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메이저리그 시즌을 앞두고 한인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는 마음으로 개막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메이저리그 3년차를 맞는 류현진(LA 다저스)이 한층 물 익은 기량으로 클레이튼 커쇼-잭 그렌키와 함께 다저스의 피칭 트로이카를 구축하고 1988년 이후 무려 27년 만에 다시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려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가 넘쳐흘렀고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됐던 악몽의 시즌을 딛고 재기할 것으로 믿었다. 무엇보다도 지난 오프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코리안 거포’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시즌이 막을 올린 지 3주째가 지난 지금 이런 흥분과 기대는 우려와 관망으로 바뀐 상태다. 불의의 어깨통증에 발목이 잡힌 류현진은 아직도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고 추신수는 아직도 제 컨디션이 아닌지 추락을 거듭한 타율이 1할대 초반까지 내려간 상태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칭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하다 이번 주 주전 숏스탑 조디 머서가 몸에 맞는 타구에 입은 부상으로 3경기에 결장한 사이에 모처럼 활발한 모습을 보였으나 머서의 복귀와 함께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3선수 모두 섣불리 올 시즌의 성공을 점치기가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가장 큰 우려의 대상은 역시 류현진이다. 지난달 중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 후 왼쪽 어깨 통증을 느껴 정밀검사를 받았으나 자기공명이미지(MRI) 촬영 결과 구조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만 들었을 뿐 아직까지 한 달째 캐치볼만 할 뿐 불펜피칭은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부상 수준이 심각한 것인지, 아니면 다저스가 류현진이 무리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때문에 컴백 스케줄을 늦추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추세라면 5월 중에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한인팬들 입장에서야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는 것을 빨리 볼 수 있게 되기를 원하겠지만 어깨통증이란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에 늦게라도 문제만 없이 돌아올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류현진이 없으니 다저스에 대한 열정도 지난 2년만 못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류현진 못지않게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선수가 추신수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악몽의 데뷔시즌을 보낸 추신수는 올 시즌 모든 부상을 털어내고 새 출발을 기대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까지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나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12게임에서 39타수 5안타 1홈런과 5타점에 그치고 있고 타율 .128, 출루율 .244, 장타율 .231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통산성적(.281/.382/.451)과 비교하면 얼마나 부진한 모습인지 알 수 있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는 레인저스에서 계약 첫 해인 지난해 123게임에 나서 타율 .242와 장타율 .374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훨씬 성적이 더 떨어지고 있다. 올해를 포함, 아직도 6년간 1억1,600만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는 입장인 레인저스는 결코 추신수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기에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며 그가 하루빨리 타격감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추신수는 지난 일주일간 17타수 1안타(타율 .054)에 그치는 등 오히려 더 깊은 슬럼프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이다. 제프 배니스터 레인저스 감독은 “그는 리듬과 타이밍을 찾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그가 곧 슬럼프에서 벗어나올 것“이라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으나 현재 상황은 정말 좋지 않다.
마지막으로 강정호는 그나마 이번 주에 희망을 본 상태다. 비록 머서의 복귀와 함께 다시 벤치멤버로 돌아왔으나 3연속 선발 출전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불거졌던 마이너행 주장을 일단은 잠재울 수 있게 됐다. 강정호는 아직 시작단계이기에 류현진과 추신수에 비해선 한결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려운 벤치멤버 입장에서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내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런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면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에 어차피 맞서 싸워 이겨야한다. 큰 꿈을 꾸며 2015시즌을 맞은 코리안 빅리거들에게 빨리 꽃 피는 봄이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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