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었다. 한 달 이상 종적이 묘연하다. 그런 그가 2014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에는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그날만 되면 어김없이 새벽 0시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에 나섰던 그였으니까.
그 김정은이 또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의혹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가벼운 희극이나, 점잖은 드라마가 쓰여 진 적이 없다. 평양이 이상 징후를 보일 때마다 북한 전문가들이 써대는 시나리오는 피가 흥건한 비극, 아니면 괴담이다.” 누가 한 말이든가.
발목에 이상이 있을 뿐이다. 고도 비만에 따른 중병을 앓고 있다. 정신병에 걸렸다. 식물인간이 됐다. 아니, 이미 사망했다. 정변으로 권좌에서 축출됐다. 김정은의 잠적을 둘러싸고 나돌고 있는 소문들이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정은’- 이 국제 뉴스가 그런데 또 다른 평양발 괴기 해프닝으로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다.
원수(元首)보다 한 계급 아래인 차수(次首)다. 북한군 총 정치국장이다.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국방위원회 부 위원장에 선임됐다. 그러니까 당과 군을 잇는 북한권력 회로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 황병서가 최룡해, 김양건 등 북한의 다른 실력자들을 대동하고 수령의 전용기편으로 인천에 나타났다. 그것도 호위총국 경호원들의 밀착 경호를 받으면서. 순간 포커스는 김정은에서 황병서란 인물에 옮겨지고 만 것이다.
일찍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다.
수령유일지도체제의 북한에서. 그런 황병서의 행보는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북한관측통들마다 던지는 질문이다.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측근들을 파견할 정도로 김정은은 통치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증거다. 적지 않은 관측통들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노동당 창건일이면 김정은은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확신했다. 그런데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황병서의 행보를 그러면 어떻게 보아야 하나. “북한 권력 상층부에 이상이 생겼다는 증거다.” 고든 챙의 주장이다.
북한군 수뇌는 지난 15개월 동안 세 차례나 바뀌었다. 이 기간 동안 군(軍)과당(黨)과 정(政)의 218개 요직 중 절반이상이 갈렸다.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 숙청 러시다. 50년대 6.25 패전 책임을 모면하려고 김일성이 반대파 제거에 나선 대 숙청을 방불케 하고 있다. 다른 말이 아니다.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정황에서 정변발생은 언제라도 가능한 시나리오란 지적을 하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은 당 조직지도부에 의한 사실상 쿠데타’라는 한 탈북 관측통의 주장을 인용, ‘황병서의 남한 나들이는 권력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 발로’로 해석했다.
“황병서는 2인자가 아닌 1.5인자로 보인다.”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의 말이다. 북한 권력의 주요 타이틀은 모두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막강한 군사위원회부위원장에 선임됐다. 그 과정이 그런데 그렇다. 김정은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추대된 것이다.
김정은이 아프다면 그토록 중요한 회의는 연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때문에 황병서의 급격한 부상은 북한 권력 내에 이상 상황이 발생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수령유일지도체제 하에서 사육되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또 다른 관측통의 지적이다. 김정은의 비만상태는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거기다가 폭음에, 줄담배를 피우고 있다.
만수무강연구소라고 했나. 오직 김정은과 김씨 일가의 건강을 위해 방대한전문 의료진이 포진하고 있는 곳이. 그런데 그렇게 방치하다니. 관련해 새삼 제기되는 것이 ‘김정은 꼭두각시론’이다.
수령유일지도체제유지를 위해 연기자로 철저한 훈련을 받았다. 비대한 몸집도 그렇다. 김일성을 닮아 보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 그 뒤의 조종세력은 누구일까. 당 조직지도부일 것이다.
자신만의 권력 유지를 위해 김정일이 일찍이 비밀리에 만든 권력의 핵심 중 핵심인 당 조직지도부라는 것이 일부 관측통들의 진단이다.
무엇을 말하나. 수령에 의해 통치되는 것이 아니다. 수령의 피붙이를 꼭두각시로 내세우고 실제에 있어서는 그림자 권력인 당 조직 지도부와 일부 엘리트들로 구성된 집단체제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것이 북한이라는 거다. 그 파워의 정점은 황병서이고.
맞는 진단일까.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분명한 것은 장성택을 비롯해 김씨 왕조를 뒷받침해주던 집안의 원로들은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분명한 것은 북한 권력의 상층부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이다.” 빅터 차의 말이다.
‘황병서를 주목하라’ - 수령유일지도체제가 붕괴되고 북한. 그 북한의 오늘을 읽어낼 키워드가 아닐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