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패인은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인 허약한 불펜, 역사상 최고몸값 팀에 믿을만한 구원투수 전무 충격
▶ 매팅리 감독-콜레티 단장 동반 책임 커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가 패배가 확정된 후 고개를 떨군 채 필드를 떠나고 있다.
LA 다저스의 시즌이 또 다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1988년 이후 무려 26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 꿈도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 믿었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무너지면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승4패로 패해 시즌을 마감했던 LA 다저스가 올해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역시 커쇼를 마운드에 올리고도 2년 연속으로 카디널스에 패해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21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 방어율 1위를 지킨 역사적인 위업을 쌓은 커쇼는 2년간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카디널스에 믿기지 않는 4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다저스 패배의 주된 책임을 커쇼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비록 그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최고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가 나선 두 경기에서 모두 마지막 한 이닝에서 무너지기 전까지는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7일 4차전에서 그는 생애 단 두 번째로 사흘만 쉬고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6회까지 카디널스 타선을 1안타로 잠재우며 삼진 9개를 뽑아내는 역투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커쇼라도 수퍼맨은아니었고 나흘전 시리즈 1차전에서 7회에 당한 충격적인 악몽의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번 시리즈에서 다저스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단 매팅리 감독이첫 손으로 꼽힌다. 매팅리 감독은 시리즈 내내 마운드 운용과 선수교체 타이밍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의문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모습을보였다. 단기전인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선 마라톤인 정규시즌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정상인데 너무 고지식하고뻔한 전술만 고집, 사령탑의 두뇌싸움에서 완패했다.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6일 3차전에서 류현진을 구원해 올 시즌 거의 뛰지 않았던 좌완 스캇 엘버트를 올린 것이 그 좋은 예였다. 엘버트의 첫 상대는 베테랑 오른손타자인 야디에르 몰리나였고 그가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다저스의 운명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왼손타자에 대비한 기용이었다고 했지만첫 타자가 우타자 몰리나라면 먼저 우완투수를 올려 몰리나를 상대한 뒤에 왼손투수를 투입했어야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종반엔 이닝 단위가 아닌,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기위해 투수기용을 해야 한다는 초보적인 상식이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2년간 매팅리 감독의 포스트시즌 용병술을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그가 과연 다저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끌 수 있는 사령탑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다저스 패배의 진짜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네드 콜레티 단장이다. 매팅리 감독이 뛰어난 전술을 구사했다고 해도 다저스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숨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아킬레스건이란 바로 허약하기 그지없는 불펜이었다.
페이롤 총액이 2억4,000만달러에 육박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몸값의 팀 다저스가 시즌의 운명이 달린 순간에 내보낼 믿을만한 중간 계투요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시리즈 4경기를 보면 다저스의 불펜 약점은 너무도 뚜렷하다. 엄청난 연봉을 받는 구원투수들이 불펜에 즐비했으나 그 중 한 명도 확실하게 안정감을 주는 불펜 에이스가 없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한마디로 선발투수가 물러난 뒤 클로저 켄리 잰슨까지 연결시켜줄 중간 계투요원이 없었기에 1차전과 4차전에서 매팅리감독은 커쇼가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도 그를 계속 마운드에 남겨두지 않을 수 없었다. 불펜에서 그 누가 올라오더라도 이미 기운이 빠진 커쇼 이상으로 잘 막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매팅리 감독의 손을 묶었고 다저스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3차전도 구원투수 기용실패로패배를 자초했고 심지어는 승리한 2차전도 구원투수가 막판에 동점을 허용, 위기를 맞았었다.
이는 전적으로 팀 로스터를 관리하는 단장의 책임이다. 단기시리즈에서 불펜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아는 콜레티 단장이 이런 약점을 뻔히 보면서도 전혀 보완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다저스는 돈이 없어서 전력보강을 못하는 팀이 아니기에 더욱 이해가되지 않는다. 선수를 사들이기 위해 돈을 물쓰듯 하면서도 정작 팀의 치명적인 약점을 전혀 보완하지 못한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저스가 이번 시리즈에서 이길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을 선발투수가 매번 8이닝까지 책임지고 클로저 잰슨에게 9회를 맡기는 방법 뿐이었던 것 같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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