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 통지란 Reject, Deferred, Waiting List를 대충 통괄한다. 아무리 가고 싶었던 학교가 그 중에 있었다 해도 deferred 혹은 waiting을 받으면 나중에 합격이 되어도 꼭 특기생으로 학교를 간 것처럼 썩 기분이 안 좋기 때문에 그런 통지를 받으면 아예 옆으로 제쳐놓는 것이 상책일지도 모른다. 아이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그리고 실제로 통보가 다시 오지도 않고, 그걸 기다릴 이유는 다른 학교도 다 떨어지지 않은 이상 없게 된다.
이렇게 쉽게 결론을 지어버릴 수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미국 교육 시스템의 장점이자 자녀양육의 장점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첫째는 대학교육은 교육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는 점이고, 둘째는 일단 공부를 시작하면 위로 올라갈 길을 열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이롭다는 점이 그 이유다.
대학을 간다는 것은 거기서 받은 성적이 이제부터 본인의 인생길에 꼬리를 물고 다니기 때문에 아이는 정말 진학을 할 것인지 아닌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그 다음 진학의 결정이 내려진 이상은 어느 학교를 가든지 본인이 즐길 수 있는 과목을 들으면서 GPA를 잘 받아 나와야 그 다음의 문이 열리거나 말거나 한다는 사실을 각오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엄청난 자금의 손실을 보게 된다. 누구 말마따나 그 돈이면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사는 것이 날 뻔했다는 소리가 나온다.
둘째로는 위를 열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성적을 잘 받도록 교양과목을 고등학교 때처럼 과외 시키는 부모는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명문대학에 입학을 했으니 이젠 알아서 잘하겠지는 부모의 꿈이고 많은 경우는 집 떠나 해방을 맛보며 한학기가 즐거운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멀리 보고 자녀가 대학원을 진학해야 할 것 같다고 판단을 내리면 대학원을 더 나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작전 상 잘 만들어 놓고 패를 띄우는 현실적인 방법을 취한다.
이것은 자녀가 심리적으로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어서 더 좋은 길이라는 것을 대학 이름에 목숨 건 부모들은 꼼꼼히 생각해볼 과제다. 어디서 무엇을 공부하든 확실하게 GPA를 잘 받아야만 Professional school은 말할 것도 없고 본인이 원하는 대학원을 갈 확률이 더 높아진다. 대학원의 중요성은 졸업 후 취직을 하거나 개업을 할 때 전공을 어디서 했느냐가 대학을 어디서 했느냐보다 중요하게 어필한다는 데서 바로 알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명문대만을 선호할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미국에서 좀 오래 살면서 아이들을 키웠다는 이유로 부모들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어느 학교가 좋은 학교입니까? “아이가 공부 잘하는 학교가 좋은 학교입니다.” 대답이 점점 간단해 진다. 아무리 좋은 환경을 다 갖춘 명문교에 많은 돈을 들여 아이를 보냈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 성공적으로 학교생활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인생이 그러하듯이, 굴곡이 있어도 결국은 갈수록 잘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을 성공적인 삶이라 볼 수 있는데 그러한 것을 만들어 가는 힘이 어디서 온다고 생각을 해야 할까? 몇 번 성공의 기쁨을 맛보았는가 보다는 몇 번 실패와 좌절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는가가 그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이 다칠세라 넘어지기도 전에 붙잡아 주고 넘어질 것 같은 자리에 방석 갖다놓기 바쁜 부모들… 본인들은 칠전팔기의 지혜를 알면서 자녀사랑이 지나쳐 아이가 당하는 꼴은 못 보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가 넘어지는 것이 남에게 창피한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의 경우인지...
위기는 대처하는 모양새에 따라 축복의 전초 신호가 된다. 아이들이 겪는 좌절감에 불난데 부채질하는 것처럼 부모가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의 앞길을 헤쳐 나가도록 나는 너를 믿고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하면서 조금 거리를 두고 인생을 좀 더 산 선배로서 자녀를 가르치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강화인 대학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