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을 생각할 때, 등록금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전체학자금 대출 총액은 이미 그 어떤 소비자 대출보다도 높아졌다. 이렇게 엄청난 대학등록금을 생각하면, 대학 교육의 문은 참으로 높게만 느껴진다. 학교별로 천차만별인 대학 등록금, 과연 어떻게 해야 제대로 비교할 수 있을까?
각 대학의 웹사이트에 게시되는 대학등록금을 표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대학 측에서 명시하는 실제 등록금과 각 학생들이 자신의 재정상태에 따라 실제로 부담하게 되는 등록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 대학의 웹사이트에 표기된 등록금과는 별개로 본인이 실제로 부담하게 되는 등록금, 즉 ‘등록금 실제 부담액’을 계산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왔다. 그 중의 하나가 오늘 얘기해볼 ‘칼리지 아바쿠스’ (College Abacus)이다.
칼리지 아바쿠스는 사용자가 선택하는세 곳의 대학 등록금 실제 부담액을 한번의 재정정보 입력을 통해 비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칼리지 아바쿠스에 본인의 정보를 입력하게 되면, 칼리지 아바쿠스는 이 정보를 해당 대학의 ‘등록금 실제부담액 계산기’ (net price calculator)에 자동으로 입력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비교해준다. 한 번의 입력으로 대학 세 군데의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생각보다 많은 대학들이 칼리지 아바쿠스에 대한 저항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대략 1년 전에 많은 대학들은 칼리지 아바쿠스가 해당 대학의 웹사이트에 접속해 지원자의 등록금을 계산하는것을 차단했다고 한다.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나누어야 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결정이 되는 실제등록금 계산을 위한 정보공유를 막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칼리지 아바쿠스를 처음 만든 사람은 애비게일 셀딘(Abigail Seldin)과 그녀의 남편인 휘트니 헤링 스미스(Whitney Haring-Smith)이다. 헤링 스미스의 어머니인 토리 헤링 스미스(Tori Haring-Smith)는 워싱턴앤 제퍼슨 대학(Washington & Jefferson College)의 총장이었는데, 2011년 토리는 많은 가정의 답답한 상황에 대해 자신의 아들과 예비 며느리에게 언급하게 되었다.
즉 당시의 많은 가정에서는 대학에 진학할 자녀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등록금을 계산하기 위해 각 대학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등록금 실제 부담액 계산기’에 매우 많은 재정 정보를 입력해야 했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해당 대학의 등록금 및 재정보조 금액, 그리고 학생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등록금 실제 부담액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한 대학의 정보를 얻고나면, 또 다른 대학의 등록금 실제 부담액을 구하기 위해 해당 대학의 웹사이트로 가서 동일한 작업을 반복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반복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대학이 나올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동일한 자료를 각 대학의 계산기에 반복적으로 입력하고, 입력하고, 또 입력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리 헤링 스미스가 언급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애비게일 셀딘과 휘트니 헤링 스미스는 이 문제가해결 가능한 문제임에 동의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딩작업을 할 수 있는 팀을 고용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지원자가 한 번만 자료를 입력해도 최대 세 군데 대학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툴을 만들어내었다. 이것이 칼리지 아바쿠스의 탄생이다.
하지만 칼리지 아바쿠스는 각 대학으로부터 환영이 아닌 저항을 받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저항이 대학 자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해당 대학에 등록금 실제 부담액 계산기를 공급하고 있는 벤더업체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일부 대학은 칼리지 아바쿠스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지만, 칼리지 아바쿠스는 각 대학의 재정보조 프로그램을 비교하고, 지원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등록금을 계산하는데 매우 유용한 툴로 남아 있다.
학생들의 조기지원 결과가 속속 도착하고 있는 이 즈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각 가정에서 실제 부담해야 할 등록금 부담액을 잘 계산하고 비교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데이빗 김 / C2 교육센터 대표·하버드 졸업>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