코다가 있었다.
특히 뉴질랜드 출신 리디아 고와는 각각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아마추어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기에 이번 이민지의 우승으로 앞으로 ‘다운언더’에서 온 이들간의 라이벌 대결도 한층 흥미로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시 만 18세인 리디아 고는 이미 LPGA투어에서 7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이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59위에서 19위로 올라갔다. LPGA투어에서 통산 41승을 올린 전설 카리 웹의 후계자로 호주 골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가다 전날 4라운드 중반 7번부터 15번홀까지 9개홀에서 7타를 줄이는 맹렬한 스퍼트로 사실상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7, 9, 11, 12,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15번홀 이글로 줄곧 선두경쟁을 벌여온 앨리슨 리와의 격차를 순식간에 4타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전날 16번 그린에 볼을 마크한 채 하루 밤을 보낸 이민지는 생애 첫 승이 눈앞에 다가온 것에 대한 긴장 때문인지 18일 아침 잔여경기를 시작하자마자 15피트 거리에서 스리펏으로 보기를 범해 잠깐 흔들리는 듯 했으나 곧 안정을 되찾고 우승을 지켜냈다.
경기 후 이민지는 “정말 기쁘다. 올해는 우승하기 힘들 줄 알았는데 정말 힘이 난다”면서 “루키시즌에 우승을 한 것만으로도 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호주에서 웹의 후계자로 불리는 것에 대한 중압감에 대한 질문에 “내 자신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기에 주변의 기대로 인해 고민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우승이 앞으로 커리어에서 큰 자신감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이번에 이겼다고 앞으로가 쉬어지진 않겠지만 좀 더 여유를 갖고 내 자연스런 게임으로 잘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와 라이벌 관계에 대해선 “그녀(리디아)가 그렇게 어린 나이에 다수의 우승을 하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것은 정말 꿈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
우리 모두는 그것을 원하고 나도 물론이다”면서 “리디아와 라이벌 관계가 된다면 좋겠지만 난 아직 갈 길이 멀다. 꾸준하게 투어에서 우승하는 단계부터 가야 한다”고 다음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호주 골프의 전설인 웹은 “민지가 우승한 것에 놀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좋은 코스에서 거둔 좋은 승리다. 루키 시즌 출발이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은 또 “그녀가 아직 18세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정말 밝고 긴 장래가 기다리고 있다. 계속 그녀를 지켜볼 것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이민지는 올해 US여자오픈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그녀는 원래 이날 아침에 US오픈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악천후로 4라운드가 18일로 넘어오면서 예선 티타임을 놓치게 됐으나 대신 우승하면서 본선티켓을 따내 예선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반면 끝까지 우승을 다툰 앨리슨 리는 우승을 놓친 것은 물론 대회가 월요일로 이어지면서 이날 인근 리치몬드에서 열린 US오픈 예선에도 못 나갔지만 USGA(미 골프협회)의 배려로 대신 19일 캘리포니아 미라로마의 구스크릭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섹셔널 퀄리파잉에 나서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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