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여름이 지난 뒤 중대한 행정명령을 통해 약 500만 명의 이민서류 미비자(불체자)에게 취업증(Work Permit)을 발급하는 추방유예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맞서, 연방하원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권력남용으로 탄핵하겠다고 위협을 놓으면서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바마와 연방 하원 공화당과의 기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면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시행하려고 하는 추방유예는 전에 있었던 불체자 구제안과 어떻게 다르기에 의회에서 탄핵까지 들고 나서는 것인가? 가장 대표적인 불체자 구제안은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에 실시한 일반사면이다. 미국 내에서 불체자 신분으로 장기체류한 300만 명에 영주권을 발급해 주어 합법신분을 부여해 주었다.
그 다음으로 1990년대에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 시절 245(i) 조항이 실시되었다. 245(i) 조항은 일반 사면처럼 불체자 신분에게 무조건 영주권을 준 것이 아니고, 영주권 패티션이 통과된 사람들에게 미국 내에서 벌금 1,000달러를 내고 영주권 인터뷰 신청(I-485)를 접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본국으로 돌아가서 미국 대사관에서 이민비자 인터뷰를 하여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미국 재입국이 불가능하기에 많은 한인들이 가족이민이나 취업이민의 이민 청원서가 통과된 사람들이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받는 혜택을 누렸다. 레이건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 때 실시한 불체자 구제안은 미 의회의 구제법안에 의해 이루어졌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연방의회에서 구제법안이 통과 되지 않고 있기에 독자적으로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오바마의 추방유예 조치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위한 구제안이 아니다. 단지 추방재판상에 이민국 검사의 재량(Prosecutorial discretion)을 활용하여 불체자에게 취업증을 발급해 주는 제도를 활용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취업증을 받게 되면 소셜번호와 운전면허증 신청 등이 가능해져 실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오바마의 행정조치는 임시적인 정책이며, 의회의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추방유예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획득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따라서 다음 대통령이 언제든지 취소 가능한 조치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년 전에 ‘청소년 추방유예(DACA)’를 실시하여 약 70만명의 청소년에게 취업증을 발급해 주었을 때와는 달리, 이번 9월에 예정되는 추방유예는 약 500만명의 드리머의 부모와 시민권 자녀를 둔 부모 등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준사면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공화당 하원지도부는 입법부의 고유권한 침해 내지는 행정부의 권력남용으로 간주하고 탄핵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9월에 추방유예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공화당 하원이 탄핵으로 위협한다고 하더라도 실현성은 없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탄핵의 최종 결정은 상원에서 하게 된다. 그러나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또한 3분의2 가결 정족수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방유예로 혜택 받을 사람들의 범위와 조건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따라서 언제 미국에 입국하여 얼마동안 체류한 사람 그리고 언제부터 불법체류를 시작했는지 여부 등 신청 자격 요건은 행정명령 발표와 함께 더 구체화 될 것이다.
이번 추방유예에 대비하여 예상되는 기본서류를 미리 준비하려면, 먼저 신청자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 증명서, 혼인증명서등은 한국 영사과에서 그리고 범죄 기록에 관련된 법원 판결문(Court Disposition)등 그 외의 서류는 해당관청에서 신청하면 된다. 미국 내 체류기간을 증명하는 여권과 입국허가서(I-94) 등의 서류를 정리해 두면 된다.
‘이민은 정치이다’라고 했듯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계기로 행정명령에 의한 ‘땜질식 추방유예’보다는 연방의회에서 영구적인 불체자 구제법안이 통과되어 수많은 이민 서류미비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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