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국문화원 개원 35주년 기념 두 차례 특별공연]

한국춤의 명인들이 총출동하는 춤의 잔치, 한국무용 축제가 열린다.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이 문화원 개원 35주년을 기념하여 미주 한국우리춤보전회(회장 이병임)와 함께 마련한 특별 갈라공연(KCCLA 35th Anniversary Gala Performance). 3월31일 오후 7시30분 엘레이 극장(El Rey Theatre)과 4월1일 오후 7시 LA 한국문화원 아리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이 공연에는 한국의 대표적 국악인, 전통무용가, 현대무용가 17명과 남가주에서 활동 중인 공연자 10여명 등 30여명이 무대에 올라 춤의 향연을 펼친다.


한국서 초청된 예술가들은 이영희(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예능보유자), 조흥동(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5호 한량무 보유자), 채상묵(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 김근희(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예능보유자), 양길순(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춤 전수조교), 인남순(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전수조교), 이경화(박병천류 진도북춤보존회 이사장), 이숙재(현대무용가·밀물예술진흥원 이사장), 이윤경(현대무용가·댄스컴퍼니 더 바디 대표) 등 모두 각 분야 일인자들인 무용과 국악의 명인들이다. 한 사람씩 공연을 만나보기도 쉽지 않은 대가들인데 이들이 한꺼번에 LA로 날아와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며, 이런 공연은 한국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 명인들과 함께 공연하는 남가주 공연자들은 김경희(김경희무용단 원장), 이영남(이영남무용단 원장), 서훈정(미주예술원 다루 대표) 등 모두 꾸준한 활동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예인들이다.

이렇게 대단한 공연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우리춤보전회의 이병임 회장이 있다. LA 한국문화원 35년 역사 동안 무려 50여회의 한국 무용가 초청공연을 유치해 온 그는 지난해 3월 한국 방문 때 문화체육관광부가 베풀어준 환영만찬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공로를 치하한 문체부 관계자가 “이 회장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다. 문체부가 후원할 테니 35주년 행사 한 번 잘 해보라. 기획안을 올리라”고 했던 것. 이 놀라운 제안에 이 회장은 그동안 자신의 초청으로 남가주를 찾아와 공연해 주었던 무용가들 우선으로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했다.

“이번에 오는 무용가들 대부분은 그동안 자기 돈 들여서 대여섯 번씩 왔던 사람들입니다. 인남순, 채상묵, 조흥동, 이숙재, 이영희, 김근희, 이윤경… 양길순은 열 번도 더 왔지요. 예술이 뭔지 무용이 뭔지도 몰랐던 80년대 초부터 LA로 날아와 봉사해 준 무용가들에게 은혜를 갚는 저의 마지막 보은잔치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뜻있고 의미 있는 공연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기획 예산 섭외 등 지난 1년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 ‘운’도 따랐다고 한다. 공관인 문화원의 사업이라는 게 기획도 중요하지만 관련부처의 승인과 예산을 따내야 하는데 기획안을 올렸을 때 마침 김재원 직전 LA 문화원장이 해외 문화홍보원장을 맡고 있어 흔쾌히 예산배정을 승인해 줬다는 것이다.

김영산 문화원장은 “이병임 회장의 노고와 LA 한국문화원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재원 원장이 적재적소에 앉아 있어서 예산이 쉽게 편성됐다”고 설명하고, “한국서 대단한 무용가들이 한 무대에 오르는 일정을 맞춘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들 모두가 개런티 없이 LA 한인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날아와 공연하는 뜻 깊은 잔치이므로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격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이틀 모두 비슷한 순서로 12개의 프로그램이 무대에 오른다. 양일 같은 프로그램은 5개로, ▲서훈정의 판소리로 시작해 ▲출연자 전원의 아리랑과 소고놀이로 마치는 피날레와 남가주의 공연자들인 ▲이영남무용소(이영남 이순영 강미연 김이벳 황정화)의 장구춤 ▲김경희무용단(노정애, 이재은, 권화경, 이지양)의 태평무, 그리고 ▲이영희의 김윤덕류 가야금산조가 그것이다.

그 외 7개 프로그램은 각 무용가들이 이틀간 다른 춤을 추는데 출연 순서대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괄호 안 앞쪽이 31일 엘레이 극장, 뒤쪽이 1일 문화원 공연 프로그램이다.

▲인남순(축원무와 입춤/축원무와 여령무) ▲이숙재 밀물무용단 현대무용(Help Us/얼굴 바꾸기) ▲김근희(교방입춤/즉흥 시나위) ▲채상묵(승무/흥춤) ▲이윤경 현대무용(홀로 아리랑/꽃자리) ▲양길순(소고춤/부정놀이) ▲조흥동(한량무/진쇠춤) ▲이경화무용단과 연희컴퍼니 유희(진도북춤/풍물놀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처럼 좋은 대형 공연이 작은 극장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문화원 아리홀이 150석, 엘레이 디어터가 400~500석에 불과해 공연티켓은 순식간에 동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숙희 기자>


● LA 한국문화원 개원 35주년기념 특별공연

▲공연 일시와 장소:

- 3월31일 오후 7시30분
El Rey Theatre(5515 Wilshire Blvd. LA, CA 90036)

- 4월1일 오후 7시
LA 한국문화원 3층 아리홀(5505 Wilshire Blvd. LA, CA 90036)


▲티켓: 무료. LA 한국문화원서 배부

▲문의: (323)936-3015(태미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