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다운페이먼트 등 모기지 보험료 완화
▶ 투자자들 줄고 젊은층 주택 구입 열기 높아
[첫 주택 구입]
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첫 주택 구입자 재 진입여부다. 지난해 투자자 및 외국인 구입자의 주택 구입 비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택시장 안팎에서는 첫 주택 구입 비율 증가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2008년 주택시장 침체 직후 투자자와 외국인이 저가대 급매물을 사들이며 집값 폭락을 방어했듯 지난해 실종된 주택 수요를 첫 주택 구입자들이 채워주길 바라는 기대다. 2008년 각종 첫 주택 구입 혜택이 쏟아졌듯 정부가 다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여건 마련에 나섰다. 모기지 대출기준을 낮추는 한편 모기지 이자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리인상을 최대한 늦추는 모습이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서서히 둔화되기 시작했고 모기지 이자율도 매우 낮아 첫 주택 구입에 적합한 환경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주택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첫 주택 구입시장 분위기를 살펴본다.
■ 서서히 달궈지는 첫 주택 구입 열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열기는 어느 정도 뜨거워졌다. 본격적인 주택 구입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첫주택 구입자들로부터 집을 보여달라는 문의가부동산 중개업체에 쇄도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의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이 주최하는 ‘매물방문’ 행사와 첫 주택 구입관련 교육행사 등에 첫 주택 구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볼 수 없었던 첫 주택 구입자들의 열기가 연초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히 달궈졌다는 보도다.
넬라 리처드슨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년간 볼 수 없었을 만큼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집을 보겠다는 구입자는 물론 오퍼 제출 준비를 마친 첫 주택 구입자 비율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첫 주택 구입열기를 전했다.
■ 투자자, 외국인 ‘천적’ 사라져
첫 주택 구입자를 포함, 젊은층의 주택 구입열기가 높은 이유는 낮은 이자율 등 각종 모기지 대출기준이 완화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첫주택 구입자에게 ‘최대의 적’이었던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들이 발을 뺀 틈을 타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관심이 재개된 것이다.
또 고용시장이 개선되면서 새로 일자리를 얻은 젊은 층이 증가하고 소득이 증가한 젊은층의 첫 주택 구입이 한결 수월해졌다.
모기지 대출 승인을 받아 놓고도 현금 구매자들에 항상 밀려 주택 구입이 좌절됐던 첫 주택 구입자들이 올해 주택시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차례다.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연초부터 이미 주택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며 “현금 구매자와 투자자들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가 첫 주택 구입 적기”라고 강조했다.
■ 실제 구입은 아직 미미한 편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구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다. 각종 ‘저 다운페이먼트’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이 발표되고 모기지 보험료 인하 정책까지 실시됐지만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눈에 띌 정도로 증가한 것은 아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티 트랙이 조사에 따르면 첫 주택 구입자로 볼 수 있는 저 다운페이먼트(5% 미만) 주택 구입 비율은 지난해 4분기 약 39%로 1년 전(약 37%)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 다운페이먼트 구입 비율은 2012년 말(약 41%)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시중 대출은행을 중심으로 각종 대출기준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운페이먼트 비율 역시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주택 구입 금액의 약 15.2%로 주택시장 침체 후 최고 수준인 2013년 3분기(약 16%)보다 조금 낮아졌다.
대런 블룸퀴스트 리얼티트랙 부대표는 “지난 2년간 나타난 주택시장 회복세에서 첫 주택구입자들의 역할이 미미했다”며 “각종 대출기준 완화와 함께 첫 주택 구입 비율이 증가해야 올해 주택 구입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 첫 주택 구입 증가 위해 ‘뜸들일’ 시간 필요
올해 초까지도 미미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은 이제부터 기대해 볼 만하다. 지난해 말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가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대폭 낮춘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 시행을 시작했고 ‘연방주택국’ (FHA)도 높은 모기지 보험료를 크게 완화하는 등 대출기준을 큰 폭으로 낮춰 시행중이다.
본격적인 주택 구입 시즌을 앞둔 이 달부터는 프레디맥이 패니매와 비슷한 3% 다운페이먼트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첫주택 구입자들을 위해 대출기준이 줄줄이 완화되고 있지만 주택 구입으로 이어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FHA가 모기지 보험료를 전격 인하한지 불과 한달여밖에 되지 않아 첫 주택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FHA 측은 FHA 융자 확대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모기지 보험료를 지난 1월 기존보다 약 37% 낮췄다. 이제부터 FHA 융자를 신청하는 대출자는 대출액의 최저 약 0.85%의 연간 보험료만 납부하면 된다.
FHA 측은 이번 모기지 보험료 인하로 약 25만명에 달하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민들의 주택 구입에 필요한 시중 모기지대출을 관할하는 FHA, 프레디맥, 패니매 등의 기관은 대출기준 완화와 함께 그동안 시중 대출은행의 대출 발급에 혼선을 초래했던 여러 규정을 완화하며 첫 주택 구입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줄리안 카스트로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 국장은 “최근 일련의 대출기준 완화조치는 성실히 근무하는 가구의 주택 구입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로리 굿맨 주택금융정책센터 디렉터는 “여러 기관들이 시행중인 모기지 프로그램이 주택시장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게 될 지 관찰 중”이라며 “몇몇 프로그램은 내용이 중복되는 등의 이유로 총 대출자 수 증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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