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씀씀인가 늘어나면 돈을 모으기도 힘들고 여러 가지 재정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숫자로 본 저축·지출 적정비율]
돈을 벌려면 쓰는 습관부터 고치라는 말이 있다. 재정적 풍요로움을 누리려면 더 벌고 덜 쓰라는 의미다. 소비가 미덕이라고 생각해 펑펑 쓰는 습관을 갖는다면 돈을 결코 모으지 못한다. 그러면 얼마나 벌어야 하고 또 얼마나 써야 적당할까. 또 어떤 지출을 주의해야 하고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 10배 - 퇴직 전 수입 대비 저축 은퇴자금
# 20% - 사용한도 중 크레딧카드의 밸런스
# 28% - 그로스 인컴 중 주택관련 총비용
# 33% - 세금 전 수입에서 렌트 지출
# 36% - 수입대비 페이먼트… 융자 마지노선
▲ 크레딧카드 부채
우선 크레딧카드 부채를 적당한 선에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인터넷 크레딧 무료 교육전문 사이트 ‘크레딧 닷컴’의 게리 뎃와일러 소비자 교육국장은 카드 사용한계의 20% 미만으로 밸런스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20%를 넘게 되면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크레딧 점수도 깎여나간다. 크레딧 점수는 크레딧 한계에서 얼마를 사용했는가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뎃와일러 국장은 “20% 미만이면 안전하며 그 이상으로 사용하면 점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이나 자동차 융자를 받겠다고 생각한다면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10% 미만이 가장 바람직하다. 크레딧 점수는 곧 재정적 능력과도 직결된다. 카드빚은 가능한 줄이라는 말이다.
▲ 은퇴 저축
세금 전 수입에서 얼마를 떼어 모아야 평안한 은퇴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매우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은퇴 직전 연 수입의 10배는 모아 둬야 은퇴 전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며 안락한 은퇴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 수입을 모으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 60%는 생각해야 한다. 은퇴를 하면 은퇴 전 지출해야 하는 상당부분이 사라져 부담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 60%만으로도 큰 무리 없이 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언제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 찰스 슈왑의 캐리 슈왑-포머란츠는 “‘일찍 시작할수록 많이 모을 수 있다’가 은퇴준비의 기본 법칙”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대에 시작했다면 평생 세금 전 수입의 10~15%를 모을 수 있다. 이 정도 수입이면 충분히 안락한 은퇴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40대까지 기다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평생 세금 전 수입의 25~40%까지 늘려야 한다. 평생 번 돈의 절반가량을 모아야 어려움 없는 은퇴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늘어나 45세 이상이 되면 이후 평생 수입의 40~60%는 저금해야 은퇴생활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일부 미국인들은 어린 자녀나 손자손녀들에게 장난감보다는 현금을 선물로 주고 이를 일찌감치 IRA 등 은퇴나 대학 진학 플랜에 적립시켜 주고 있다. 어린 나이에 적립해 준 돈은 은퇴까지 스스로 불어나 상당 금액을 모으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난감이 좋을까 미래를 위한 플랜이 좋을까는 부모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 주택 부채
융자회사들은 주택관련 비용의 한계를 28%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모기지 원금, 이자, 보험, 세금과 주택에서 살면서 필요한 경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런데 이 28%라는 의미는 매달 버는 세금 전 수입, 즉 그로스 인컴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세금 전 수입이 월 4,000달러라면 앞서 말한 모든 주택관련 비용이 월 1,120달러 이하가 돼야 융자회사에서는 대출을 해준다($1,120/$4,000=0.28).
소비자 융자정보 웹사이트인 HSH 닷컴의 키스 검빙어 부대표는 일부 융자 프로그램은 지출비율이 더 높은 것도 있다면서 “FHA 보증 모기지의 경우는 일명 ‘선취비율’이 31%까지 허용되므로 융자회사에 자신이 해당되는지를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렌트
하버드 대학의 주거연구 조인트 센트에 다르면 일반적으로 주거비용은 세금 전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거의 모든 세입자들이 주거비용으로 수입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공급과 수요의 법칙으로 인한 현상이다. 주거비로 절반 이상의 수입을 지출하면 돈을 모으기가 불가능해진다.
스탠 험프릿 질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렌트시장의 경쟁이 매우 심해져 렌트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이로 인한 주거비 지출 능력은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려면 아파트 등 주거지 건설이 더 늘어나야 하고 모기지 융자조건이 완화돼 더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렌터들이 집을 구입할 수 있도록 주택부족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일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수입에 맞는 렌트를 찾는 것이 돈 버는 방법이다.
▲ 기타 부채
융자를 신청할 때 은행에서 제일 먼저 부채 대 수입비율을 알아본다.
한 달에 빚을 갚기 위해 지불하는 돈이 얼마나 되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모기지, 보험, 세금, 크레딧카드 페이먼트, 자동차 융자 등의 페이먼트가 월수입에서 몇 %를 차지하는가를 따진다.
이 비율이 36%를 넘어서면 융자 받기가 어려워진다.
이상적인 수치는 10%이고 20%도 괜찮다. 물론 비율만 가지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은행에서는 ‘좋은’ 부채 즉 양질의 부채냐 ‘나쁜’ 부채 즉 악성 부채냐를 고려한다. 모기지나 학자금 융자는 ‘좋은’ 부채에 포함된다. 반면 크레딧카드 또는 자동차 융자는 ‘나쁜’ 부채에 속한다.
따라서 ‘나쁜’ 부채는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정 능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뿐더러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에도 불이익을 당해 결과적으로 금전적 손실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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