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물 없이 살수 없다. 아기는 신체의 90%가 물이고, 성인은 70%, 노인은 60%, 그리고 50%면 죽은 목숨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물이 빠지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그러면 사람은 물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의학계는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0일 이상 버틴다고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죽을 것이다. 67년 충남의 한 광산에 매몰됐던 양창선(당시 36세)씨가 물한컵으로 16일을 버텼고 95년 삼풍백화점의 박승현(19)양은 물 없이 15일을 버텼지만 이것은 기적이다.
미 서부가 물난리다. 물이 철철 넘쳐서가 아니라 부족해서다. 미국 중서부 특히 캘리포니아가 벌써 4년째 가뭄이다. 가뭄도 보통 가뭄이 아니다. 1,000년 만에 찾아온 대가뭄으로 금세기(21세기) 말까지 계속 될 수 있다는 학계의 경고도 나왔다. 가뭄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단지 탄소양의 증가로 비구름을 몰고 오는 제트 기류의 경로가 바뀌고 있다는 정도만으로 이해하고 있다.
서기 1000년대 초반에도 캘리포니아는 200년 가까운 대 가뭄에 시달렸다. 당시 거주민들의 뼈를 보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그때의 인구가 고작 30만 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백배에 달하는 3,800만 명이 살고 있으니 물 부족은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벌써 우기가 끝나는 4월 중순인데도 캘리포니아의 물줄기인 시에라 산맥의 수분양은 평균치의 5%에 그쳤다. 그런데도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물 사용양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주내 물 사용량은 2013년 같은 달에 비해 고작 2.8%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런 와중에 남가주는 오히려 2.3%를 더 썼다.
주정부의 절수 호소와 물 단속 으름장에도 남가주 주민들은 요지부동이다. 급기야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25% 강제 물 절약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수자원 통제국은 지역별로 강제 절수 량을 할당해 위반시 하루 1만 달러씩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남가주에서 가장 물 낭비가 심한 지역은 산속 부촌 라카냐다다. 라카냐다의 지난 2월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013년보다 2% 증가한 230갤런으로 주 평균 77갤런보다 훨씬 많다. 수자원 통제국은 라카냐다 이외의 남가주 베벌리힐스, 팔로스버디스, 뉴포트비치에도 35% 강제 절수 령을 내렸다. 하나같이 부자 동네로 캘리포니아 물난리는 먼 산의 불이다. 이들의 집 앞뒤에 짙푸른 잔디를 유지하려면 매일 물을 줘야 한다. 농업용수는 채소나 과일이라도 생산하겠지만 정원의 물은 아무 소득 없는 낭비다.
가주민들이 ‘물 쓰듯’ 물을 쓰는 이유는 절실함이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물 낭비 과태료가 붙어도 돈으로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지역이다.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남가주는 사막이다. 사막에 살려면 사막 생활에 익숙해 져야 한다. 푸른 잔디와 멋진 정원, 수영장의 꿈은 사막에 맞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친환경 물 절약 모드로 바꿔야 한다.
미국인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158갤런으로 세계 1위다. 세계인의 하루 평균 사용량 36갤런에 비하면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개인사용 물의 28%는 화장실용이다. 절수형이 아닌 일반 화장실 변기는 한번 물을 내릴 때 마다 3.5갤런에서 많게는 7갤런의 물을 쏟아 낸다. 집에서 하루 4번 화장실을 이용했다면 14갤런에서 28갤런을 버린다. 이정도면 커다란 목욕탕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해도 될 정도다.
‘물 퍼마시는’ 변기를 절수형으로 바꿔야 한다. 절수형은 한번 플러시 할 때마다 1.2~1.6갤런의 물을 사용한다. 연방정부는 이미 2010년 샤워기를 분당 2.0~2.5갤런으로 대폭 줄였다. 또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는 몇 일전 1회 1파인트 물사용량의 소변기 판매 및 설치를 명령했다. 연방 EPA의 0.5갤런의 절반이다. 에너지위원회는 1인당 물 사용량은 현재의 10분의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정의 수도꼭지부터 변기, 세탁기, 샤워, 디시워셔를 모두 절수형을 바꾸자. 양치질을 할 때도 물을 꺼놓고 한다. 수도꼭지에서 흘러 버려지는 물이 분당 1갤런이 넘는다. 샤워도 5분으로 줄인다. 잔디의 물도 1주에 2번으로 제한한다. 잔디를 없애고 선인장과의 사막 식물로 정원을 꾸미자. 하루 물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사막형 인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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