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층·저소득층 주택구입 증가 기대
▶ 최근 3년 사이 주택 보유기록 없어야
[새 모기지 프로그램 발표]
3% 다운페이먼트 시대가 활짝 열렸다.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이 모기지 대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 8일 3% 다운페이먼트 규정을 포함, 완화된 모기지 대출기준을 발표했다. 모기지 업계와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출기준 완화 소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증기관의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그동안 모기지 대출업계가 너무 몸을 사렸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앞으로 모기지 대출과 주택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다.
반면 일부에서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모기지 시장이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낮출 경우 모기지 연체율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기지 연체율이 높아질 경우 2차 서브프라임 사태와 결국 주택시장 침체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정부기관, 대출조건 완화로 급선회
다운페이먼트 기준이 최저 3%까지 낮아져 모기지 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지난해부터 논의돼 온 ‘3% 다운페이먼트’ 기준을 포함, 한층 완화된 모기지 대출기준을 지난 8일 발표했다. 패니매의 새 규정은 지난 13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프레디맥은 내년 3월부터 완화된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두 기관의 완화된 모기지 대출기준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주택 구입 금액의 3%까지 낮춘다는 내용은 동일하게 포함하고 있다. 두 기관은 이미 각각 2011년과 지난해부터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5%까지 낮춘 규정을 적용해 오고 있지만 생애 첫 주택 구입자나 저소득층 주택 구입비율을 늘리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시행된 ‘적격 모기지 규정’(QMR)이 너무 까다로워 저소득층 모기지 대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최근까지 많다. QMR 시행으로 대출은행은 자격 미달 대출자에게 모기지를 발급하거나 연체가 발생하면 보증기관이 보증한 모기지를 재매입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은행들은 모기지 재매입 부담을 사전에 차단키 위해 보증기관이 제시한 대출기준보다 오히려 더 까다로운 대출기준을 적용, 모기지 대출 받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 다운페이먼트 3%로 주택 구입 가능
완화된 대출기준의 핵심내용은 다운페이먼트 기준이 최저 3%까지 낮아졌다는 것이다.
두 기관 모두 기존의 5% 다운페이먼트 규정보다 낮은 3% 다운페이먼트를 적극 시행, 첫 주택 구입자 및 저소득층 구입자들을 주택시장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이처럼 낮아지면 크레딧 기록은 양호하지만 소득수준이 낮아 현금자산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젊은층의 주택 구입이 증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13일 시행에 들어간 패니매의 새 규정에 따르면 3% 다운페이먼트 기준은 최근 3년 사이 주택 보유기록이 없는 구입자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반드시 단독주택을 거주목적으로 구입하고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에만 낮은 다운페이먼트 규정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낮은 점을 감안해 모기지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패니매의 규정은 에퀴티 비율이 3%만 넘으면 재융자를 승인해 주도록 하는데 에퀴티에서 최고 2,000달러까지 대출받아 재융자 수수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깡통주택’ 위험이 높은 소유주들이 에퀴티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재융자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프레디맥의 3% 다운페이먼트 규정 역시 거주용 단독주택 구입 때로 제한되지만 대상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로 중·저소득층이거나 저소득 지역 거주자 등이다.
‘HPA’(Home Possible Advantage)란 명칭이 붙은 프레디맥의 프로그램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첫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보유관련 상담 및 교육과정 등을 이수해야 한다.
프레디맥의 새 규정 역시 재융자를 허용하지만 패니매와는 달리 재융자를 통한 현금 대출을 허용하지 않는다.
■ 모기지 연체율 증가 우려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대출기준 완화 발표에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인 저소득층이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부동산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운페이먼트 부담 없이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고 주택거래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반면에 일부 대형 은행들 사이에서 대출기준을 너무 낮추면 주택가격에 다시 거품이 형성되거나 모기지 연체율을 증가시켜 주택시장 재침체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기지 시장 조사기관 코어로직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출기준 완화가 주택시장 회복에 필요한 일부 연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운페이먼트를 낮추는 것보다 소득 증가 등 고용시장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시티 내셔널 콥의 러셀 골드스미스 대표도 “3% 다운페이먼트만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계획이 자칫 주택시장에 다시 거품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CEO는 “대출자들의 연체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의 새 모기지 프로그램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본다”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 크레딧 우수 대출자에게만 시행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새 프로그램이 대출업계에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책임 있는 대출자들을 양성할 것이라고 우려 목소리를 일축했다.
새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주택시장이 회복된 후 주택시장에서 제외됐던 첫 주택 구입자들과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이 매우 활발해질 것으로 두 기관은 기대 중이다.
패니매는 주택 금융정책 센터와의 조사에서 모기지 연체율은 낮은 다운페이먼트보다 크레딧 점수와 더 연관이 있는 것으로 결론내린 바 있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낮추더라도 크레딧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인 대출자들에게만 모기지를 발급할 계획이며 패니매가 발급하는 전체 모기지 대출 중 약 1%정도밖에 되지 않아 모기지 연체 가능성에 따른 위험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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