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6명의 경찰관이 기소됐다.
“체포 자체가 불법이었다. 체포돼 차량으로 이송되던 중 심각한 목뼈 부상을 입었는데도 이를 방치했고 또 응급치료 요구도 묵살했다. 이에 따라 해당 경찰관 6명 중 1명에게는 2급살인 혐의를, 그리고 나머지 경찰관들에게는 과실치사, 2급 폭행, 직권남용, 불법 감금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볼티모어의 흑인청년 프레디 그레이 사망사건과 관련된 메릴랜드 주 검찰의 발표다.
애초에 에릭 가너 사건이 있었다. 아니, 이보다 앞선 것이 레키아 보이드 사건이다. 그 뒤를 이은 것이 존 크로포드 3세 사건, 마이클 브라운 사건, 그리고 월터 스콧 사건이다.
그들은 무장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흑인이다. 그 중 하나는 여성이다. 그런 그들이 백인 경찰관들에게 죽음을 당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발생한 것이 볼티모어에서의 프레디 그레이 사망사건이다. 그가 경찰에 체포된 것은 지난 4월12일. 그리고 1주일 만인 19일 숨졌다. 척추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에서.
그 장례식이 열린 게 지난달 27일이다.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2001년 이후 최악의 대도시 폭동사태로 번진 것이다.
볼티모어 폭동은 그러면 백인경찰의 흑인 범죄 용의자에 대한 가혹행위란 맥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일단은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볼티모어 주민의 대다수가 흑인이다. 시장도 흑인이다. 시의원의 과반수도 흑인이다. 경찰 커미셔너도 흑인이다. 한 마디로 흑인계가 정치적 컨트롤 파워를 장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주리 주 퍼거슨과는 다르다. 때문에 백인경찰과 흑인주민의 대립관계의 시각으로만 재단할 수는 없다.
무엇이 그러면 이 같은 비극을 불러왔나. “빈곤의 집중, 결손 가정, 극히 열악한 교육환경 등 구조적 문제에서 그 원인은 찾아진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진단이다.
게다가 볼티모어는 미국 내 최악의 범죄 도시의 하나로 꼽힌다. 2013년의 살인 율은 인구 10만 명당 37명으로 남아프리카보다도 높다. 이 같이 범죄로 찌든 분위기가 비극적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거다.
다른 말이 아니다. 사람은 바뀌었다. 시장도, 경찰 커미셔너도 흑인으로. 그러나 제도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볼티모어의 시정(市政)이 실패작임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그러나 볼티모어에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유독 높은 흑인계의 사생아 출산율이 우선 그렇다. 매해 태어나는 흑인 아기의 72%이상, 그러니까 10명 중 7명 이상은 미혼모에 의해 사생아로 태어난다.
이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흑인 커뮤니티의 경우 어린이 양육의 부담이 주로 여성에게 지워진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빈곤퇴치정책에도 불구하고 절대 다수의 흑인 어린이들은 빈곤의 사이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수감 율도 그렇다. 인구 10만 명당 750명으로 2위인 러시아(400~500명)와 큰 격차를 보인다. 중국 인구는 미국에 비해 10억 이상 많다. 그러나 교도소 인구는 미국이 중국보다 80만이나 더 많다.
흑인계의 수감 율은 두드러지게 높아 10만 명당 4000명으로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은 흑인 여성 100명당 흑인 남성은 83명으로 나머지 17명은 사망 내지 재소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근로연령층 흑인남성 12명 중 1명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특히 높은 수감 율을 보이고 있는 그룹은 20~34세 연령 집단으로 고교졸업을 하지 못한 이 연령 그룹의 흑인 남성의 수감 율은 37%로 취업률(26%)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리고 흑인 남성의 피살 가능성은 21명 중 1명으로 백인(131명 중 1명)보다 훨씬 높다.
왜 그토록 흑인계는 높은 수감 율을 보이고 있나.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으로 최근의 전반적인 범죄감소 현상도 이 같이 흑인계의 높은 수감 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찰은 20세기 내내 흑인으로부터 백인과 그들의 재산을 보호하는데 주력을 기울여 왔다. 반면 흑인이 흑인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폭력은 외면해왔다. 흑인밀집지역의 범죄가 특히 높은 이유다.” 관련해 내려지는 분석이다.
가게가 불타고 약탈이 자행된다. 그 폭동의 현장에서 무엇을 보나. 흑인 빈민들의 분노다.
아니, 그보다는 미국의 쇠락이 아닐까. 빈곤퇴치를 위해 그동안 수 조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부어졌다. 게다가 흑인대통령 집권 6년째다. 그런데도…. 그래서 하는 말이다.
더욱 우울하게 들리는 것은 그 와중에 들려오는 한인 업소들의 약탈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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