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집을 사려고 했던 지인이 아직도 집을 사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집값이 갈수록 비싸졌기 때문에 지금은 아예 포기해 벌릴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붕괴된 금융사들을 구하기 위해 제로금리와 money printing을 시작했다. 전 FRB 의장 벤 버냉키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무너진 자산시세를 끌어올려야 된다고 했다. 물론 주택과 주식시세가 오르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산시세 상승의 혜택이 너무 소수의 인구 층으로 제한되어졌다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전에 모기지 채권을 가장 많이 매입했던 기관들이 각국의 모기지 채권 에이전시와 대형 펜션 펀드들이었다. 모두가 일반 국민들의 재산을 운영하는 기관들이다. 사태 이후 채권들의 가치가 90% 이상 폭락하면서 일반인들은 그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었다.
반면에 FRB 창구를 통해 거액의 돈을 거의 무상으로 빌려갈 수 있는 금융계와 금융계의 지원받을 수 있는 헤지펀드들은 그 돈으로 폭락한 채권들을 사들이는 동시에 은행들이 헐값에 처분하는 주택들을 cash로 집어삼켰다. 그런 와중에 은행들은 융자조건을 극도로 강화시킴으로써 일반인들의 주택 투자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헤지펀드들이 주택시장을 장악한 시기에 즈음하여 은행들은 매물 처분을 감소시키고 일반인들에 대한 융자조건을 서서히 풀어줌으로써 주택시세 급등을 자극시키기 시작했다. 그것은 최근에 집값이 오르는 데도 매물이 늘어나지 않았던 큰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중개회사 Redfin의 자료에 의하면 요즘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 40%가 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리스팅할 계획이라고 한다. 5월의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9%가 줄어들었는데도 셀러들은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이다.
기존 주택에 대한 purchase money mortgage신청서도 작년에 비해 10% 급감했다. 은행 문턱이 낮아지긴 했으나 바이어들은 아직도 까다로운 융자조건과 적지 않은 다운 페이먼트, 그리고 낮아진 크레딧 스코어 때문에 융자를 얻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젊은층 바이어들은 학자금 융자를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30대층 바이어들 중에 불과 22%만이 주택융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것은 34%였던 2008년의 경우에 비교하면 요즘 젊은층 바이어들이 집을 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융자가 쉬워지지 않는다면 이미 높아진 주택 시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디선가 또 다시 캐시 바이들이 나타나 주기 전까지는 그럴 것이다.
융자 외에도 향후 주택경기를 좌우하게 될 경제적 요소들은 이자율과 국민 소득이다. 장기 금리는 이미 일년 전부터 상승추세로 전환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 고용지표가 향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수치 속에는 아직도 많은 부분을 차치하고 것이 파트타임 잡이다.
FRB와 IMF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 금년 1·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96%로 나왔고, 금년 성장률이 3.5%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월스트릿은 지난주에 기대치를 1.7%로 하락시켰다.
또한 부동산 시세를 미리 점쳐주는 주택관련 주식들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S&P 500가 20% 상승한데 비해 다우존스 부동산 주식지수는 불과 9% 상승에 그쳤다.
지난 목요일 마룻바닥 자재를 판매하는 Lumber Liquidator(LL) 주식이 하루만에 21%가 넘게 폭락했다. 최근 그 회사를 찾는 사람들의 수자 7.1%나 줄어들었고 2분기 순수익도 예상치보다 30%가 적게 나올 것 같다고 발표했다. 그 소식으로 Home Depot(HD) 주가도 하락했다. 2007년 주택시세 하락이 시작될 때도 홈 빌더들 주식들은 이미 12개월 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었다.
앞으로 주택시세가 얼마나 더 오르게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주택매입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위에 나열된 문제점들을 생각해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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