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드레스로 트레이드…사실상 샐러리 덤핑하는 거래
▶ 롤린스-켄드릭으로 내야 보강, FA투수 맥카시 영입
팀의 주포인 맷 켐프가 디비전 라이벌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된 것은 다저스 팬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디 고든, 댄 해런, 미겔 로하스에 이어 팀의 주포인 맷 켐프도 떠나갔다. LA 다저스가 하루 만에 완전히 낯선 팀이 되고 말았다.
앤드루 프리드먼 구단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이 다저스 수뇌부로 나선 첫 윈터 미팅에서 그야말로 거침없이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 다저스는 이틀에 걸쳐 광폭행보를 이어가며 급속도로 변신하고 있다. 이번엔 켐프가 NL 서부지구 경쟁자인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됐다.
다저스는 켐프외에 백업 캐처 팀 페더로비츠를 파드레스에 내주고 대신 캐처 야스마니 그란달과 투수 조 윌란드, 그리고 마이너리그 투수 잭 에플린을 받았다. 여기에 다저스는 아직 5년 나아있는 켐프의 잔여계약 연봉 총액인 1억700만달러 가운데 3,200만달러를 부담하기로 했다.
켐프의 계약을 털어내며 약 7,500만달러를 세이브했다는 것 외에는 누가 봐도 다저스가 밑지는 거래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는 다저스로선 외야 교통정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있다.
이미 구단의 탑 유망주인 작 피더슨과 야시엘 푸이그를 내년 시즌 센터필더와 라이트필더로 기용하기로 결정하다시피한 마당에 켐프와 안드레 이티어, 칼 크로포드 등 엄청난 계약을 갖고 있는 주전급 외야수가 3명이나 더 있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컸다.
이들 중 최소한 두 명을 트레이드해야 하는 입장이었던 다저스로선 그 가운데 가장 수요가 많았던 켐프를 트레이드하기로 한 것이다. 이티어나 크로포드는 고연봉 저효율 선수로 분류돼 트레이드하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대가로 많은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팀의 주전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오른손 파워히터였던 켐프를 엄청난 거액까지 떠안으며 디비전 라이벌에게 보낸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불과 2년전 리그 MVP급 선수였고 지난 시즌 타율 .287, 25홈런, 89타점을 올린 켐프를 이토록 싼 값에 넘긴 것은 다저스 팬들에게 쉽게 납득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7,500만달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것이 추후에 상당한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당장 올해 94승을 올려 디비전 챔피언에 오른 팀에서 아직 전성기에 있는 만 30세의 핵심타자를 빼내는 대가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견해가 강하다. 영어 속담에 ‘고장 나지 않았다면 고치지 말라’(If it ain’t broke, don’t fix it)는 말이 있는데 지금 다저스는 정확히 그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반면 파드레스는 다저스의 3,200만달러 연봉 보조를 받고도 켐프에게 앞으로 5년간 7,500만달러를 더 지불해야 하고 이 것은 구단 역사상 최고액 계약인 셈이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최악의 형편없이 허약한 타선으로 고심하고 있던 파드레스로선 7,500만달러를 쓰더라도 켐프를 얻은 것은 오랜 가뭄 끝에 맞은 단비같다. 더구나 다저스는 대가로 그다지 많은 것을 가져가지도 않았고 더구나 켐프의 연봉 3,200만달러까지 부담했기에 파드레스로선 “땡큐”하고 받을 수 받게 없던 ‘선물’이다.
사실 다저스가 윈터미팅 사흘째인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베테랑 숏스탑 지미 롤린스를 영입한데 이어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2루수 디 고든과 제4선발 댄 해런, 백업 내야수 미겔 로하스를 보내고 왼손 투수인 앤드루 헤이니 등 4명의 유망주를 영입한 뒤 이중 헤이니를 LA 에인절스로 보내고 대신 에인절스 2루수 하위 켄드릭을 받아야 2루 포지션을 업그레이드할 때까지는 다저스에 행보에 대해 호평이 쏟아졌다.
더욱이 프리에이전트 선발투수 브랜던 맥카시를 4년 4,800만달러에 붙잡아 해런의 빈자리도 메웠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수뇌부가 드디어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켐프 트레이드는 다저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위험성이 크다. 특히 트레이드 상대가 같은 디비전 라이벌이라는 사실은 상당한 문제다. 더구나 대가로 받은 캐처 그란달은 지난 시즌 15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225에 그쳤고 지난 2013년 스테로이드 사용 혐의로 50게임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전과가 있는 선수다. 너무 일방적으로 밑진 거래라서 왜 이런 결단을 내렸는지가 궁금할 지경이다.
다저스팬들로선 일단 거액을 주고 영입한 팀 수뇌부의 판단을 믿어봐야 하는 입장이지만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을 경우 이 모든 것을 지휘한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은 책임을 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올해 다저스는 뛰어난 셋업맨 두세 명만 있었어도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능했던 팀이었는데 그런 팀이 이젠 완전히 새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물론 다저스의 팀 재편은 아직 진행형이다. 필리스의 좌완 에이스 콜 해멀스 영입설도 계속 돌고 있다. 과연 프리드먼과 자이디 콤비가 다저스호를 어떻게 이끌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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