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라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The Histories>는 그리스와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서술한 것이다. 책은 후세 학자들에 의해서 9권으로 나뉘는데 1권에서 5권까지는 전쟁의 배경과 전쟁까지 가는 과정, 6권부터 9권까지가 실제 전쟁 상황이다.
<역사>의 저자 헤로도토스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 전쟁을 두개의 서로 다른 세계의 충돌로 보았다. 오직 한 사람만이 나라 주인인 오리엔트식의 전제군주(專制君主) 정치, 다른 하나는 모든 시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정치가 그것이다. <역사>의 1권에서 오리엔트의 전제군주인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과 아테네의 현인 솔론이 “과연 무엇을 행복이라고 하는가?”하는 것을 주제로 대화하는데, 이것은 전혀 다른 문화의 전혀 상반된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제군주인 크로이소스 왕은 눈에 보이는 재산과 권력, 그리고 이를 통해서 지금 자기가 누리는 쾌락을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솔론은 “개인의 행복은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고 공동체를 통해서 실현되는데, 그 첫째로 들 수 있는 것이 국가로 “정의롭고 건강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이고, 두번째가 가정인데 “훌륭한 자식을 두었다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아름답고 명예롭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솔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아테네의 평범한 한 시민이었던 텔로스라는 사람을 꼽은 것이다.
“왕이시여, 인생 70을 날수로 따지면 대략 26,250일이 됩니다. 그 많은 날을 사는 동안 우리는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왕께서는 지금 만백성의 어버이시고, 또한 세계에서 제일 부자이십니다. 그러나 끝까지 권세와 부를 누리실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신의 은총으로 복된 삶은 누리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버림을 받고 파멸 당한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사람은 잘 살아야 하는 것처럼 잘 죽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재산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단지 그것으로 나라를 정의롭고 번영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또한 그것으로 가족의 운명과 성품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단순히 돈과 권력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도 없거니와 내일 일을 모르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 솔론의 논점이었다. 사실 크로이소스 왕 자신은 어린 시절부터 계모의 견제와 이복 형제간과 갈등 속에서 여러번 살해될 위험을 겪었고, 천신만고 끝에 왕위에 올랐어도 인집 강국인 페르샤의 침입 가능성 때문에 재위기간 내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가정도 행복하지 않아서 큰 아들은 벙어리였고, 똑똑했던 둘째는 사냥중에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쥔것처럼 보이는 크로이소스 왕도 알고 보면 참으로 불안과 초조속에 살던 한 인간에 불과했다. 그저 돈과 권력 으로 얻는 쾌락이 바로 행복인 줄 착각하고 만 산 것이다.
헤로도토스가 그의 저서 <역사>에서 시종일관 말하고 싶었던 주제는 “왜, 페르시아가 그리스 침략 전쟁을 일으켰는가?”하는 것이 첫째이고, “국력(國力)이나 병력 면에서 압도적으로 강했던 페르시아가 왜 군소(群小)그리스 도시국가들에게 졌는가?” 하는 것이 두번째이다. 전쟁은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를 누렸으면서도 더 큰 영토, 더 많은 백성, 더 진기한 보물을 갖고 싶어했던 동방의 군주들의 탐욕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여기에 맞서서 그리스 도시국가 시민들은 자랑스러운 조국과 각자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죽기까지 피흘려 싸워서 이긴 것이다.
요즘의 나는 책 속에서 이 세상 권력을 한 손에 움켜 잡고 온갖 부를 다 누렸던 사람들을 만난다. 온갖 학식에 재능을 다 가졌던 사람들도 만난다. 그러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은 ‘권력이라는 것은 본래 허망한 것이고 돈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스트레스 덩어리’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학식과 재능이라는 것도 그 사람의 행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평생을 두고 추구하면 살았던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를 요즘 많이 생각하며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는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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