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명상 도움… 심하면 호르몬 요법
▶ 여성 호르몬 줄어 뼈 건강 적신호
[폐경기 여성의 증상과 해결책]
폐경기(menopause)는 여성의 삶에 있어서 정기적인 월경이 완전히 멈추는 것을 말한다. 폐경 주변기(permenopause)는 폐경 전후기간을 뜻하며, 갱년기는 폐경 주변기보다 더 광범위하게 폐경 전 수년과 폐경 후 약 1년 정도를 말한다.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성은 여러 증상을 겪는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2013년에 발표한 ‘폐경기 증상에 대한 행동양식과 여성 건강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이 호소하는 주요 증상들은 ‘피부가 건조해진다’ ‘자주 피곤하고 지친다’ ‘외모와·색·탄력이 변한다’ ‘기억력이 떨어진다’ ‘땀이 많이 난다’ 등이었다. 폐경기 여성이 겪는 다양한 증상과 해결책에 대해 살펴본다.
# 핫 플래시(Hot flash)
‘일과성 열감’ ‘전신 열감’ 또는 ‘안면홍조’ 등으로도 말하는데,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며 빨갛게 달아오르며, 열감이 얼굴에서 전신으로 퍼지기도 하며, 가슴이 심장마비가 온 것처럼 쿵쾅쿵쾅 뛰거나, 밤에는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핫 플래시 증상이 금방 지나가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어떤 여성은 수년 간 계속되기도 한다. 대개는 시간이 흐르면서 증상도 약해진다. 스트레스, 카페인, 알콜, 매운 음식, 몸에 꽉 끼는 옷, 더운 온도, 흡연 등은 핫 플래시 증상을 자극하는 요인들.
매일 일기나 메모를 써서 혹시 ‘핫 플래시’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있는지 체크해 본다. 커피, 혹은 술을 마시고 나서 증상이 나타나는지, 집안 온도나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들을 한번 체크해 본다. ‘핫 플래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최대한 안정시킨다.
또한 아침과 저녁에 각각 15분씩 시간을 정해 심호흡과 명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운동은 매일 한다. 걷기, 수영, 댄스, 자전거 등이 추천된다.
핫 플래시, 질 건조증 등 폐경 증상이 심하면 주치의에게 5년 이하로 저용량의 호르몬 대체 요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상담해 본다. 심근경색, 뇌졸중, 유방암, 혈전 등 위험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 때문에 호르몬 대체요법은 여전히 논란되고 있지만 연방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단기간 저용량 복용은 허가하고 있다.
# 밤에 땀이 많이 날 때
폐경기 핫 플래시 증상으로 인해 밤에 땀이 너무 나서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통풍이 잘 되고 땀 흡수가 빠른 면 소재의 가벼운 잠옷을 입고, 베개 아래에는 얼음주머니나 얼린 콩 주머니를 넣어두어 얼굴과 머리가 닿는 부분을 쾌적하게 해두는 것도 도움된다. 침대 머리맡에는 조그만 선풍기를 틀어놓고 공기를 시원하고 환기되게 해도 좋다.
# 잠을 못 이룰 때
요가, 타이치, 스트레칭, 명상법 등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건강한 숙면에 도움된다. 가벼운 운동이나 요가 등은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에는 끝낸다.
밤에 술 마시던 습관이 있었다면 끊는다. 술 한 잔 정도쯤이야 싶어도 한밤중에 다시 깨게 만들 수 있다. 술 한 잔 대신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신다. 우유 소화가 어렵다면 락토스(lactose)가 제거된 우유를 마신다. 또 따뜻한 우유 한 잔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도움된다.
# 성생활 및 요실금, 요로 감염에는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는 여성 질을 건조하게 만들고, 질 두께도 얇아진다. 성생활을 하게 되면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성의(water-based) 질 윤활제나 질 보습제를 사용한다. 또 질 건조증과 성교 때 통증에는 의사의 처방으로 질 크림이나 링, 약 등을 처방 받기도 한다.
또 요실금이나 요로감염 등 문제도 생긴다. 요실금 예방에 추천되는 것은 바로 케겔운동이다. 골반저근육을 조여 주는 운동으로 호흡을 하면서 5~10초간 골반저근육을 당겼다가 다시 5~10초간 풀어주는 운동으로 하루 20회 이상 한다.
에스트로겐 감소로 질 내 산성도가 촉진돼 요로감염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요로감염증이 의심되면 의사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다.
# 우울증
기분이 너무 좋았다가도 막 울고 싶기도 하고, 행복감에 쌓여 있다가도 작은 일에도 짜증이나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 등이 나타나게 된다. 요가나 명상요법이 우울증에도 도움된다.
전문가들은 뭔가 보람을 느끼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저용량의 경구 피임약, 항우울제 등이 처방되기도 하는데,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 머리카락·피부문제
머리숱도 적어지고 탈모도 나타난다. 생각지 않은 얼굴 뺨이나 턱에 털까지 난다. 헤어제품을 살펴보고 너무 자극적인 화학성분이 들어 있는지 체크한다.
또한 50대인데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 클린저 등은 순한 제품으로 사용하고 혹시 피부에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지 점검한다. ‘오일-프리’ 제품이나 ‘모공을 막지 않고 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noncomedogenic, won’t clog pores) 등이 써있는지 확인한다.
단백질은 뼈, 근육, 피부 생성에 중요한 영양 성분이다. 생선, 닭고기, 달걀, 견과류 등이 추천된다. 비타민 C 역시 피부 건강에 좋다. 브라컬리, 붉은 피망, 오렌지 등에 풍부하다.
#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혹은 악기를 배우거나, 취미생활에 도전해 본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핫 플래시’ 증상에 시달리는 여성은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언어나 악기를 배우는 일은 기억력과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 보조제
의사 처방 없이 복용할 수 있는 건강보조제로는 비타민 B 복합제, 비타민 E, 약초, 허브제 등이 있다. 하지만 건강 보조제라도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이 있거나 혹은 궁금한 점이 있다면 먼저 주치의와 복용에 관해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식물 에스트로겐(phytoestrogens)의 경우 폐경기 증상 완화에 도움되기도 하며,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핫 플래시 증상과 밤에 나는 땀 증상 완화에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대표적인 것은 바로 콩, 두유에 많이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isoflavones)이다.
북미 폐경학회(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는 블랙 코호시(Black cohosh)를 6개월 미만으로 사용할 때 핫 플래시, 식은땀, 질 건조증 등에 도움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블랙 코호시의 효능에 관한 과학적 증거들은 아직 확실치 않다. 또한 6개월 이상 복용했을 때의 안정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작용은 위장장애, 간기능 이상 등이 있다.
달맞이꽃 오일(Evening primrose oil) 역시 핫 플래시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데, 아직까지 달맞이꽃 오일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는 나온 바 없다. 부작용은 설사, 메스꺼움, 면역문제 및 혈전 등이 있다. 또 이미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당귀(dong quai)는 한약재로 폐경 증상에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폐경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
폐경 여성이 또 예방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뼈 건강이다. 여성은 여성 호르몬 감소로 폐경기에 골 감소가 가속화된다. 칼슘은 50세 이상이면 하루 1,200~1500mg, 비타민 D는 하루 400 IU가 권고되는 양이다. 하지만 지나친 칼슘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지난 2012년 ‘심장’(Heart) 저널에 실린 연구보고에 따르면 칼슘 섭취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만으로 칼슘을 섭취한 사람은 권장량보다 적게 섭취했지만 심근경색 위험은 낮았다. 칼슘제도 복용하고,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서 너무 지나친 칼슘 섭취를 하고 있는지도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또 칼슘과 비타민 D뿐 아니라 다른 영양소도 체크해야 한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비타민 K, 마그네슘, 붕소(boron) 등을 함께 섭취해야 뼈 건강에 도움된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유제품, 두유 등으로 하루 우유 3잔이면 칼슘을 약 1,200mg 복용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유제품, 연어와 참치에 들어 있다. 3온스 정도의 연어, 오렌지주스 1컵에는 비타민D가 600IU 들어 있다.
# 폐경 여성의 심장
폐경기는 심장질환 위험과도 관계 있다. 심장 건강을 지키는 식단은 저지방과 저염분. 통곡물과 과일, 채소, 콩, 견과류 등을 위주로 식사해야 한다. 이들 음식에는 비타민 E, 칼륨, 마그네슘 등이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염증 및 플라크(피떡) 생성을 줄이는데 도움된다. 오메가-3 지방산은 등푸른 기름진 생선과 아마씨 오일에 들어 있다. 하지만 수술 전이나 이미 코마딘(Coumadin)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오메가-3 지방산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을 복용해도 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주치의에게 꼭 상담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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