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들은 특정 자산시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통례였었다. 그런데 최근에 FRB 관계자들이 잇달아 주식시세와 변동지수(Implied Volatility Index, VIX)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이래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FRB는 최근 소형주와 바이오텍, 그리고 소셜미디어 주식들이 고평가 되어 있다고 월스트릿을 향해 수차례 경고했다.
최근에 VIX가 2007년 상반기 이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VIX가 이처럼 낮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주식 시세가 안정적 상승세를 지속하게 되는 것인데 역으로 잠재해 가는 문제점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안정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미래에 다가올 위험에 대한 태도가 안일(complacent)해져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에 무뎌지면 여유자금 전부를 증권에 담아 넣는 성향으로 가게 된다. 투자자들이 증권에 너무 깊숙이 들어가게 되면 시세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될 때 추가로 증권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없어 하락세가 과격해진다. 게다가 소유한 증권을 담보로 빚(margin debt)까지 내어 주식을 사들였다면 하락세는 증폭된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의 margin debt 레벨이 닷컴 버블과 부동산 버블 당시보다 더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염려하는 부분은 단지 주식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식시장과 흡사한 환경이 채권과 외환거래 시장에도 동일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헤지펀드들이 FRB, 유로 중앙은행, 그리고 일본 은행들이 펌핑해 주고 있는 유동성을 과용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제닛 옐런 FRb 의장이 사전경고에 나선 것은 그처럼 과다한 안일함이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의 하락세가 점진적이고 질서적인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과격한 모양을 보인다면 금융구조에 충격이 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VIX가 급등하게 된다. VIX는 수많은 금융상품들의 가격을 설정하는 공식에 들어 있는 거대한 대입 요소인 관계로 VIX의 순간적인 상승은 금융자산 시세에 적지 않은 변동을 수반한다.
Christine Lagarde IMF 총재도 두 달 전에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의 경제성장 전망을 낮추더니 지난 7월18일에는 금융시장이 너무 안일하여 위험에 대한 방비가 미비하다고 경고했다.
호주의 중앙은행 총재도 금융시장의 안일성이 정치가들까지 안일하게 만들어 정치 경제적 충격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13일,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BIS) Caruana 총재는 현재 투자자들이 중앙은행들의 출구정책이 불러올 자산시세 변화를 아예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금융구조가 리먼 브라더스 파산사태 직전보다 더 연약하다고 경고했다.
그와 같은 문제는 글로벌 금리가 너무 낮아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이자/배당금을 주는 증권이라면 무조건 사들이는 현상(yield chasing)에서 비롯된 것으로 낮은 금리를 틈타 국가들은 물론 기업과 소비자들이 새로운 부채를 과다하게 증가시킨 것이 훗날의 금융 리스크(tail risk)를 확장시키고 있다고 했다.
BIS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선진국들의 공적 부채가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보다 20%가 증가하여 GDP 대비 275%까지 와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기업들은 빚을 내어 생산증진에 투자하는 대신 자사의 주식 buyback에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들의 부채 중 40%가 서브프라임(junk bond) 레벨이라는 사실이 경종을 울린다. 그것은 금융사태 이전보다도 악화된 상황이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자국 화폐의 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한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Draghi ECB 총재는 유로의 강세가 유럽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에 유로화의 약세가 필요하다고 함으로써 상승추세에 놓여 있던 유로화가 급락세로 전환되었다.
일본도 역시 지난 일년 동안 엔화 죽이기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가 하면, 중국 위안화, 호주 달러, 뉴질랜드 키위도 모두 인위적 가치하락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런데 미국도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이겨낼 수 있는 경제 상황이 못되는 현실에 놓여 있다는 것이 향후 국제 금융질서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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