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떨어질까 노심초사... 불안·우울증에 자살까지
▶ 본인에 맞는 대학 정해 꾸준히 준비하고 대화를
미국이나 한국이나 입시병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입시에 따른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고민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동참의식이 필요하다.
[학업 스트레스 줄이려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는 늘 따라 다니는 법이다. 특히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입시병에 시달리고 또한 대학이나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해서는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어떻게 보면 산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과 대학원 등에서 학업에 몰두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학업을 무사히 끝내지 못하면 낙오할 수 있다는 생각과 그 다음 단계로 진입이 힘들 것이라는 절망감 때문에 자칫 돌출행동을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자살을 할 수도 있다.
지난해 연말 하버드대에 진학해 모범생으로 지내던 한인학생이 학기말 고사를 피하기 위해 허위로 폭탄테러 위협을 한 혐의로 체포된 일에 이어 지난 3월 브라운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있던 한인학생이 교내 과학대학 도서관 12층에서 유리창문을 깨고 투신자살해 충격을 줬다.
어차피 받을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라면 차라리 즐기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인생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법. 도움이 필요하면 친구나 지인, 전문가에게 요청하고 본인도 욕심을 너무 내지 말고 최선을 다한 후에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편안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 예방과 치료법은
한국에는 고3병이라는 말이 있다. 자녀가 수험생이면 그 해에는 당사자 뿐만아니라 가족들도 홍역을 치르게 마련이다. 이같은 사정은 정도 차이뿐이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한 번은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로 대부분의 가정은 잠깐 앓다가 알게 모르게 지나가 버리지만, 일부는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로 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살시도를 하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도 한다.
미국의 입시병은 한국처럼 심각한 고3병의 정도는 아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대학에 입학해서도 후유증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대학입시에 사생결단을 거는 절실한 태도보다는 인생의 한 과정이라는 여유를 가지고 임할 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특히 12학년생이 입시 후유증으로 학업을 등한시 해 학교로부터 입학취소를 받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어 자녀들이 평상시 자기 수준에 맞는 학교선택과 진로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입시병은?
학생에게 시험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상사이다. 따라서 시험과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이고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이러한 스트레스가 과중하여 처리 불가능한 상태이거나 유해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병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입시병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불안과 초조, 불면증, 우울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무기력증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은 일단 입시결과가 모두 발표되고, 드림 대학이 아니더라도 차선의 대학에 합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 입시병의 원인
입시병은 부모, 학교, 사회로부터의 압력과 기대가 지나칠 때 발생한다. 학생이 이러한 기대를 잘 부응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학업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이로 인한 실패와 부담이 가중될 때 자살이나 자해, 가출 등의 돌출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경쟁이나 성적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 인생의 전부인양 집착할 때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의 학생은 평소 부모와 학교, 혹은 급우들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가 따라야 한다.
▲ 대처법
입시병은 수험생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들은 항상 관찰을 해야 하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즉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수험생 스스로가 편안한 환경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부모도 인생 선배로서 긴장을 풀고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가이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 본인 수준에 맞게 계획한다
항상 무리를 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탈이 나게 마련이다. 중간 정도 수준의 대학에 갈 수 있는 실력인 학생에게 부모가 일류대학을 목표로 하라고 강요한다면 이미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아이비리그나 스탠포드 대학 정도의 명문대를 목표로 하라고 강요한다면 본인이나 부모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본인이 안전하게 입학할 수 있는 학교와 드림스쿨을 선정해 이에 맞게 대학을 지원해 가도록 유도한다. 학교보다는 본인의 적성과 커리어, 대학원 진학 등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조정해 주는 것이 좋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는 “진학 대학과 전공 선택은 학생의 취미와 흥미 그리고 실력에 맞게 계획해서 마음의 부담이 크게 들지 않도록 하는 한편 부모는 자녀와 같은 편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원하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스럽다”고 조언했다.
■ 차곡차곡 입시준비를 한다
수험생들이 입시준비 막판에 압박감이 커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제한된 시간에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원서를 준비하고 제출하는 것은 물론, 당락 여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 학교 공부와 지원서 작성이란 물리적인 부담 등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자녀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이를 하나씩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은 자녀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보고, 시간별로 순서를 매긴 뒤 자녀와 함께 처리한다.
■ 부모와 자녀가 대화한다
자녀들은 자신의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부모에게 상의를 한다. 호미로 막을 문제들을 나중에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부모도 자녀에게 문제가 있다면 나무라기보다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같이 고민하는 것이 좋다.
우선 부모가 마음의 문을 열고 여유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경청을 해야 한다.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순간 자칫 잘못하면 부모의 일방적인 대화로 변할 수 있다.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자녀의 스트레스와 고충을 풀어주는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자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용기를 심어주는 시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대화의 눈높이를 자녀에게 맞춰야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가 가능하다.
■ 멀리 본다
사실 12학년이라는 터널을 지나서도 대학에 입학하면 정말로 치열한 학업과 과외활동 등 바쁜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본인이 지원하는 대학이 인생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의 실력에 맞지 않는 대학에 입학해 오히려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대학원 입학 및 커리어 등을 생각한다면 너무 경쟁이 심한 대학보다는 학점 따기가 한결 수월한 대학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실력에 넘치는 대학에 입학했을 경우 중간에 스트레스를 느껴 학업을 중단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것은 입시병의 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는 “지원했던 드림스쿨에 입학하지 못했을 지라도 결코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어떤 긍정적인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지 열린 마음으로 다가선다면 보다 준비된 마음으로 현실에 맞춰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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