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떠나가신 김태구 목사님을 추모하며
<명설교>
내가 김태구 목사님의 설교를 처음 들었던 것은 1946년 8월 27일이었다. 그날이 나의 할아버지 장례식 날이었기에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나는 빌리 그래엄 목사의 닉슨 대통령 장례식 설교를 TV를 통해 들었고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때 강신명 목사의 설교도 들었지만 김태구 목사님의 명설교는 잊을 수 없다. 내용인즉 인간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는데 자연의 이치에서 인간의 헤어짐을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잎이 겨울이 되어 떨어져 나가도 슬퍼하지 않는데서 이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산다”는 성경말씀을 인용하시며 예수를 믿는 자는 천국에서 재회할 수 있다고 한 설교는 69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명설교였다.
<세상의 명예를 버리고 고난의 길을 선택한 생애>
1945년 일제의 패망과 함께 시작된 미군정 당시에 영어를 할 줄 아신 김태구 목사님께서는 의무적으로 군정청 통역관으로 발탁되셨다. 해방과 함께 일본 선생들이 일본으로 다 돌아가고 학교에는 건물과 학생들만 있으니 선생이 없어 학생들이 공부를 목하는 딱한 사정을 듣고 월급 120원 받는 통역관을 그만두시고 월급 5원도 받지 않는 자원봉사 선생님이 되셨는데, 그때 유명한 별명을 받으셨는바, 바로 ‘주로꾸 밴또’였다.
내용인즉 흉년이 들어 학생들이 점심을 못 싸오니 천석꾼의 부잣집 아들로서 도시락을 16개씩 싸다가 배고픈 학생들에게 먹이셨던 일을 그때의 제자들이 지금도 이야기 하는 유명한 일화다.
<사랑의 실천>
1948년 조봉암 농림부 장관이 토지개혁을 단행했을 때 김태구 목사님 아버지께서 영암 제일부자 천석꾼이셨는데 토지를 빼앗기기 전에 먼저 소작인들에게 다 나누어 주시도록 하셨다. 반대하신 자기 아버지에게 마태복음 25장 31절을 읽어 드리며 아버지를 설득하셨다고 하는데 그때 대부분 소작농이었던 동네 사람들이 현재 100여 세대인데 두세대만 빼고 모두가 기독교인이 되어 교회에 나가고 있다고 한다.
<6.25 사변과 아버지의 순교>
1950년 6.25 사변때 김태구 목사님의 아버지 김민수씨는 예수를 믿는 것과 지주라는 죄목으로 유격대장 한점용에 의해 그해 11월 15일 순교하셨다. 다행히 김태구 목사님은 도시락을 얻어먹던 제자 오주영이 숨겨주어 죽음을 면하셨는데 공산치하가 끝나고 1951년에 대한민국의 통치가 시작되니 김태구 목사님의 아버지를 죽인 한점용이 잡혀왔는데 경찰은 피해 당사자인 김태구의 허락하에 사형시키겠다는 현장에서 목사님은 우리 아버지는 70세를 사셨고 한점용은 30세이니 죽이지 말고 개과천선의 기회를 주자고 해서 살려주었다.
지금도 그때의 목격자들은 김태구 목사님은 참 목자라고 하며 그때의 사실들은 전남 영암군 학산면 상월교회 순교비에 새겨져 있다.
또한 그날 진성구라는 친구가 “아버지를 죽인 자를 죽이고 싶지 않느냐?”라고 물었을 때 목사님은 “나는 한점용을 내 눈으로 보지 않고 예순의 눈으로 본다”고 하신 말씀은 64년이 지난 지금도 고향 후배 목사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있다.
<후배 목사들에게 가르쳐준 목양의 지침>
서울 신학대학에서 후학들을 양성하시고 1972년에 도미하셔서 이민목회를 하시면서 산호세 중앙교회를 개척하시고 계실 때 고향 후배목사가 뉴욕회의에 참석하고 귀국길에 목사님을 뵙고 가겠다고 해서 목사님께 모시고 갔는데 그 후배목사가 목회의 고충을 털어놓으니 다 듣고 나신 후 이상적인 목회자상은 교회의 건물과 같아야 한다고 하셨다. 즉, 교회 건물은 햇빛이 난가고 커지며 눈이 온다고 움츠러들지 않듯이 교인들이 자기를 좋아 한다고 기뻐하지 말고 싫어한다고 섭섭해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이것이 목회자의 자세여야 한다고 하셨다.
또한 목회자가 해야 할 정신은 달빛과 같이 도둑질 하러 간 사람에게나 선한일을 하러간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춰주듯이 모든 교인들에게 똑같이 대하라는 것이었다. 그 후배는 이 말씀을 목양지침으로 삼겠다고 약속하고 떠났는데 지금은 그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면류관 받으실 목사님>이제 목사님께서는 94년의 삶을 통해서 예수사랑을 말로만 전한 목사가 아니라 예수사랑을 삶으로 실천하셨는 바 자식들에게는 재물대신 신앙을 물려주셨고 후배목사들에게 참 목양 상을 보여 주셨으며 주리고 배고팠던 소작인들에 땅을 주어 굶지 않고 살게 하시고 한점용과 같은 원수에게는 사랑으로 구원의 길을 열어준 예수의 참 종으로서 선한 싸움 다 싸운 오늘 저들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천국에 입성해 주님의 승리의 면류관을 받아쓰실 것을 확신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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