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국 한국일보의 보도로 드러난 해외 지역 일부 한국교육원 관련 비위와 기강해이 사례들은 낯 뜨거운 수준이었다. 한국 교육부의 자체 조사로 드러난 것만 해도 일부 교육원장들이 예산 횡령과 전용도 모자라 물론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는가 하면, 한글학교에 무료로 보급해야 할 교과서를 팔아 수만달러를 착복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해외 지역 교육원들이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해외 한국교육원 예산지원 및 현황을 분석해보니 전 세계 교육원의 한 해 사업비(14억7,135만원)보다 파견 공무원들의 해외체재비 지원 예산(27억2,349만원)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인건비로 사업 예산의 거의 두 배 가까이를 쓰다 보니 교육원의 설립 목적 달성은 뒷전이고 공무원들의 자리 만들어주기에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하다. 교육부가 해외 교육원장 선발을 개방형 공모제로 실시하기로 해놓고 이를 위해 개정한 법령을 3년도 안 돼 원위치 시킨 사실도 드러났는데, 결국 민간 전문가를 투입해 정부 업무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공무원들이 내부 사람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만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이곳 LA 지역에서 직접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LA 총영사관과 교육원, 문화원 등을 비롯한 미국내 공관들도 해외 공관들의 운영 방식과 파견 공무원들의 자세에 대한 일반 한인들의 불만과 질타에서 비껴갈 수는 없다.
LA 총영사관의 경우 지난 2012년과 지난해에 공개된 서비스 만족도에서 2년 연속 최하위권을 기록했었다. 영사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전 세계 155개 재외공관 중 연달아 152위를 했으니 거의 꼴찌나 마찬가지였다. 이같은 결과는 재외공관을 찾은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친절도, 서비스 만족도, 정보 접근성 등을 외교부가 직접 설문조사 한 것이다.
최근에도 LA 총영사관의 민원실 대기 시간과 민원 콜센터 이용 불편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됐고, 총영사관 민원 창구에서 크레딧카드를 받지 않는 것도 민원인들의 편의는 도외시한 채 행정편의주의에만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영사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LA 총영사관의 성적이 좋아졌는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용자들의 불편 사항들이 이어지고 있음은 여전하다.
사실 재외 공관원들의 근무 환경과 복지 수준은 좋다. 해외 파견시 주거비와 차량비까지 지급되고, 특히 LA의 경우 기후가 좋고 외국이라는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사실상 한국과 다름없이 생활할 수 있어 누구나 나오고 싶어 하는 ‘편하고 좋은 자리’다.
그런 만큼 공관원들은 한인 동포들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권익이 증대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민원을 위해 찾는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정성을 다해 근무하는 게 정상이다. ‘공복’(公僕)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한인들의 입장에서는 재외공관이란 게 모두 고국에 있는 부모형제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고 공무원들은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별 말썽 없이 파견 임기 3년을 편하게 즐기다 가겠다는 식의 자세라면 이른바 ‘관’(官)을 바라보는 일반 한인들의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다.
공관을 총괄하는 총영사의 자세는 그만큼 더 중요하다. 현 김현명 LA 총영사 아래서 총영사관과 한인사회와의 삐거덕거림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파다하다. 여느 총영사들처럼 소통과 화합을 내세웠지만, 부임 6개월여 동안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과 마찰을 빚은 사례들이 심심찮게 들렸고, 한인회관 관리재단 사태 처리에서는 성급함과 미숙함만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았다.
LA는 해외 최대 한인 밀집지인 만큼 총영사가 외교 활동 못지않게 현지 한인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소통에 힘쓰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 현 총영사에 대한 평점은 박할 수밖에 없다. 낮은 자세로 한인사회에 다가가면서, 총영사관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당면 과제다. 김 총영사의 행보를 한인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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