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의 고향 <잘츠부르크> (1)]
“아름다운 모습을 못 보게 돼서 죄송합니다” 잘츠부르크는 형형색색 고풍스런 도시지만 눈에 덮여 원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됐다며 현지 가이드가 입버릇처럼 아쉬움을 덧붙인다. 사과까지 할 일은 아닌데…
차창으로 파노라마처럼 스치는 겨울풍경은 오히려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더 감동스러웠고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눈 내리는 날씨는 포근하고 머리카락을 털면 스며들지 않은 하얀 눈가루가 그대로 날린다. 관광객도 드물어 길을 걷다 어깨부딪힐 불편함도 없다.
시민들은 치맥 대신 슈맥(고기를 얇게 펴서 기름에 튀겨낸 슈니첼+맥주)을 즐기며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알파인 스키선수권대회 시청에 열중이다.
거리는 더욱 한산하다. 스키는 오스트리아에서 국민 스포츠다.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다시 시가지로 나선다. -2015.2.1. 메모1. 모차르트 생가 앞 ‘별다방’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서울의 시차는 8시간,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인 터키 이스탄불을 지나는 일정을 택했다.
장거리 비행에 피곤하지만 시차 덕에 조금 젊어지고 시간을 번 듯한 여유를 느껴본다. 잘츠부르크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창밖으로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생계와 상관없이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공항을 벗어나는 버스에 몸을 싣고 하얀 소금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독일어로 잘츠(Salz)는 소금을, 부르크(Berg)는 성이나 언덕을 뜻한다. 폭설주의보가 발령된 탓인지 거리에는 작은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고요하다. 도시는 휴식 중이다.
마음먹고 떠난 여행, 가능한 무리하지 않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는 없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다. 정답은 아니지만 잘츠부르크의 관광포인트를 정리했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와 호엔잘츠부르크성 신시가지에서 잘차흐강 건너편을 바라보면 호엔잘츠부르크성 밑으로 구시가지가 펼쳐진다. 간판이 아름다운 게트라이데 거리에는 기념품을 파는 잡화점과 레스토랑, 카페가 서울 명동의 모습처럼 골목골목 들어차 있다. 골목길을 따라서 거리의 중심에 다다르면 만나는 모차르트 생가는 현재 기념관으로 사용 중이다.
모차르트가 사용하던 악기, 악보 심지어는 그의 머리카락도 보관하고 있다. 전시품을 통해 당시 중산층의 전형적인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9월부터 이듬해 6월에는 오전 9시~오후 5시30분, 7~8월엔 오후 6시30분까지다.
골목을 나와 모차르트 광장에서‘페스퉁반’ (Festungsbahn)이라는 철도차량을 타고 호헨잘츠부르크에 오르면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밑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달리 성에서 내려다보는 구시가지는 황홀하고 평화롭다. 호헨잘츠부르크는 전쟁때 대피하기 위해 지은 요새로 대주교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높은 잘츠부르크라는 뜻.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모차르트디너 콘서트 잘츠부르크를 빛나게 하는 두 가지 관광 아이템은 세기의 수퍼스타 모차르트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어릴 적 명화극장에 단골 방영되던 장면이 오버랩 되어서일까? 이동하는 차창 밖으로 스치는 거리풍경이 마치 데자뷰처럼 익숙하다. 실제 ‘사운드 오브 뮤직’은 잘츠부르크 전역에서 촬영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주요 촬영지를 돌아보고 싶다면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미라벨 정원 앞에서 출발해 잘츠부르크와 근교에 흩어져 있는 5~6군데 촬영지를 방문한다. 관광 안내소나 미라벨 정원 앞 투어안내 창구에서 예약할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호텔에서 티켓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하루 2회 출발하고 5시간이 소요된다. 가격은 40유로 정도.
올해는 영화가 제작된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잘츠부르크 관광청에서 연중 특별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다. 미리 영화를 보고 ‘도레미송’을 익혀 가면 기쁨 두 배.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낭만적이고 특별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장크트 페터 성당 옆 레스토랑인 ‘스티프트켈러 장크트 페터’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디너 콘서트도 권할 만하다. 모차르트 시대의 복장으로 등장한 연주자들이 돈 조반니,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같은 대표곡을들려준다. 성인 56유로, 중앙 특별좌석은 93유로, 예약은 필수다.
<잘츠부르크·류블랴나 -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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