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실체는 베일에 가려 있었다. 철저히 비밀주의를 고수한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공개를 극력 꺼린다. 때문에 그 전력(戰力)에 대해 막연한 추측만 있을 뿐이었다. 중국의 인민해방군(PLO)을 말하는 거다.
그 PLO와 일본 자위대가 센카쿠열도 영유권문제로 전쟁에 돌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지난 수 십 년간 엄청난 군비를 투입해 세계적 수준의 군으로 거듭났다. 그 PLO가 승리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수적으로나, 하드웨어 측면에서 분명히 열세다. 그렇지만 자위대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훈련도, 전문성에서 일본 자위대가 앞선다. 거기다가 PLO는 근본에 있어 국가와 국민의 군대가 아니다. 중국공산당의 군대다. 그리고 몹시 부패했다. 이런 이유로 자위대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랜드연구소 보고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PLO는 보기와는 달리 심각한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지로, 그 ‘심각한 취약점’의 하나로 부패상을 꼽은 것이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15명의 고위 장성이 부정부패 혐의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중국공산당 정권 수립이후 전례가 없던 일로, 중국군부에 만연한 비리의 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그 케이스의 하나가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부주석(상장)의 부패상이다. 조사요원들이 그의 호화주택 지하실을 연 순간 쌓여있는 달러, 유로화 등 현금만 무게로 1톤이 넘었다. 게다가 각종 금은보화에 송, 원대 골동품 등이 10트럭분에 해당됐다.
이처럼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PLO에 대한 평가가 점차 달라지고 있다. 300만이 넘는 병력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첨단의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부패로 찌들었다. 그런 중국군은 어쩌면 ‘종이호랑이’일 수도 있다는 혹평까지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정부패가 패배를 불러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또 이라크에서도 들려오는 소리다. 테러전쟁 10년이 넘었다. 투입된 전비만 1조 달러가 넘는다. 그런데도 결국은 파국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왜. ‘부정부패’로 그 답은 좁혀진다.
아프간의 경우를 보자. 탈레반 정권을 무너트리고 미국이 전후 부흥을 위해 쏟아 부은 돈만 1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러나 모두 새나가 이제는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탈레반의 전력만 키워주었다. 미군철수와 함께 탈레반의 정권탈환은 시간문제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월남전에서도 그랬다. 썩을 대로 썩었다. 미국은 그런 체제를 지원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그 체제에 현지인들은 혐오감을 보인다. 미국의 대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쟁은 패배로 끝난다.
이와 유사한 것이 아프간의 현재 상황이다. 그리고 버전이 다소 다르지만 회교 수니파 극렬단체 이슬람 국가(IS)가 날뛰는 이라크가 맞고 있는 정황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길어진 건 다름 아니다.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다. 공군참모차장을 지냈다. 그런 최고위급 장성들이 방위산업비리에 앞장섰다. 작게는 수억에서 수백억의 돈을 먹어치웠다. 그게 대한민국임이 밝혀져서다.
어떻게 군의 최고위급 지휘관들이 방산비리사슬의 정점에 서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 부정부패의 끝은 무엇인가. 새삼 되뇌어지는 생각에, 질문이다.
“부정부패는 ‘C=M+D-A’란 공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경제학자 로버트 클리가트의 말이다. 부정부패(Corruption)는 권력의 독점(Monopoly)과 자기재량권(Discretion)이 결합된 반면 책임의식(Accountability)이 결여될 때 만연한다는 설명이다.
위계와 명령에만 익숙하다. 거기다가 폐쇄적이다. 그게 한국의 군(軍) 문화다. 그 군 문화의 주역들이 그런데 책임의식은 결여돼있다. 그러니 방산비리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정작 문제는 그 같은 ‘권력독점욕심에 자기재량권만 고집하고 책임의식은 결여된 멘탈리티’가 일부에만 국한 된 게 아니라는 데 있는 게 아닐까. 뇌물과 사기는 물론이고 네포티즘, 그리고 최근 한국사회의 주 화두로 떠오른 ‘갑(甲)질’도 광의의 부정부패로 정의돼 하는 말이다.
그 부정부패의 끝은 그러면 어디일까. 앞서의 아프간 이야기에서 그 한 가지 답은 찾아진다.
“왜 그들은 탈레반에 가담하는가. 인종적 편견에서도 아니다. 이슬람이스트 원리주의를 동경해서도 아니다. 미군의 주둔에 분노해서도 아니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정부에 분노해서다.” 카불주둔 미군 사령부의 조사결과다. 도둑정치(kleptocracy)는 사람들을 과격하게 만들고 결국 탈레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도출되는 결론은 이렇다. ‘부정부패는 단순한 도덕 문제가 아니다. 안보와 직결 된다’-. 분노로 가득 찬 한국사회, 안보전선에는 과연 이상이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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