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매주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KBS의“가요무대”를 즐겨 시청하는데, 얼마 전엔“꿈속의 사랑”이라는 노래의 첫머리인“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라서…말 못하는 내 가슴은 이 밤도 울어야 하나…”라는 가사를 들으면서 퍼뜩 금년 초에 박근혜 대통령이 연두 연설에서 ”통일은 이상이나 꿈”이라고 한 이야기를 연상케 되었다.
“이상과 꿈”은 실현성이 없는 상태나 공상을 뜻한다. 성사의 가망성이 전혀 없는 통일안(統一案)을 있다고 여기고 집착하고 있다가 결국은 꿈속에 묻어버리게 되어 아쉽고 원통하고 허무하게 된 우리 대중의 감정이 마치 지순(至純)한 사랑, 또는 순애보의 사랑을 상징하는“꿈속의 사랑”과 흡사해서 말이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통일은 실현성이 없는 환상적 구상이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공언한 첫 번째 대통령이다. 안 되는 통일을 정치적 이유로 된다고 주장하며 별의별 묘안을 염출해내서 국민을 현혹시키거나 오도하던 전임자들과는 다르다.
통일은 가망성이 있는 일이 진행되다 암초에 부닥친 것이 아니고 당초부터 실현의 가망성이 없는“이상이나 꿈”으로 존재하면서 온 국민이 희망에 부풀어 있게 하였으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통일이 헌법으로 정해진 국시이고 북측에서도 통일은 그들의 헌법에 명시 되어 있지만 물과 기름으로 형용되는 남과 북의 극단적 이념 및 체제 대립, 그리고 독단적인 통일의 정의, 가혹한 전쟁으로 인해서 생긴 극심한 적대감정과 불신감, 한반도 전역의 통치권과 정통성을 남과 북이 서로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주도권 분규( 紛糾)가 존속하는 한은 남과 북은 절대로 통일을 할 수 없다.
남에서는 북을, 북에서는 남을 한반도에 존재하는 불법 단체로 보고 있다. 외교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북한 정권을 국가라고 하지 않고 교전단체라고 칭한다. [국제법상의 교전자로서의 자격이 인정된 반도단체(叛徒團體)] 그리고 통일이 된다고 해도 문제이다.
우리는 지금까지는 통일을 이룩하면 한반도는 태평천국이 되고 세상은 평화로 덮여서 천리동풍이요 부국강병시대가 온다는 생각으로 일관 해 왔는데 언어도단이다. 양쪽의 기성 정치인과 관리들 그리고 군벌, 재벌 등의 거센 요동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남북이 막대한 국방비로 육성 해 노은 막강한 양쪽 군부가 부릴 행포는 연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한 와중에 무슨 변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수습을 할 수 있겠는가. 나라를 뒤흔드는 정변이나 변란은 그러한 난세(亂世)에서 잘 이러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이다. 통일은 이러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렇다 할 예방책도 없으니 만치 거론의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정부의 평화통일 입안자들도 이러한 요지부동의 장애요소가 가로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터인데 어찌해서 통일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 같이 홍보를 하면서 반세기 이상이나 국민이 헛된 꿈만 꾸게 하였을까?
뿐만 아니고 저질적이며 무질서한 평화통일론의 난무(亂舞)는 군의 군기문란을 유발하는데 한몫을 하였으며 국민의 반공정신을 해이하게 하였고 국민사조의 색깔을 흐리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인데 그러한 판국에 친북파요, 종북파요 하는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전시에 적의 편에 서는 사람들을 반역자라고 하며 범법자 취급을 하게 되어있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잘 알고 잇는 바가 아닌가. 정 부에서는“믿어서는 안 될 통일”과“잊어버려야 좋을 통일안을 붙들고 있던 죄”탓으로 빚어진“꿈속의 통일”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한국 남북통일은 기다린다고 될 일은 아니다. 그 동안의 헛된 꿈으로 인해서 생긴 여러 가지 몹쓸 정치적 사회적 군사적 병패를 일소하고 반공 국가이며 자유민주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되찾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통일안의 무산(霧散)으로 인해서 생기는 국민의 좌절과 허무감에 대한 보상도 정부의 몫으로 치부(置簿)해 놓아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이 갈라서서 독립한지도 어언 67년이 되었다. 상대방의 정치이념 이라던가 체제가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분열이 되었고 그 분열은 전쟁으로 까지 연장이 되었었다.
전쟁도 했고 평화 통일 노력도 서로 해 보았지만 도로무익(徒勞無益)이었다. 반세기 이상을 굳힌 각자의 그 체제를 놓고 이제 와서 서로가 시비를 해보았댔자 소용이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시인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 한다. 서로가 상대방의 체제를 존중한다는 뜻이 아니고 속수무책이니만치 방임하며 공존을 꾀하여야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평화 통일 보다는 평화 공존을 이룩하는 방향으로 정부 방침을 전환을 하면 도리어 전화이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자면 현행 전쟁을 종식하고 남북 강화조약을 우선 체결해야 하는데, 이 역시 낙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통일을 빙자한 융화정책은 상술한 바와 같은 부정적 부작용을 적지 않게 동반했는데, 평화공존의 전제조건인 강화조약(평화조약)을 역이용하고자 하는 이북의 흉계는 이미 노출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활동을 봉쇄할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남한의 적화인데, 우선 들고 나오는 조건은 주한미군철수, 국가 보안법 철회, 남한ㅊ에서의 공산당 활동 합법화, 인민공화국 추종자들의 활동 합법화이다.
통일안을 대치 할 만한 대북정책은 무엇을 하든지 우선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은 북한 대남공작의 뿌리를 철저하게 발본 할 수 있는 장치부터 완벽하게 해 놓은 다음의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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