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는 운명’이란 말이 있다. 지구 어디서 태어나느냐가 상당 부분 개인의 앞날을 좌우한다. 세계 최고 부자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도 인도나 아프리카의 빈민가에서 출생했더라면 길거리에 떨어진 휴지나 주우며 평생을 보냈을 수도 있다.
민족도 마찬가지다. 강대국 사이에 자리 잡은 약소국은 주구장창 침략에 시달려야 한다. 대륙과 해양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가 그렇고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폴란드가 그랬다.
위치가 나쁘기로 따지면 예루살렘만한 곳이 있을까. 기원 1,000년 전 다윗 왕이 제부시 족이 살고 있던 땅을 빼앗아 이스라엘의 수도로 삼은 이곳은 지난 3,000년 동안 셀 수 없는 침략에 시달려 왔고 공교롭게 서로 원수지간이던 유대교와 기독교, 회교가 모두 이곳을 성지로 여기고 있어 앞으로도 이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예루살렘의 비극을 확대한 것이 유럽과 중동과의 관계다. 기원 70년과 135년 로마의 학정에 견디다 못해 두 번이나 들고 일어났다 처참하게 진압되는 바람에 나라를 잃고 방랑자가 된 유대인들은 중동과 유럽에 주로 모여 살게 됐다. 유럽이 기독교화 되고 중동이 회교화 되면서 이질적인 이들 세 종교 신도들 사이 갈등은 그칠 날이 없었다.
기독교 세력이 강성했던 중세 때는 유럽에서 소수계였던 유대인은 가혹한 박해와 차별을 받았고 십자군은 1096년부터 일곱 차례나 중동을 쳐들어가 이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십자군 원정은 결국 실패로 끝났고 회교도들은 1453년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킴으로써 300여 년 전 있었던 침략을 복수했다. 그 후 500여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이 때의 앙금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
별로 좋은 적이 없던 유럽과 회교와의 관계가 지난 주 파리에서 일어난 ‘샤를리 엡도’ 학살 사건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주말 파리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는 150만명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극렬 회교 세력을 규탄했다.
회교 지도자들 또한 이번 테러범들을 비난했지만 이걸로 유럽인들의 분노가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사건으로 유럽의 반이민, 반회교 극우 정당의 입김이 거세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고 이들의 반회교 정책과 언행이 확산될수록 이에 반발하는 극렬 회교도들의 준동도 활발해질 것이다.
문제는 이미 유럽에는 수많은 회교도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유럽을 자기 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프랑스에만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600만명의 회교도가 있다. 이들은 오래 전 종교적 신념을 포기한 유럽인들과는 달리 대부분 독실한 회교도며 아이를 낳지 않는 백인들과 달리 자식을 많이 출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념도 없이 아이도 낳지 않는 유럽 백인과 종교적 확신에 가득 찬 채 열심히 아이를 낳는 회교도 둘 중 누가 장차 유럽의 주인이 될 것인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오직 미국뿐’(America Alone)이란 책의 저자인 마크 스타인은 이미 유럽의 회교화는 막을 수 없는 대세며 샤리아를 신봉하는 회교 세력에 맞설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미국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회교도가 다수가 되는 날, 아니 그보다 더 일찍 이들이 캐스팅 보트를 쥐는 날, 유럽에서는 종교의 자유도 언론의 자유도 사라지고 타 종교로의 개종을 금지하는 회교 율법이 판을 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도 불법 체류자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같은 유럽 문화권이고 대다수가 가톨릭을 신봉하는 중남미 이민자들은 회교도에 비하면 미국인의 친형제나 다름없다. 아랍권이 아니라 멕시코가 옆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예이츠는 ‘재림’이란 시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모든 확신을 잃었고 가장 못난 인간들은 열정이 넘쳐난다… 어떤 거친 동물이 때를 만나 다시 태어나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기어가는가?”라고 썼다. 유럽은 도대체 어디로 가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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