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이 있는 사람들이 수입이 없다고 해서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게 되면 주 정부는 수혜자가 사망한 후 수혜자 재산에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메디케이드 비용 회수법’ 아십니까]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 건강보험법에 따라 빈곤층 미국인들에게 제공하는 메디케이드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메디케어 규정을 몰라 당혹해 하는 수혜자들이 많다. 메디케이드는 빈곤층에게 제공된다. 재산을 가진 사람이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으면 수혜자가 사망한 후 정부에서 재산을 차압해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연방법은 55세 이상 수혜자가 숨지면 주 정부가 수혜자의 재산에서 모든 메디케이드 비용을 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건강보험법으로 메디케이드 수혜 대상이 확대되면서 현재 1,100만명 중 상당수가 이 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수혜자가 숨진 후 가족들은 비용 정산을 위해 수혜자의 집이나 기타 재산을 처분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주 정부는 하지만 수혜자의 배우자가 살아 있는 동안 또는 21세 이하 자녀가 있거나 자녀가 영구장애를 앓고 있을 때는 재산을 차압할 수 없다. 하지만 배우자가 죽거나 자녀들이 성장하면 재산을 처분해 메디케이드 비용을 받아낼 수 있다.

일부 주 정치인들과 인권옹호 단체들은 이같은 주 정부 재산압류법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콜로라도, 코네티컷, 오리건, 워싱턴주는 최근 유산에서 공제하는 금액을 낮췄다. 캘리포니아는 또 유족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법안도 마련 중이다. 연방 정부도 유산 회수를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곧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 페어옥스의 스테파니 그래햄(26) 등 유족들은 주 정부가 살아 있는 가족들의 재산까지 차압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햄은 55세 나이의 엄마 매리 그래햄이 지난해 메디케이드(캘리포니아는 메디칼)에 가입했는데 울혈성 심부전증을 앓고 있는 엄마가 지난 2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 입원 4일 만에 뇌출혈로 숨졌다고 말했다.

보험 브로커인 그래햄은 주 정부가 메디케이드 비용을 받기 위해 자신과 언니가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한 엄마 재산을 차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려했다. 그는 “현재 주 정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스카이 밸리에 살고 있는 팸 코티나(55)도 최근 담석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수술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메디칼로 수술을 받으면 정부에서 유산을 차압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코티나는 “이 집을 매우 어렵게 장만했다”면서 “누구에게 유산을 남길지를 결정할 권리가 없어져 버린다”고 말했다.


▲메디케이드 비용 회수법

연방 건강보험법에 따라 28개 주가 메디케이드를 확대 실시하면서 일정 수입 이하의 미국인들은 재산에 관계없이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가입자들 중에는 집도 있고 저축이나 신탁재단, 은퇴펀드 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으면 정부는 이들이 죽은 후 재산을 차압해 그동안의 의료비용을 반환 받을 수 있다.

1993년 연방 의회는 주 정부에 메디케이드 비용을 수혜자가 죽은 후 재산에서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을 만들었다.

연방 보건후생부에 따르면 2013년 11월까지 40개 주가 메디케이드 수혜자의 의료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미국인들이 이같은 법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주 정부 관계자들은 이렇게 회수한 메디케이드 비용은 정말 재정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빈곤층 주민들의 의료혜택으로 사용된다며 주 정부가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메디케이드 확대 이전인 2011회계연도에 주 정부들이 회수한 메디케이드 비용은 총 4억9,800만달러여서 앞으로는 더 많은 비용을 회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 정부는 메디케이드 신청서류에 주 정부의 유산 회수 프로그램을 명시해 놓고 있고 일부 주는 우편으로 통보하거나 웹사이트에 공지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니어들은 메디케이드에 서명하면서 이런 회수법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주에서 실제 회수금액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의 예를 들면 2014년 총 42억달러가 메디케이드 비용으로 지출됐지만 회수 비용은 2,140만달러로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수금액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비용지원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이같은 회수정책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국은 장기 간병과 그와 관련된 비용 이외에 메디케이드 비용 회수를 제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에서는 비용 회수를 놓고 주 의회와 주 지사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주 의회는 메디케이드 수혜자의 유산에서 주 정부가 얼마만큼의 돈을 회수할 지를 규정하는 법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제리 브라운 주시사는 지난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에 대해 주 재정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