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22일 한국 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추진된 한미 FTA는 통과에서 비준에 이르는 길목마다 반미 ‘진보’ 세력의 결사적인 저항을 받아왔다. 표결을 앞두고 민주 노동당의 김선동 의원이 의사당에 최루탄을 던지자 이들은 그를 “제2의 안중근 의사”라 추켜세웠다.
비준안이 통과된 후에도 이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는 긴급 성명을 내 “이번 비준안 날치기 처리는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의회를 부정하는 쿠데타”라며 “주권 포기한 퍼주기 협정인 한미 FTA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들의 선동에 끌려다니기 바빴다. 한명숙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수십명은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미 대사관으로 몰려가 한미 FTA 폐기를 외쳤으며 한미 FTA는 “망국적 매국조약”으로, 협상을 주도한 김종훈 교섭본부장은 “제2의 이완용”으로 매도됐다.
그 FTA가 지난 15일로 발효된 지 3주년을 맞았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비준과 발효를 전후해 대한민국을 뒤흔들며 난장판을 벌이던 이들이 쥐죽은 듯 조용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계속 조용해왔다. 사실 신기할 것도 없다. 이들에 따르면 벌써 망했어야 할 대한민국이 아직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망하기는커녕 3년 동안 한미 양국 간의 교역량은 꾸준히 증가해왔고 한국 상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늘어왔다. 작년 양국 교역 규모는 1,156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11.6% 증가했는데 이는 한국 전체 교역량 증가분인 2.1%의 5배가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3.3%가 늘었다.
이와 함께 한국 상품의 미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12년 2.59%, 2013년 2.75%, 2014년 2.97%로 늘어 3%대를 바라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상품의 시장 점유율은 엔화 약세에도 불구, 2012년 6.43%에서 2014년 5.71%로 떨어졌다. 한국이 FTA의 득을 보고 있음이 분명히 입증된 것이다.
관세가 철폐되면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고 교역과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교역 증가는 경제의 효율성이 커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춥고 습한 스코틀랜드에서도 온실에서 포도를 재배해 포도주를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그곳 토질과 기후에 맞는 곡물을 길러 위스키를 만든 후 따뜻한 지중해 연안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이탈리아 포도주와 바꿔먹는 것이 효율적이다. 경제 효율의 증가는 결국 일자리 창출과 국민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 이런 경제 상식을 망각한 채 혼자만 애국자를 자처하는 이들의 모습이 딱하다.
그러나 소위 ‘진보’ 진영이 한미 FTA를 반대한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긴밀해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한미 FTA 이후 한중 FTA와 한 캐나다 FTA가 체결됐지만 체결이 됐는지 안 됐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반면 2008년 온 한국을 뒤집어놓은 광우병 난동과 2010년 천안함 침몰 음모론 배후에는 바로 이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광우병과 천안함 침몰과 한미 FTA는 한 가지 이슈다. 언뜻 보기에 서로 다른 문제들 같은데 시위를 주도하고 음모론을 펴는 세력들은 언제나 같다. 2002년 훈련 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치어죽은 효순 미선 사건 이후 이들은 조금이라도 한미 간에 틈이 벌어질 일이 있으면 기를 쓰고 뛰어들어 불화와 갈등을 조장해왔다.
한미 FTA 발효 3주년에 즈음한 이들의 침묵은 반미 약발이 예전처럼 잘 먹히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한국인은 모두 광우병에 걸려 죽고 FTA가 발효되면 농민들은 유랑걸식 한다”는 이들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을 영원히 속이거나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국민을 영원히 속이지는 못한다”는 링컨의 말은 여전히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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