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와 은퇴자 절반가량 “필요액 계산해 본 적 없어”
▶ “저축할 형편 안돼”는 핑계... 소액이라도 저축 시작해야
미국인 근로자의 절반만이 은퇴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모아두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확신 정도 조사했더니…]
많은 미국인들은 은퇴계획을 세우면서도 막연히 잘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계획은 차이가 난다. 낙관적인 생각도 좋지만 은퇴계획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은퇴 후 지출이 얼마인지 또 수입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종합 검토해야 편안한 은퇴생활을 보낼 수 있다. ‘종업원혜택연구소’(EBRC)가 2015년 ‘은퇴 확신 정도’를 조사해 미국인들의 은퇴에 대한 생각을 보고서로 작성했다.
미국 근로자들의 58%는 은퇴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종업원혜택연구소’(EBRC)의 2015년 ‘은퇴 확신 정도’ 설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근로자들의 은퇴 자신감은 2009~2013년 최하점을 찍은 후 2014년과 2015년 계속 증가해 응답 근로자의 22%가 매우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4년 18%와 2013년 13%보다 늘어난 수치다. 또 다소 확신한다는 응답자는 36%로 나타났다.
전혀 확신이 없다는 답변은 24%로 2013년 28%보다는 낮아졌지만 2014년과는 동일한 비율이었다.
은퇴자들의 재정적 안정에 대한 자신감은 근로자보다 훨씬 높아 37%를 차지했다. 이 또한 2013년 18%, 2014년 28%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반면 은퇴 후 재정에 대해 전혀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응답자가 14%나 돼 2013년 이후 변화가 없었다. 다음은 이번 보고서의 주요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 은퇴 저축
근로자 3분의 2는 자신 또는 배우자가 은퇴를 대비한 자금을 모아뒀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풀타임 근로자들에서는 80%로 증가했다.
자신 또는 배우자가 은퇴플랜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근로자들 가운데 3분의 1이 최소 10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고 밝혔다. 반면 전혀 은퇴플랜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한 근로자들은 3%에 그쳤다.
▲ 플랜
은퇴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더 저축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감을 갖게 되는 효과는 분명하다.
이번 설문대상 근로자와 은퇴자의 절반가량이 편안한 은퇴생활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지를 계산해 본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런데 거의 3명 중 2명은 자신들의 은퇴 대비 저축이나 계획이 은퇴 후 생활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은퇴 대비 계획이 없으면 자신감 수준이 크게 떨어져 미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근로자들은 은퇴계획을 위해 저축보다는 연휴 여행계획에 더 돈을 많이 쓴다는 점이다. 은퇴계획을 위한 충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여행계획에 돈을 써서는 안 되며 은퇴 후 친목생활이나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 부채 줄이기
부채를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근로자와 은퇴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명심해야 할 것은 부채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냐는 점이다. 특히 은퇴 후에는 더욱 그렇다. 부채가 많으면 저축은 불가능하다.
▲ 저축 능력
행동-재정 전문가들은 일단 액수의 크기에 관계없이 저축을 시작하면 돈은 쌓이기 시작하고 동기가 부여돼 돈을 더 모으게 된다고 말한다. 시작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저금통장에 동전을 넣기 시작해 은행으로 옮기고 또 은퇴플랜으로 확대시킬 수 있다.
이번 EBRI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근로자의 절반은 생활비 지출로 인해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0명 중 7명의 근로자는 실제 저축하는 돈보다도 많은 매주 25달러를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돈을 더 모을 수 있는데도 지출을 하느라 모으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분명한 것은 저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능력이 되는데도 시작을 하지 않고 있으며 또 더 저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보고서는 많은 근로자들이 “저축을 시작하고 싶지 않거나 아직 충분한 자금을 모으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충분한 저축이 없다며 은퇴연령에 도달하더라도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더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은퇴자 절반이 원래 계획했던 시기보다도 훨씬 더 일찍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질병이나 업무능력 저하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밴더하이 연구원은 “지금 저축할 형편이 못된다거나 필요하다면 은퇴를 연기해 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겠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위험한 계획”이라면서 “마음먹은 대로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현실에 맞는 기대
은퇴를 편안하게 맞을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려면 기준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세계여행을 한다거나 멋진 식당에 고급차를 연상하는데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자신감을 상당히 위축되게 마련이다.
우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수입과 앞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 등을 현실적으로 계산해 보고 그 차이만큼 미래의 희망을 줄여간다. 기대가 크지만 수입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자신감은 흐려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편안한 은퇴생활은 저축과 부채 정리, 계획에 따라 좌우된다. 그렇다고 현실에 맞지 않는 계획이나 저축 목표는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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