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운전을 안 하고 살기는 힘들다. 캘리포니아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다른 주보다 교통사고의 빈도가 높고 운전자의 법적 의무도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첫째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는 즉시 자동차를 세워야 한다. 길에서 사고가 났든 주차장에서 났든 지간에 상관없이 차를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운전자가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차를 세우지 않으면 뺑소니 혐의(hit and run)로 걸린다.
뺑소니차는 형사법에 저촉되며 나중에 많은 벌금은 물론이고 감옥에 갈 수 있다. 만약에 주차한 차를 받았으면 차주를 알아봐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그 차에 본인의 정보를 남겨야 한다. 이름, 주소, 전화번호, 사고경위 등을 적어서 남겨 놓고 경찰서에 가서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둘째로, 사고로 인해 상대방이 다쳤을 경우엔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보통은 응급차를 부른다.
상황에 따라 다친 상대방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예를들면 자신의 사고로 상대방이 길 한복판에 쓰러져 있으면 다른 차에 또 치일 것을 예방하기 위해 옆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만약 사막지역에서 사고가 나서 상대방이 다쳤을 경우에는 인근 병원까지 데려갈 수 있다.
본인의 실수로 사고가 나서 상대방이 다쳤는데도 도움을 주지 않아 상대방이 사망하면 민사적 처벌은 물론이고 형사적 처벌도 받게 된다.
셋째로, 사고현장에서 쌍방이 정보(information)를 교환할 의무가 있다. 운전 면허증, 차량 등록증, 보험회사 이름, 보험증(policy가 있는) 등을 교환할 때 중요한 것은 상대편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운전면허번호, 상대편 자동차 플레이트(plate)번호, 차량의 종류 등 가능한 많은 정보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증인의 정보를 받는 것은 중요하고 차에 사진기가 있다면 상대방 자동차와 다친 사람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잘못이 없으니까 내 정보는 안 주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법은 정보를 서로 교환(잘 잘못 가리기 전에)하게 되어 있다.
넷째로, 경찰에 신고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찰이 현장에 오지 않았다면 필요에 따라 본인이 경찰서에 가서 보고할 수 있다.
다섯째, 사고를 낸 본인이 보험회사에 연락을 해서 사고의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 내 잘못으로 난 사고가 아니므로 보험회사에 연락을 할 필요가 없다고 오해하거나 보험료가 오를지 모르니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나중에 시비가 붙어 상대편에서 거꾸로 청구가 들어오면 여러 일들이 벌어진다.
본인의 보험회사에 연락을 했더니 사고가 너무 오래 전에 일어나서 보험커버가 안 된다고 통보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보험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사고 후 일정기간 내로 통보해야 하는 규정(policy)이 있다. 보험료에만 너무 신경 쓰다가 상대편으로부터 청구가 들어와 변호를 할 수도 없는 경우를 자초해서는 안 된다.
이어 여섯째 의무를 상세히 살펴보자. 첫째, 자동차 사고 후에 사람이 다칠 경우인데 ‘다쳤다’는 표현처럼 애매한 말이 없다. ‘다친다는’ 말은 참으로 광범위하며, 보통은 뼈가 부러지거나 피가 나지 않아도 의사한테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상태를 말한다. 사람이 다쳤을 경우 SR-1이라고 하는 서류(form)를 이용해 사고 발생일로부터 10일 이내로 가주 차량국(DMV)에 신고해야 한다.
둘째, 사람이 다치지 않았더라도 자동차 수리비가 750달러를 초과할 경우 DMV에 10일 이내에 SR-1이라고 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것은 본인의 잘못으로 자동차 사고가 났던 상대편의 잘못으로 사고가 났던 상관없이 이행해야 한다.
즉, 본인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차량국에 이 SR-1을 제출해야 한다.
셋째, 사고 후에 본인의 보험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커버리지’ (coverage)라고 하는 개인이 든 보험의 보상범위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본인 잘못으로 사고가 나서 보험으로 수리를 하려 해도 보상범위에 충돌 커버리지(collision coverage)가 들어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어떤사람은 자신의 차가 중고차라서 충돌 커버리지를 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 잘못으로 큰 사고가 나서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 경우 자신이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넷째, 상대방 잘못으로 사고가 났으면 물론 상대방 보험사에 자동차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 수리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본인의 보험사에 수리비를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본인의 보험회사에는 나중에 상대방 보험사에 수리비를 청구한다).
단, 보험회사가 일을 처리할 때는 회사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아주 원칙적인 것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일할 때가 있다. 그래서 사고가 나기 전에 보험을 구입하기 전에 본인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상세히 알아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다섯째, 사고로 몸이 다쳤을 경우 보험에 의료비 지불(medical payment) 커버리지가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이는 사고로 생긴 의료비를 보험사가 지불해 주는 범위를 말한다. 물론 보험 상품(policy)마다 세부적 내용은 다르지만 본인 과실이든, 상대 과실이든 관계없이 다 해당된다.
여섯째는 참 중요한 사항이다. 상대 과실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다쳐서 본인이 치료를 받고 보상도 상대측으로부터 받았는데 자신의 보험사에서도 의료비(medical payment)를 받으면 후자의 보상금은 다시 본인의 보험회사에 반환해야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보험 커버리지 규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고 상대편 보험회사에서 자동차 사고의 보상을 받으면 양쪽에서 커버리지가 돼 다시 반환해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얼마나 반환을 해야 하는지는 전문가와 상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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