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팀 26일 격돌“8년 전 패배 설욕”... 아시아 1, 2위 이란·일본 탈락‘이변’
▶ 호주아시안컵 축구
앙숙 이란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혈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따낸 이라크 선수들이 감격 속에 환호하고 있다.
이란이 아닌 이라크가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등극을 노리는 한국의 다음 상대로 결정됐다. 또 대회 2연패와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복병 UAE(아랍에미리트)에 덜미를 잡혀 4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이렇다 할 이변 없이 조별리그를 마친 2015 호주아시안컵 축구대회가 8강에서 하루에 2개의 이변을 쏟아냈다. 아시아랭킹 1, 2위인 이란과 일본이 같은 날 승부차기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3일 호주 캔버라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 3번째 경기에서 이라크는 앙숙 이란과 120분간 6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에도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이로써 이라크는 오는 26일 새벽 1시(LA시간) 시드니에서 킥오프되는 준결승에서 한국과 결승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이라크는 지난 2007년 이 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을 승부차기로 누르고 결승에 오른 뒤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어 한국으로선 8년 만에 다시 결승문턱에서 설욕기회를 잡았다.
현 FIFA랭킹 51위로 아시아국가중 최상위팀인 이란은 114위인 이라크를 상대로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가 예상됐으나 역시 라이벌전 승부는 속단할 수 없었다. 이란은 전반 14분 ‘이란의 메시’로 불리는 20세의 신성 사르다르 아즈문의 헤딩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으나 43분 메르다드 폴라디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이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라크는 후반 11분 아메드 야신이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끝내 10명이 뛴 이란을 상대로 역전골을 뽑지 못한 채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전은 말 그대로 숨 막히는 혈전이었다.
이라크가 두 차례에 걸쳐 리드를 잡았으나 그때마다 10명의 이란은 동점골을 뽑아내는 불굴의 저력을 보였다. 이라크는 연장 전반 3분만에 유누스 마무드의 헤딩골로 2-1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이란은 연장 전반 13분 코너킥에서 모르테자 푸랄리간지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 다시 균형을 되찾았다.
이라크는 연장 후반 11분 아세르 카심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두르감 이스마일이 성공시켜 마침내 승부를 끝낸 듯 했으나 이란의 생명줄은 질겼다. 연장 후반도 끝나기 직전 터진 레자 구차네지하드의 극적인 헤딩 동점골로 기사회생하며 끝내 승부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그리고 승부차기도 숨 막히긴 마찬가지였다.
양팀 모두 1번 키커가 실축한 뒤 다음 6명이 모두 킥을 성공시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란의 8번째 키커 바히드 아미리의 왼발 킥은 오른쪽 골대에 맞고 튀어나오며 균형이 깨졌고 이라크는 마지막 키커 살람 샤키르가 최후의 킥을 성공시켜 양팀 모두 투혼을 다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이어 시드니에서 벌어진 마지막 8강전에선 디펜딩 챔피언 일본이 UAE와 연장까지 120분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해 탈락했다. 자국에서 열린 지난 1996년 대회 준우승이후 한 번도 8강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했던 UAE는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 오는 27일 개최국 호주와 결승진출권을 다투게 됐다.
UAE(80위)는 이날 한 수 위로 평가됐던 일본(54위)을 맞아 전반 7분 오른쪽 측면에서 롱패스 한 방으로 일본 수비벽을 허물고 선취골을 뽑아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은 알리 맙쿠트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이번 대회 일본을 상대로 첫 골을 뽑아냈다.
이후 일본은 경기 내내 만회골을 위해 압박을 이어갔으나 완전히 경기를 지배하고도 좀처럼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해 애를 태우다 후반 36분에야 마침내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페널티아크 외곽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시바사키 가쿠가 혼다 게이스케와 예리한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리턴패스를 논스탑 슈팅으로 UAE 골문 왼쪽에 꽂아넣었다.
하지만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 종료직전 가가와 신지가 골대 정면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고도 슈팅이 빗나가 경기를 끝낼 찬스를 놓친 것이 결국 통한의 패배로 연결되고 말았다.
연장을 득점없이 마치고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일본은 첫 키커로 나선 혼다가 실축한 뒤 다음 4명이 킥을 성공시켜 3번 키커가 실축한 UAE와 균형을 이뤘으나 6번 키커인 가가와의 오른발 킥이 왼쪽 골대에 맞고 튀어나온 뒤 UAE 6번 키커 이스마엘 아메드의 킥이 골네트를 출렁이는 순간 패배가 확정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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