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논설위원)
갱년기는 중년의 불청객인가? 갱년기는 인생의 황혼기인 40대 후반부터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쇠퇴기를 맞는 시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는 젊음의 상실을 육체적으로 느낄게 될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여러 가지 증상을 갖게 된다. 심리적, 정신적 상실감, 소외감 등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이어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수도 있다.
흔히 갱년기라 하면 여성의 폐경 이후에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여성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갱년기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론, 여성들은 폐경이 되면서 안면홍조, 발한 및 성욕 감퇴 등 갱년기 증상을 남성보다 더욱 민감하고 뚜렷하게 느낀다. 그래서 중년의 여성들이 모이면 서로 갱년기의 고통을 이야기 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그리고 갱년기에는 달맞이꽃(evening primerose)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권하곤 한다.
남자들 가운데도 ‘남자가 무슨 갱년기’라며 발끈하지만, 남자도 갱년기를 앓는다. 여성과 달리 급격한 변화가 있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서서히 진행될 뿐이다.
이미 1993년 의학적으로 정의한 남성 갱년기는 가장으로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남자들에게 찾아오는 반갑지 않는 손님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바르게 알고 대처만 잘 하면 잠시 앓고 간 감기처럼 예전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남성의 갱년기는 설사 증상을 느끼더라도 대부분이 단순한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남성 갱년기가 나타나면 노화가 촉진되고 신체 저항력이 떨어져 삶의 질이 저하된다. 그래서 그냥 무심코 넘기다간 큰 코를 다칠 수도 있는 증상이라 할 수 있다.
남성 갱년기를 쉽게 정의하면 노화 현상으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돼 중년 남성들에게 신체적 변화와 함께 심리 상태 및 대인 관계 등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럼, 어떤 중년의 남성들이 갱년기를 의심해야 할까?
어느 순간 쉽게 토라지고 가족들에게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 일이 잦아드는 중년의 남성. 예전에 관심도 없던 드라마를 즐겨보며, 심지어는 슬픈 장면에서 눈물을 훔치는 자신을 발견하는 중년남성. 오줌발이 약해지고 도무지 부부생활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중년 남성. 온몸이 쑤시고 얼굴에 열이 나고 잠이 잘 오지 않는 중년 남성. 점점 배만 나오고 그나마 억지로 해오던 가벼운 등산도 귀찮아지는 중년 남성. 식은땀을 흘리며 안면홍조 외에도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는 중년의 남성. 깜박깜박하는 일이 잦아지는 중년 남성.
신체적으로 항상 피곤하고 체모가 적어지며 가늘어지는 중년 남성. 성기능이 저하되면서 심한 위축감과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중년의 남성 등등등. 이들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감성적으로 변했구나하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의학적으로 남성 갱년기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왜냐면, 일반적인 중년 남성의 갱년기 증상이 쉽게 피곤을 느끼며,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우울감과 인지능력 저하, 근육량 감소와 체지방 증가로 인해 비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갱년기는 성욕저하와 발기부전, 성적 쾌감이 저하되는 성기능 장애도 동반된다고 한다.
만약, 갱년기가 찾아 왔다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이 필요하다. 술, 탄산음료, 카페인, 소금, 지방 등의 섭취를 줄이고 고칼슘, 저염식, 저지방의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운동으로는 유산소 운동인 걷기, 달리기, 수영 등이 효과적이고 가족들과 가벼운 산책을 자주 즐기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증상이 심하면 호르몬 대체요법의 치료를 꼭 받기를 권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갱년기는 충분히 준비하고 예방하면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호르몬 치료 및 건강식품 섭취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 누구나 행복한 갱년기를 보낼 수도 있다. 갱년기를 제대로만 알고 대처하면 행복해 질 수 있음을 말함이다. 물론, 남성보다 더 심한 갱년기를 앓고 있는 여성들 역시 매 한가지다.
갱년기를 겪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중년 여성과 남성에게 응원을 보낸다. 갱년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지 벅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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