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리모델링 지출비용 2007년 수준 넘어
▶ 부메랑 바이어 급증 2018년 이후 하락 예상
[주택시장 이모저모]
올해를 기점으로 주택시장 회복의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주택시장 회복세가 서서히 약해지면서 주택 수요가 많이 줄었다. 주택 수요가 올해 살아나지 못하면 간신히 살아난 주택시장이 다시 정체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연방 정부는 주택시장 재침체 사전방지 조치로 모기지 대출기준 완화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다. 대출기준을 낮춰 실수요 구입자들을 주택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출기준 완화보다는 실질적인 소득 개선이 주택시장 회복세 지속을 위한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회복 기로에 놓여 있는 최근 주택시장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 주택 리모델링 급증
최근 2, 3년간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주택 리모델링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 주택공동 연구센터에 따르면 2013년 리모델링에 지출된 비용은 약 3,000억달러로 주택시장 및 리모델링 업계가 호황을 이뤘던 2007년 수준(약 3,240억달러)에 근접했다. 올해 리모델링 지출비용은 더 늘어나 2007년 수준을 넘어선 약 3,30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센터 측은 전망했다.
커밋 베이커 디렉터는 “주택시장 회복이 더뎌진 것과 달리 리모델링 업계는 이미 2년 전부터 화려하게 부활했다”며 “주택시세가 회복되면서 리모델링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들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월스트릿 저널과 인터뷰 했다.
최근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통적인 리모델링 수요도 크게 늘었다. 태양광 발전 등 에너지 효율 관련 리모델링보다는 주방, 욕실 등과 관련된 리모델링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가 많아졌다.
■ 첫 주택 구입자 5년 연속 감소
우려대로 지난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전체 거래 중 약 29%로 2009년 이후 5년 연속 하락했다. 2009년 약 45%까지 차지했던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모기지 대출기준 강화, 매물 부족 등의 이유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젊은층의 학자금 융자상환 부담과 높은 임대료 등으로 주택 구입 자금이 힘들어지면서 첫 주택 구입자는 더욱 빠른 감소 추세다.
올해부터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 주도 각종 모기지 프로그램의 대출기준이 대폭 완화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주택 구입 시즌이 시작되지 않아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열기를 측정하기 힘들지만 정부와 주택시장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주택 매물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첫 주택 구입에 다시 빨간 불이 켜졌다. NAR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만 주택 매물이 약 11%나 급감하면서 다시 셀러스 마켓 진입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 ‘부메랑’ 바이어, 주택시장 우리가 책임진다
앞으로 8년간 약 700만명의 부메랑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 자격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부메랑 바이어란 차압이나 숏세일 등으로 주택을 급매하는 바람에 주택 구입 자격을 잃었으나 일정기간이 지난 후 다시 주택 구입 자격을 갖추게 된 주택 구입자들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 사이 주택을 급매한 주택 소유주들은 약 73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일부는 이미 주택 구입 자격을 갖춰 1, 2년 전부터 주택 구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주택 구입 자격을 다시 갖추게 되는 부메랑이 바이어들이 급증해 2018년 정점을 기록한 뒤 이후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택 구입 자격을 갖추게 될 부메랑 바이어의 숫자는 약 55만명이며 내년부터 약 2배로 급증, 2020년까지 해마다 약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리얼티 트랙은 전망했다.
부메랑 바이어들의 집중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과거 주택 차압률이 높았던 지역들이다. 피닉스 지역은 2015년과 2020년 사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약 35만명의 부메랑 바이어가 주택 구입에 나설 전망이다.
남가주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온타리오 지역과 LA-롱비치-샌타애나 지역도 같은 기간 약 26만명의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이 기대된다.
■ 높은 주거비 부담에 허리 휜다
주택시장 회복으로 주택 가치가 올랐음에도 여전히 높은 주거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주택 소유주가 대다수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주거비 부담에 등골이 휜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주택 소유주의 경우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 세입자의 경우 해마다 치솟는 고임대료 탓에 기타 생활비용을 절감하거나 삶을 ‘희생’해야 했던 적이 있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주거비용 마련을 위해 부업을 시작하거나 은퇴용 자금을 건드려본 적이 있다는 주택 소유주가 많았고 일부는 의료비용을 양보해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거나 크레딧카드 빚을 얻어 주거비에 충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일부는 주거비를 낮추기 위해 범죄율이 비교적 높고 학군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으로 이사까지 감행해야 했다.
■ 분가한 젊은 세입자 급증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사이 세입자들의 수가 급증했다. 연방 센서스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입자 거주 주택이 한해 무려 200만채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입자 수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4분기 임대용 주택 공실률은 1993년 이후 최저인 약 7%로 떨어졌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증가한 세입자들은 주로 부모 집에서 독립한 젊은층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시장 불안으로 그동안 부모 집에 얹혀살았던 젊은 자녀들이 최근 직장을 얻어 다시 분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대부분 주택 임대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모기지 대출기준이 완화되고 젊은층이 주택 구입 자격을 갖추게 되면 주택 구입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집주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숫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5만4,000채 감소했고 주택 소유율은 1994년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35세 미만 주택 소유율은 약 35.3%로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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