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여행 잦은 계절 ‘기내 에티켓’ 5
▶ 벗은 양말서 악취 ‘왕짜증’ 진한 애정표현 ‘대략 난감’, 화장실 사용 후 뒷정리를, 애완동물 관리에 신경 써야
여름철 비행기를 이용해 휴가를 떠나려고 계획 중인 이들이 많다. 비행기를 통해 여행을 떠날 때 특히 탑승자들끼리 서로 에티켓을 잘 지켜야 즐거운 휴가길을 만들 수 있다.
8월은 휴가의 계절이다. 특히 8월30일부터 9월1일까지 이어지는 노동절 휴일을 이용해 국내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도 많으며 이들 가운데에는 휴가지까지 비행기로 이동할 예정인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비행기라는 특성상 모르는 이들과 함께 이동해야 한다. 주위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중간에 내릴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기내 에티켓은 더욱 중요하다.
김모란 부천대 항공서비스과 교수는 “아마 한 번쯤은 같이 가는 주변의 승객들 때문에 여행길에 기분이 상하거나 짜증이 났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라며 “나와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의 즐겁고 편안한 여행을 위해 기내에서의 기본적인 에티켓을 서로 서로 지켜준다면, 오랜만에 가족들과 혹은 친구들과 즐겁게 가는 여행길이 더 편안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가 티웨이항공 8월호에 소개한 다섯 가지 ‘기내 에티켓’을 살펴보자.
1. 양말을 벗고 앞좌석 승객 팔걸이에 발을 올리는 것은 NO!
이 경우 양말을 벗고 악취가 심하게 나면 주위사람들의 호흡에도 지장을 주지만, 앞 사람 팔걸이에 발을 올리니 그 앞 승객 기분까지 망치게 된다. 가끔은 이러한 사례 때문에 실제로 비행기에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이 답답하여 신발을 벗어야 한다면, 개인적으로 실내화나 슬리퍼를 따로 챙겨오는 것이 좋다.
2. 기내에서의 과음은 NO!
만약 과음을 하고 술주정을 하는 승객이 내 옆에 있다면, 그 여행길은 시작부터 고난이라 할 수 있다. 항공기라는 환경은 지상과는 기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체에 반응하는 알콜의 속도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상에서는 맥주 2캔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비행 중에는 취기가 금방 오르고 어지러움과 구토를 유발하게 될지도 모른다(통상적으로 기내에서 술을 마실 경우 평소보다 3배정도 빨리 취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행을 시작하는 마음에 흥이 오른 승객들이 간혹 자신의 몸 상태나 기내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음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승무원들은 승객의 상태를 확인하고, 더 이상 술을 마실 경우 주변 승객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불쾌감을 줄 것이라 판단되면 주류를 판매하지 않거나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필자는 16년간 항공기 객실 승무원 생활을 하면서 술로 인해 발생된 위법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는데, 술을 지나치게 먹고 주변 승객에게 시비를 거는 승객, 여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희롱을 하는 승객, 승무원이나 주변 승객에게 폭언을 하며 위협을 일삼는 승객, 버젓이 흡연을 하는 승객, 만취행동으로 소란을 피우는 승객 등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있을 경우, 이는 ‘기내업무 방해행위’로 정의되며 ‘항공안전 보안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명시된 위법행위들이다. 승무원의 제지가 있었음에도 이러한 행위가 지속되게 된다면, 목적지 공항에서 경찰에 인계될 수 있으니 본인의 주량을 너무 믿지 말고, 비행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알콜 음료를 적당히 들기를 권한다.
3. 과감한 애정표현은 NO!
물론 너무나도 사랑하는 연인 혹은 배우자와 여행을 가는데 얼마나 설레고 기분이 좋겠는가! 기대하고 기대하던 여행인 만큼 비행기라는 첫 발걸음이 특별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한다. 그러나 가끔은 도가 지나친 애정행각으로 주변 승객이 눈을 감아버리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변에 있는 승객들이야 못 본 척 눈을 감으면 끝이겠지만, 그 승객들을 어쩔 수 없이 보며 서비스하는 승무원들은 대략 난감할 상황일 것이다. 양말을 벗어 악취를 풍기는 승객에게는 다른 분들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 양말을 다시 신어 달라 얘기할 수 있고, 과음을 하는 승객에게는 술을 더 들지 말라고 권할 수 있지만, 진한 애정표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어라 이야기를 해야 할까?
4. 기내 화장실을 이용한 이후에는 뒷사람을 고려하여 뒷정리를 하고 나오자.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비행기가 작든 크든 승객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은 자기 좌석과 화장실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쾌적한 여행을 위해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비행 중 끊임없이 화장실 청소를 한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모든 승객이 화장실을 갈 때마다 뒤따라 들어가 청소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승객들 또한 본인이 사용한 화장실은 뒷사람의 편의를 위하여 깨끗이 정리하고 나오면 좋으련만(물론 대다수의 승객들이 뒷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나온다), 때로는 비행기 세면대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듯한 물의 양이 화장실의 바닥에 흥건하고, 양변기에 물이 튀어 있는 경우가 발견되곤 한다. 그 장면을 승무원이 바로 발견하게 된다면 재빨리 들어가 재정비를 하겠으나 승객이 먼저 발견하고 사용해야 한다면, 참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쾌적한 여행을 위해 화장실의 뒷정리를 하고 나오는 센스 있는 승객들이 되어주면 좋겠다.
5. 애완동물에 관련된 에티켓이다.
요즘은 가족여행 때 집에서 같이 지내는 반려동물들을 같이 데리고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이 목격된다. 그런데 요즘은 애완동물의 종류가 예전보다 다양해지고 있어 가끔 승객들이 공항에 와서 낭패를 보곤 한다. 기내에 같이 동반할 수 있는 애완동물은 개, 고양이, 애완용 조류로 한정되어 있으며 햄스터나 토끼, 거북이, 파충류 및 맹금류의 동반여행은 금지되어 있다. 또한 성인고객 1인당 한 마리를 운송할 수 있으나 비행기 한 편당 운송 가능한 총 애완동물 수는 항공기 크기별로 제한되기 때문에 예약 때 꼭 동반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항공기 출발 최소 2시간 전 애완동물에게 음식과 물을 먹이고, 비행 중에는 절대 운송용기(case) 바깥으로 꺼내서는 안 된다.
본인은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이라 할지라도 다른 승객들의 경우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위협적으로 느끼는 승객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실제로 국내 모 항공사 퍼스트 클래스에 애완견을 데리고 탄 한 기업인이 있었다. 탑승 때부터 case 밖으로 강아지를 자꾸 꺼내려는 시도를 하여 승무원들이 제지를 하였는데, 결국 문제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이다 보니 중간에 조명을 끄고 승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있는데, 퍼스트 클래스 승객이었던 사람이 승무원 몰래 강아지를 꺼냈다가 갑자기 강아지가 그동안 답답했는지 이코노미 클래스를 향해 마구 달려간 것이었다. 깜짝 놀라 이 광경을 본 승무원이 가까스로 뛰어가 강아지를 잡아온 적이 있었다. 다행히 멀리 못가 잡혔으니 망정이지, 조명도 꺼진 상태에서 강아지를 놓쳤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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