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의 흉상고양이 때문에 불안에 떨던 쥐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쥐 하나가 아이디어를 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면 어떨까? 고양이가 움직이는 대로 방울 소리가 날 것이다. 방울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즉각 피하는 것이다” 그거 좋은 생각이라고 모두 박수를 치면서 환영을 하였다.
그 때 구석에 앉아있던 한 늙은 쥐가 물었다. “그럼 누가 가서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매달을까?” 그러자 모두 숨을 죽이고 조용히 앉아있었다. 아이디어야 누구나 쉽게 낼 수 있고 말은 누구나 번듯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누가 가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 것인가?>.
우화(Fables)는 동물들을 이야기 속에 등장 시켜서 그 동물들의 특성과 성격을 빌어 우리에게 들려 주는 교훈이고 처세훈(處世訓)이다. 게으른 토끼와 끈질긴 거북이의 경주 얘기라던가, 여름에 힘써 일하던 개미와 좋은 시절을 놀고만 지내던 베짱이 얘기, 늑대와 거짓말 쟁이 양치기 소년 얘기등은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재미있게 듣고 또 읽었던 이솝(Aesop)의 우화들이다.
이런 우화를 우리들에게 들려준 이솝은 기원전 6세기 쯤에 살던 그리스 사람이다. 전해지는 말로는 이솝이 하모스 섬의 이아몬드라는 사람의 노예였는데 못생긴 용모에 피부는 검고 곱추이고 게다가 지독한 말 더듬이였단다. 그러나 이솝이 들려주는 예화 만큼은 쉽고 간단하고 지혜로 가득 차있다.
하루는 이솝의 주인이 먼길을 떠나게 되어서 그 집안 노예들이 짐을 꾸려서 지고가게 되는데 다른 노예들은 모두 가벼운 짐을 서로 맡으려고 경쟁을 하는 중에 이솝 만큼은 그 중 무거워 보이는 식량 보따리를 집어 들었다. 며칠이 걸리는 여행중에 이솝의 짐 보따리는 일행이 양식을 먹는 만큼이나 점점 가벼워지는데 다른 사람의 짐보따리는 여행 중에도 줄어들 수가 없는 것이다.
나중에는 이솝은 콧노래를 부르며 빈 손으로 가는데 다른 사람은 피곤한 중에도 맡은 짐들을 힘겹게 들고 가야했다. 노예 이솝의 주인은 좀 띨띨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친구들이 이 사람을 골탕 먹이려고 무슨 내기를 했는데 내기에 지는 사람은 ‘지중해 물을 다 마시기로’ 했단다.
내기 결과, 짜고치는 고스톱이었던지 이솝의 주인이 지고 말았다. “이제 지중해의 물을 다 마셔라! 네가 마실 수 없으면 너 대신 마셔줄 사람이라도 데리고 오너라!” 그 중 하나가 인심쓰듯 내 뱉었다. 차라리 지중해에 빠져 죽으라는 얘기이지 사람이 무슨 수로 지중해 바닷물을 다 마시겠는가?
주인이 집에 돌아와서 고민고민을 하고 있는데 자초지종을 들은 이솝이 자기가 대신 마셔주겠다고 나섯다. 지중해 물을 다 마시기로 한 날 이솝은 주인의 친구들이 바닷가에 다 모인 가운데서 말했다. “내가 우리 주인을 대신해서 지중해 바닷물을 다 마십니다.” 어떻게 하나 보려고 친구들이 지켜 보고 있는 가운데 이솝은 말을 이었다. “나는 지중해 물만 마십니다.”
“거야 당연하지, 이 물만이라도 다 마셔라!” 그러자 이솝은 “그럼 이 순간부터 지중해로 들어오는 모든 강물의 유입을 막아 주십시오. 나일강을 막고, 유프라데스 강을 막고, 론강을 막아 주세요. 나는 지금있는 이 지중해 물만 마시지만 그 외에는 한 방울도 더 마실 수 없습니다.” 아니, 이 사람들이 무슨 수로 그 거대한 강 줄기들을 막는다는 말인가? 자연스럽게 내기는 없던 것으로 되고 따라서 이솝의 주인은 큰 낭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솝의 우화에서 보듯 지혜는 아주 깊은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높은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아주 평범한 모양새로 바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일이 잘 안풀릴 때도 있고, 인생 살다보면 이것이 막장인가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문제 자체에 집착할 것이 아니고 한번 발상을 바꾸어 보는 것이다. <그래, 지중해 바닷물을 다 마셔줄께. 그대신 모든 강물의 유입을 막아라!> 이솝의 지혜로 곤란한 처지에서 벗어난 이솝의 주인은 이솝을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시킴으로 그 지혜에 보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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