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경우 정서상 피하고 싶은 일이 상속과 관련된 일이다.

특히 가족 중에 누군가가 상속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재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을 경우 적절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재산을 정리해야 되는 시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많은 재산이 원치 않은 곳으로 이전될 수 있다.

내가 평생 일구어온 재산을 누군가에게 이전하는 것은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매각이고, 둘째는 증여이고, 셋째는 상속으로 이전된다. 매각은 재산을 판매하는 것이므로 적절한 대가를 받고 매각하고, 타이틀을 이전하면 된다. 매각의 경우 내 재산을 이전하는 대신 현금 또는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 그리고 재산을 처분하면서 발생하는 양도손익(Capital Gain or Loss)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양도소득(Capital Gain)이 발생했다면, 해당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증여는 또 다른 규정이 적용된다. 증여는 살아 있는 동안 내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가 없이 누군가에게 이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각하는 것이 아니므로, 양도소득세가 적용되지 않는 대신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증여세는 이전되는 전 재산에 대해서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면세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 부과된다.

상속은 본인이 사망한 후 재산이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전에 정해 놓은 방법으로 이전되겠지만, 생전에 정해 놓지 않았다면 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재산이 정리된다. 물론 이때에도 양도소득세는 없다. 하지만, 면세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상속세가 부과된다. 재산 이전에서 매각을 제외한 증여와 상속은 같이 맞물려 간다.

즉, 재산을 생전에 이전하면 증여이고, 사후 이전하면 상속이 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증여세와 상속세를 계산할 때 면세점을 별도로 계산하지 않고 함께 통합해서 계산한다. 증여를 하던 상속을 하던 같은 면세점이 적용되는데, 평생 동안 한 사람이 증여와 상속과 관련되어 면세 받을 수 있는 금액의 한도액은 2012년에는 512만달러, 2013년에는 525만달러, 2014년에는 534만달러 그리고 2015년에는 543만달러까지 세금 없이 증여 또는 상속할 수 있다. 이 면세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2012년까지는 35%의 세금이 부과되었는데, 2013년부터 세율이 인상되어 40%가 부과되고 있다. 혹자는 질문한다.

“아니 평생 벌어서 세금을 이미 다 냈는데, 세금 다 낸 돈에 또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말인가?”그렇다. 벌어서 부담한 세금은 소득세로서 이미 납부했다. 그 재산을 배우자를 제외한 자녀를 포함한 제3자에게 이전하게 되면, 면세점을 초과하는 재산에 대해서 증여 또는 상속세가 부과된다. 피할 방법은 없는가? 있다.

그래서 상속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재산의 규모가 클수록 상속계획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상속계획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최소한 3명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공인회계사, 상속법 전문 변호사, 재정상담가이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이들과 미리 상담해서 상속계획을 세우는 것은 상속세 절세는 물론 프로베이션을 피할 수 있고, 자칫 불거질 수 있는 재산다툼도 피할 수 있다. 상속법은 주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상속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주의할 것은 상속세의 이중과세, 즉 상속자산이 자녀에게 이전되고 그 자녀의 재산이 손자손녀에게 이전되는 과정에서 같은 재산이 두 번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요즘은 우리 한인들도 트러스트(trust)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그래서 웬만큼 재산이 있는 이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거의 트러스트를 만들어서 보관해 두고 있다.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는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주택으로 생각하면 된다. 사람에 따라 단층집, 이층집 또는 수영장도 만들고, 집안 구조도 방이 3개, 4개, 목욕탕도 여러 개 만드는 것처럼, 이 트러스트도 그 목적에 따라서 다양한 구조로 만들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많이 준비하는 변경 가능한 리빙 트러스트는 살아 생전에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본인이 사망한 시점부터 변경 불가능한 트러스트로 변하면서 본인이 만들어 놓은 대로 살아서 움직이게 된다.

(213)738-6000

<안병찬 / ABC회계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