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직했을 때 전 직장에서 가입했던 401(k) 적립금이 5,000달러 이하면 전 직장에서 강제로 개인 은퇴연금에 이체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재정적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옮길 때 유의할 점]

매년 수백만명이 직장을 떠나거나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있지만 재직 중 가입한 은퇴연금 401(k)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또 직장에서조차 이에 대한 조언을 해주지 않는다. 특히 젊은 나이일수록 더하다. 자신이 다니던 직장에 얼마의 연금이 적립돼 있는지 모르는 데다가 강제로 개인 은퇴연금으로 전환된다는 사실도 모른다.


연방 세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회사를 떠난 종업원의 회사제공 401(k) 잔고가 5,000달러 미만일 때 이 어카운트를 회사 어카운트에서 뽑아 개인 은퇴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강제 전환 또는 강제 이체라고 부른다.

일단 개인 은퇴연금 플랜으로 잔고가 넘어가면 그 어카운트에서 돈을 계속 불어나고 세금유예 또한 연장돼 연금을 찾아 쓸 때가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이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범답안이고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연방 정부회계국(GAO)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제 이체 어카운트는 거의 대부분 계좌 주인에게 재정적 재앙을 안겨다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유가 무엇일까?

2004년 연방 노동부 규정에 따라 이들 강제 이체금은 매우 보수적인 투자처에 투자를 하거나 강제 이체시킨 고용주가 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개인 은퇴연금 IRA를 관리하는 회사들은 강제 이체된 돈은 CD, 또는 머니마켓 펀드 등 위험성이 매우 낮은 투자처에 투자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공격적 투자처에 돈을 넣을 수 없고 이렇게 해서 마이너스 투자가 된다면 자칫 이체시킨 회사가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성이 낮다는 말은 투자수익이 낮다는 말과 같다. 문제는 수익이 너무 낮아 이 어카운트를 관리하는 수수료를 떼고 나면 오히려 계좌 적립금의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 강제 이체 많아져

GAO는 IRA로의 강제 이체가 401(k) 플랜에서 아주 자주 발생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젊은층의 401(k) 가입이 더 늘어난 데다가 이직이 잦아지면서 강제 이체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소셜시큐리티국의 데이터를 인용해 2004~2013년 직장을 떠난 근로자들의 401(k) 어카운트수가 160만개에 달하며 가치로 환산한다면 85억달러 규모라고 적었다.

미국 ‘은퇴연금 스폰서위원회’가 조사한 설문자료에 따르면 401(k) 플랜의 절반가량이 강제 이체 되고 있다. 또 강제 이체된 돈을 IRA에서 관리하는 보험회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강제이체 어카운트 중 5년 이상된 계좌는 70%가량될 것으로 평가했다.

회사에서 직장을 떠난 종업원들의 401(k) 계좌를 개인 연금계좌로 강제 이체시키는 이유는 계좌를 지속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행정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GAO는 따라서 이들 계좌에 대한 투자규정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돈을 머니마켓과 CD 투자 의무화 규정을 바꿔 성장형 투자 쪽으로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식이나 국채 등 혼합해 장기적으로 성장이 지속되는 종목의 투자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직서 꼭 챙겨라

직장을 떠난 401(k) 가입자들도 알아야 할 점은 절대 잔금을 남겨놓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혹시 자신의 연금을 미처 챙기지 못해 강제 이체가 됐을 경우에는 빨리 자신의 장기 은퇴계획에 맞는 개인 은퇴 IRA 계좌에 투자금을 이체해 원하는 투자처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401(k) 플랜 적립금은 세금 전 수입에서 떼어낸 돈이므로 찾아 사용할 때는 세금을 내야 한다. 또 59½세가 넘지 않으면 10% 페널티가 추가된다.

[보수적 투자로 원금 손실]

"위험성 낮은 CD·머니마켓 수익금 바닥"


GAO는 401(k) 강제 이체금을 개인 은퇴연금 IRA로 적립, 관리해 주는 미국 10개 재정관리 회사들의 실제 강제 이체 IRA 적립금 수익률은 0.01~2.0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회사의 수익률은 1년 또는 5년 치로 매우 낮다.

이들 수익률은 투자관련 수수료를 뗀 순수입이지만 IRA 관리회사가 부과하는 연 관리행정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 행정비용은 어카운트를 열 때 일반적으로 최대 100달러까지 부과되며 연 관리비가 최고 115달러까지에 달한다.

따라서 이자수익 정도의 보수적 투자처는 투자되는 원금을 잃을 위험성은 낮지만 돌아오는 수익은 적어, 결국 수수료를 떼고 나면 마이너스가 돼 어카운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GAO가 검토한 어카운트의 68%는 30년 이내에 수수료로 인해 1,000달러는 손해 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심한 경우 불과 9년 이내에 1,000달러가 사라졌다.

특히 인플레이션까지 가세된다면 손해분은 더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따라서 IRA를 가지고 있다면 연 7.3%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만 현상 유지 이상의 투자 수입을 올린다고 결론지었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