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뻔뻔스러움이라니,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그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의 한국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기형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할까. 그 와중에 중국과 한국의 모습이 그렇게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뻔뻔스럽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이제는 아예 드러내놓고 대한민국의 국방정책에 비토권을 행사하려고 든다. 마치 속국이라도 된 것 같이. 오만하기 짝이 없는 것이 중국의 행태다.
‘사드 한반도 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이었던가. 처음으로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게. 그러자 중국이 취한 공식 입장이다. 이후 중국은 음으로 양으로 한국을 향해 역선전에, 압박과 경고를 해왔다.
시진핑까지 나섰다. 지난해 7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주권국가임을 들먹이면서 사드 배치에 재고를 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중국의 압력은 더욱 구체화되고, 거세졌다.
민간 학자까지 동원해 사드의 한국배치를 경고한다. 두 나라 관계에 파국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리고 사드의 한국배치가 한층 구체화되자 국방부장이 대놓고 으름장을 놓는 등 전 방위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박은커녕 발뺌하기에 급급하다. 사드 한국배치 이야기만 나오면 화들짝 놀란 표정이다’-. 한국정부가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우왕좌왕, 그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비쳐진다.
“정부입장은 3 No로 (미국으로부터) 요청이 없었기(no request)때문에 협의도 없었고(no consultation) 결정된 바도 없다(no decision)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미국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공론화되자 나온 청와대의 반응이다.
그러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북경 측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는 것인가. 중국미사일은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의 유효 탐지거리 밖에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요격이 주 목표인 것이다. 때문에 중국을 겨냥했다는 주장은 군사적, 기술적으로 근거가 없다. 일종의 강박증세의 발로 내지, 의도적인 심각한 사실왜곡이다.
중국은 한국의 국방문제에 비토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는가. 6.25때 교전 당사자의 하나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 아니, 북한의 핵무장을 암암리에 도와온 것이 중국이라는 게 일부의 지적이다.
대한민국과 김정은의 북한을 놓고 여전히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핵에, 미사일 불장난을 그치지 않고 있다. 그 북한을 경제적으로, 또 유엔이라는 국제외교무대에서 소리 없이 지원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의 한반도정책은 현상유지, 다시 말해 영구분단이다. 완충지역으로서 한반도가 정책목표로 한반도통일을 반대 하고 있다. 그 중국이 가증스럽게도 한국의 주권을 들먹이며 감 내놔라, 배 내놔라 식의 간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국가안보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문제는 한국정부의 대응자세다. 그리고 야당과 좌파의 ‘한국 배치 사드’에 대한 인식이다.
왜 그토록 화들짝 놀란 표정인가. 그동안의 중국일방의 외교노선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가 아닐까. 중국의 한국정책은 근본에 있어 변한 게 없다. 그러나 한국의 중국에 대한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기에 이른 것이다.
말하자면 중국이 한국이 처한 안보 상황을 개선할 가능성에까지 기대를 걸게 된 것이다. 지난해 7월 한중정상회담에서 한국정부가 양국 정상이 북한의 핵개발과 일본의 우경화에 공동보조를 취한 점을 부각시킨 것이 바로 그 방증이다. 중국은 두 나라 간의 정치와 안보협력에 방점을 찍은데 반해서.
한미동맹이 미묘한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한국과 중국 간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그 기대가 착각으로 드러나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리고 처하게 된 외교적 현실은 선택을 종용받는 상황이다. 미중 양측의 사드에 대한 압박이 임계점에 이르면서. 그러니 한국정부는 이도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일 밖에 없는 게 아닐까.
더 심각한 문제는 사드는 북의 핵 공격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무기라는 인식이 야권과 좌파세력에 팽배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사드가 배치되면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일차 공격목표가 될 뿐이라는 주장이 거침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 주장에서 감지되는 것은 ‘짙은 종북의 흔적’이다. ‘미친 소가 날뛰는 환영’이다. 사드의 한국배치 공론화는 자칫 국내적으로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문제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드는 대한민국의 생존의 문제다. 국가 안보차원에서 결단할 사안이다. 정치 문제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 한국정부는 이제 모호한 태도를 버리고 결단을 내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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